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족, 70~80% 저축 기반 절약해 자금모아
파이어족 재직시절 공격적 투자...주식·부동산투자 병행
은퇴후 안정적 수입이 중요...리츠·ISA·IRP 추천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 회사원 조희재(39)씨는 지난 2월, 10년 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마흔살이 되기 전 본인이 원하는 사업을 해보고 싶어서다. 조기 은퇴를 위해 틈틈이 부동산과 주식투자로 재테크를 해왔다. 그 결과 나쁘지 않은 수익을 낸 조 씨는 10억원을 모아 올해 초 퇴직을 결정했다. 지금은 본인이 원하는 물류·유통사업 시작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MZ세대(만 25~39세) 가운데 적극적인 재테크 투자를 통해 조기은퇴를 꿈꾸는 파이어(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들이 늘고 있다.
파이어족이란 경제적 자립을 토대로 자발적 조기은퇴를 원하는 직장인을 칭한다. 하루라도 빨리 돈을 벌어 경제적 자립을 이룬 후에 조기은퇴 해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사람들을 뜻한다.
파이어족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에서 고학력·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수입의 70~80%가량을 저축하고, 가급적 절약해 퇴직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려는 30대 후반~40대 초반 사람들이 주를 이뤘다.
2008년 초기 돈을 안쓰면서 자금을 모은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이제는 빠른 은퇴를 위해 직장인들이 사회초년병 시절부터 부동산, 주식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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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조기은퇴를 위해선 어떤 투자가 바람직할까. 전문가들은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선 퇴직 전과 후 투자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퇴직 전에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자금을 모으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면 퇴직 후에는 매월, 매분기마다 안정적인 수익이 들어오는 상품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회사 재직 시절에는 코인이나 주식투자 등 고위험, 고수익 상품투자로 자금을 모으고, 퇴직 이후에는 고정 수익을 주는 안정적인 금융상품에 투자하는게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파이어족인 조 씨도 이른 퇴직 후 가장 후회되는 점으로 '매달 안정적인 월급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한 만큼, 파이어족들은 퇴직 후 불안정한 수입을 가장 우려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파이어족의 목표 은퇴자산은 20억 원 이상이 40%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10억원(25.9%), 15억원(12.1%), 5억원(10.5%) 순이었다. 또 자산증식을 위한 방법으론 응답자 대부분이 주식(92.8%)을 꼽았고 예적금 등 저축(63.9%), 부동산(43.2%), 펀드(38.5%), 가상화폐(19.3%)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파이어족이 된 후 투자하기 적합한 금융상품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리츠, 자산배분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꼽았다.
박진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 이사는 "IRP의 경우 한해 700만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되는데 IRP계좌를 몇개로 쪼개 한 곳에는 300만원 가량을, 다른 곳에는 400만원 가량을 납입해 언제든 필요한 상황이 오면 계약을 해지해 쓸 수 있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주식투자가 가능해진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도 은퇴 후 알맞은 금융상품으로 꼽혔다. ISA는 통장 하나로 예·적금과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여러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중개형 ISA는 국내 상장 주식을 담을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다.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 발생시 ISA 내 다른 금융상품 운용 수익과 통합 계산할 수도 있어 세금 부담을 낮추는 데도 효과적이다.
박 이사는 "중개형 ISA의 경우 전체 수익 200만원이상부터 과세가 매겨지는데, 주식투자시 플러스가 나거나 마이너스가 날 경우 상계되면서 투자자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도 매월 또는 분기, 반기마다 많게는 약 7~8% 가량을 배당 수익이 들어오기 때문에 비교적 파이어족들에게 적합한 금융투자상품에 속한다.
한 대형 증권사 자산관리전략부 관계자는 "은퇴후 적합한 투자로 리츠나 배당주, 자산배분형 ETF, 채권형 ETF 등을 들수 있는데 여기에서 수익이 정기적으로 배당되는 리츠투자가 가장 적합할 것"이라며 "변동성이 낮은 분산투자 형태의 펀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