2019년 손해율 121.9%…전년比 28.3%p '뚝'
지난해 보험료 인상에도 여전히 적정손해율 상회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배민(배달의민족) 라이더스, 부릉, 바로고 등 배달 대행 시장이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해 배달 오토바이 보험 손해율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가 보험료를 크게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보험료가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높게 책정됐다는 불만이 나오지만 보험사는 여전히 적정 손해율을 상회하고 있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이륜차보험 가입 및 손해 현황 [자료=보험개발원] 2020.09.18 Q2kim@newspim.com |
◆ 2019년 유상운송배달용 손해율 121.9%…전년比 28.3%p 급감
18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이륜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7년 86.9%에서 2018년 91.5%로 1년만에 4.6%p 늘었다. 지난해에는 90.2%로 집계됐다. 퀵서비스, 배달대행 라이더를 대상으로 하는 유상운송배달용 보험으로 범위를 좁히면 지난해 손해율은 121.9%다. 가정용(레저‧출퇴근용) 83.2%, 비유상운송배달용(음식점 등 사업체에 등록된 배달용) 82.5%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전과 비교하면 급감한 수치다. 유상운송배달용 이륜차 손해율은 지난 2017년 151.8%, 2018년 150.2%로 치솟았으나 지난해에는 121.9%로 급감했다. 1년만에 30%p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유상운송배달용 손해율이 높은 이유는 사고율이 높기 때문이다. 건당 수수료를 받는 퀵서비스나 배달대행업은 속도를 높여 빠르게 이동해야 한 건이라도 더 많은 콜을 받을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사고율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사고율은 2017년 79.8%, 2018년 81.9%, 2019년 83.7%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사고율이 전년보다 늘어났음에도 손해율이 줄어든 이유는 보험료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보험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즉 손해율이 감소하기 위해서는 사고가 덜 나거나, 보험료가 오르거나 둘 중 하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상운송배달용 연 평균 보험료는 지난 2018년 118만 3000원 대비 30% 오른 150만 4000원 수준이다. 가정용 14만 2000원, 비유상운송배달용 39만 7000원과 비교해 최대 10배 넘게 비싸다. 손해율이 높은 만큼 보험료가 높게 책정됐다.
보험사들은 높은 손해율을 반영해 지난해 초 이륜차 보험료를 종합보험 기준 연간 500만원에서 800~1000만원 수준으로 인상했다. 책임보험도 3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인상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배민(배달의민족)라이더스 회원들이 130주년 메이데이 노동절인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안전하게 일할 권리 요구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배민 라이더스 지회원들은 안전하게 일할 권리와 생활물류 서비스법 제정 및 오토바이 보험료 인하 등을 촉구하며 첫 오토바이 퍼레이드를 벌였다. 2020.05.01 dlsgur9757@newspim.com |
◆ 보험사 "적정손해율은 78~80%…보험료 인상 불가피"
보험료가 높다 보니 배달대행 라이더 대부분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이륜차 등록 대수는 223만대였으나 이륜차보험 가입 대수는 98만대에 그쳤다. 이 중에서도 유상운송배달용 보험 가입대수는 2만 4000대에 불과하다.
일부 라이더 사이에서는 유상운송배달용 대신 저렴한 가정용 보험에 가입하는 '꼼수'도 횡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자기부담금제를 통해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대인·대물 피해가 발생했을 때 ▲0원 ▲30만원 ▲50만원 ▲100만원 등 오토바이 운전자인 가해자에게 피해금액의 일부를 부담하게 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여전히 손해율이 높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유상운송배달용 이륜차보험 손해율이 2018년 대비 30%p가까이 떨어졌음에도 적정 손해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 범위는 통상 78~80% 수준인 데 반해 이륜차보험 손해율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은 것"이라며 "30%p 가까이 떨어진 120%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상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늘어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매년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해 91.4%였다. 손해율 120%는 보험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하지만 1000만원을 넘어가는 보험료를 감당해야 하는 배달 기사들은 지금도 가격이 높아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보험료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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