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빠른 시일 내 국내 송환해 조사할 것"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 '디지털교도소' 운영자가 베트남에서 검거됐다.
경찰청은 디지털교도소를 운영하며 개인정보를 무단 게시한 30대 남성 A씨를 22일 오후 8시쯤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베트남 호치민에서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교도소와 이와 관련한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며 법무부 '성범죄자 알림e'에 게재된 성범죄자, 디지털 성범죄·살인·아동학대 피의자 등의 신상정보와 선고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로고[사진=뉴ㅅ스핌DB] |
앞서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5월 7일 경찰청 수사 지휘에 따라 디지털교도소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A씨가 해외 체류 중인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했고 A씨가 출국한 캄보디아 인터폴과 함께 수사에 나섰다.
A씨가 베트남으로 이동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베트남 공안부 코리안데스크(한국인 사건 전담부서)에 피의자 검거를 요청하고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다.
베트남 공안부 수사팀은 A씨의 은신처를 파악해 검거에 성공했다. 경찰은 빠른 시일 내 A씨를 국내로 송환해 여죄를 추궁하는 등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청 외사수사과 관계자는 "향후에도 인터폴을 비롯한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의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국외도피사범의 추적과 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범죄자는 결국 처벌 받는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교도소는 성범죄 또는 흉악범죄 관련자들의 신상을 공개한다는 취지로 운영된 인터넷 사이트다. 등장 초기에 공익성 덕분에 누리꾼들의 환영을 받았지만 최근 무고한 인물들이 잇따라 성범죄자로 몰리자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얼굴 사진과 전공, 학번, 전화번호 등이 신상이 공개된 한 고려대생이 최근 숨진 채 발견됐고, 수도권 소재 한 의과대학 교수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등도 공개돼 성착취자로 몰리는 해프닝도 있었다.
디지털교도소 이미지[사진=디지털교도소 웹사이트] 2020.09.10 lm8008@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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