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모범 사례로 평가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16일 밤 10시30분 한국의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 함성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소식이 전해진 직후다.
전 세계적인 감염증 확산 사태로 이날 밤 화상회의로 진행된 제15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대한민국의 '연등회'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회의장이 마련된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는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비롯해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등재'가 결정되자마자 정재숙 청장은 기쁨의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2020.12.17 89hklee@newspim.com |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연등회는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전국적으로 사찰에서 개최되는 행사다. 종교 행사로 시작됐으나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봄철 축제로 거듭났다. 이 점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는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등회 보존위원회'에서 전승교육을 맡아 전통등 제작 강습회 등을 개최하고 지역봉축위원회와 연계해 행사를 준비하는 등 연등회 전승에 노력하고 있다.
사실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준비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연등회 보존위원회에 따르면 그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나, 아리랑과 김장문화 등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우선 등재 신청하면서 진행이 늦어졌지만,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본격적으로는 2017년부터 등재를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 그해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됐고 2018년 3월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2019년 등재 신청서 양식 변경에 따라 수정 신청서를 제출했고 '등재 권고'를 받았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총 42건의 대표목록 등재 신청서를 심사해 한국의 연등회를 포함해 총 25건에 대해 '등재'를 권고했고 16건에 대해서는 '정보보완'을, 1건에 대해서는 '등재 불가'를 권고했다.
권고 내용은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의 검토를 통해 최종 등재 결정에 반영됐고 2020년 평가기구 심사를 거쳐 제15차 무형유산위원회(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등재가 결정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연등행렬 주악비천 장엄등행렬 [사진=문화재청] 2020.11.17 89hklee@newspim.com |
평가기구는 '연등회'의 등재신청서를 모범사례로 제시하기도 했다. 정재숙 청장은 "특히 좋았던 건 연등회 유네스코 등재 신청서가 심사과정에서 많은 전문가로부터 우수한 사례로 특별하게 언급됐던 점이다. 신청서 작성에 많은 분들이 애써줬다. 연등회 보존위원회와 전문가에 각별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연등회' 등재로 한국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총 21종목을 올렸다. 앞서 등재된 우리나라 문화유산은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 △판소리(2003) △강릉단오제(2005) △강강술래(2009) △남사당놀이(2009) △영산재(2009) △제주칠머리당영등굿(2009) △처용무(2009) △가곡(2010) △대목장(2010) △매사냥(2010, 11개국 공동등재) △택견(2011) △줄타기(2011, 공동등재) △한산모시짜기(2011) △아리랑(2012) △김장문화(2013) △농악(2014) △줄다리기(2015) △제주해녀문화(2016) △씨름(2018, 남북공동등재) 등이다.
정재숙 청장은 "연등회가 3년여의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등재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며 "종교를 떠나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각별한 문화유산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