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지난해 전자책 판매량 전년 동기간 대비 21% 신장
"전자책 이용률 늘었지만 도서 매출은 여전히 종이책서 나와"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대면 활동이 불가능해지자 도서 구독률과 전자책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장을 찾는 대신 넷플릭스 등 동영상서비스(OTT)로 영화를 관람하듯 도서관이나 서점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자책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15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해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전자책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코로나 이슈가 심화됐던 지난해 3~4월, 9월, 11~12월에 판매량이 집중됐고 해당 5개월간 평균 판매량은 24% 증가했다. 전자책 스타트업 '리디'는 하루 거래액으로 12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웹소설이나 전자책의 수요 증가로 분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코로나 사태 여파로 도서관이 문을 닫는 일이 빈번하자 국립중앙도서관은 올해 1월부터 전자책, 신문·잡지, 영상·음원자료, 학술자료 등을 집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국내외 데이터베이스(DB)를 전년 42종에서 49종으로 확대 제공하기로 했다. 신규 웹 DB와 더불어 전 세계 유명 출판사 및 대학 출판부에서 발행된 양질의 학술 전자책 20만권 이상을 집에서도 볼 수 있다.
출판계의 디지털 혁신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소설가 김영하는 7년만에 새 장편 '작별 인사'를 월정액 독서 플랫폼인 밀리의서재를 통해 공개해 출판 패러다임의 전환이 예고됐다. 밀리의서재는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자책으로 선공개하고 한정된 수량만 종이책을 출간하는 마케팅을 시도해 새로운 형태의 독서와 마케팅을 접목시켜 눈길을 끌었다. 2017년 문을 연 밀리의서재는 독서 구독서비스 스타트업으로 매달 일정 구독료를 지불하면 오디오북, 전자책, 종이책을 서비스한다.
다만 코로나19 발생을 기점으로 종이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웹툰과 웹소설 중심의 성장세는 뚜렷하지만 종이책과 연결된 교양과 소설과 관련한 전자책의 시장 지배력은 약하다고 바라봤다. 다만 오디오북의 성장세는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윤 회장은 "도서관이 문을 닫다보니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이용률은 늘었지만, 매출을 책임 지는 것은 여전히 종이책이 압도적"이라며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어린이 도서 매출이 늘었는데 이 역시 종이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디오북은 라디오와 연결되고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무엇보다 전자책 시장의 성장은 정부의 지원도 아니고, 기업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형성돼야 가능하다"고 못박았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