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7월 25일까지…예술가들의 작품과 퍼포먼스로 희생자 추모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7년 전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에서 예상치 못한 재난에 약 300여명이 희생됐다. 그 날의 안타까운 죽음에 많은 국민이 애도했고 전국 곳곳에 분향소가 세워졌다. 올해는 이들을 위해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추모한다. 미술관 야외조각공원에 작품을 마련해 관람객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세월호 희생자를 위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미술관(관장 안미희)은 재단법인 4·16재단(이사장 김정헌)과 공동 주최로 특별전 '진주 잠수부(The Pearl Diver)'를 16일부터 개최한다. '진주 잠수부'는 세월호 참사 7주년을 맞아 기획된 전시로 여러 재난 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그 희생과 슬픔을 위로하고자 마련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박선민, 그리면서 지워지는 선 [사진=경기도미술관] 2021.04.16 89hklee@newspim.com |
이번 전시에 현대미술 작가 김지영, 믹스 앤 픽스(구재회, 신익균, 권동현, 염철호, 최주원), 박다함, 박선민, 배형경, 언메이크랩, 이소요, 최진영, 최평곤 등 9명(팀)이 참여했고 총 13개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진주 잠수부'는 독일 정치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1906~1975)가 자신이 존경했던 발터 벤야민(1892~1940)을 애도하며 쓴 글의 제목에서 가져왔고, 과거의 것들이 오래 기억돼 먼 미래에도 그 의미를 건져 올릴 수 있기를 소망하는 염원을 갖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최진영 건축가의 'with we', 최평곤의 '가족', 이소요의 '콜로포니'(위로부터) [사진=경기도미술관] 2021.04.16 89hklee@newspim.com |
이번 전시는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퍼포먼스도 준비돼 있다. 박선민 작가는 세월호 합동 분향소가 있던 주차장 부지에 소금으로 선을 그리고 다시 지우는 퍼포먼스를 통해 슬픔의 모양과 질료를 탐색하는 '그리면서 지워지는 선'을 발표한다. 언메이크랩은 17일 주차장 아스팔트 바닥에서 지워진 분향소 자리의 흔적을 찾아내고 검게 칠하는 퍼포먼스 '바닥 추모비'를 통해 우리의 애도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며 그 이후에 남은 것들에 대해 질문한다.
'진수 잠수부'는 야외 조각 전시로 기획된 만큼 대부분 경기도미술관이 의뢰해 제작된 신작으로 구성돼 있다. 다섯 명의 조각가로 구성된 믹스 앤 픽스는 조각에서 불가능한 조건으로 여겨졌던 '물'을 조각의 한 요소로 끌어들여 만든 '매일매일 기다려'를 전시한다. 인공 잔디 위에 나무와 각종 조각상이 놓여진 이곳은 '네버랜드'다. 이곳에 스프링클러를 통해 비를 뿌리고 무지개를 기다린다. 결코 오지 않을 네버랜드를 매일 기다리는 다섯 명의 조각가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믹스 앤 픽스, 매일 매일 기다려 [사진=경기도미술관] 2021.04.16 89hklee@newspim.com |
이소요 작가도 소나무의 송진으로 조형물을 만들어 설치한 신작 '콜로포니'를 새롭게 선보인다. 또한 최진영 건축가가 설계한 '파빌리온 윗 위'가 과거 세월호 합동 분향소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며 미술관 앞마당에 세워져 이 장소를 끝없는 기억과 증언 그리고 새로운 약속이 발생하는 깊은 자리로 만들 예정이다.
전시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온라인 예약제를 통해 제한된 인원으로 관람할 수 있으며 7월 25일까지 이어진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