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거래대금 '24조→15조' 감소
거래량도 한 달 만에 절반 이상 '뚝'
"금리인상시 증시 지표 하락 가능성"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지난해부터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짭짤한 거래 수수료를 챙겨온 증권사들의 3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 7월부터 주식 거래량과 거래대금 모두 심상치 않은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지난 1월 말 24조원을 웃돌았으나 3월 20조원 아래로 줄어들더니 지난달에는 15조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거래량도 지난 6월 말 16억주를 넘었다가 7월 말 6억8000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달 말에는 6억6000주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3개월간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 추이 [표=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정보시스템] |
외국인 투자자의 장기간 매도세에 증시가 흘러내리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사전에 반영되면서 유동성까지 틀어 막히자 거래 자체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분야 수익은 올 2분기부터 슬슬 하락 곡선에 접어든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의 '2021년 2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 자료를 살펴보면 올 2분기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4조1521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3958억원(8.7%)이나 감소했다. 유가증권 거래대금은 올 1분기 1183조원이었으나 838조원으로 30% 가까이 감소했고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같은 기간 1576억달러(한화 약 184조원)에서 1036억달러(121조원)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가 지난 7월 초 3300선을 넘은 뒤 조정을 받으면서 전날 기준 3120선까지 내리는 등 투자자들의 거래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코스닥 시장보다는 코스피 시장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증시대기자금은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거래까지 이어지지는 못하면서 증권사들은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다. 지난 7월 2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75조167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달 7일에도 69조3871억원으로 여전히 70조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증시에서 주식 거래가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에 의존하는 증권사의 주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브로커리지 강자로 꼽히는 키움증권은 지난 6월 14만원 가까웠던 주가가 최근 11만원까지 후퇴해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1만원에서 8000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연내 추가적인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고 있어 개인 투자자의 유동성 공급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올 3분기 상황이 반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간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사이클로 들어간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7일 "금리가 한 번 인상됐지만 한 번에 그칠 것 같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올 3분기 내에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진다면 현재 거래를 떠받치고 있는 일명 '빚투(빚 내서 주식 투자)'까지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로서는 브로커리지 수익에 직격탄을 맞게 되는 셈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가 횡보하면서 따라 신용공여 등의 절대적인 수준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해당 지표들이 모두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