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1억원대 이하 법인 매수비중 급증
업·다운계약과 편법증여, 명의신탁 등 조사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최근 법인이 1억원대 저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비중이 늘어나자 국토교통부가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부는 법인과 외지인이 공시가격 1억원 이하의 아파트를 집중 매수하는 사례를 대상으로 실거래 기획조사에 착수한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집값 상승이 지속되자 저가 아파트가 투기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지적이 많았다. 초기 투자금이 적고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해서다.
국토부가 이달부터 3개월간 1억대 아파트 거래의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사진=윤창빈 기자> |
작년 7·10 대책으로 보유주택 수에 따라 취득세율은 최대 12%다. 반면 공시지가 1억원 이하는 주택 수에 상관없이 기본 취득세율 1.1%가 적용되고 비규제지역은 양도소득세 중과도 베제된다.
작년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약 1년 2개월간 저가 아파트의 전체 거래량은 24만6000건으로 이중 법인 6700여개가 2만1000건(8.7%)을 매수했고 외지인 5만9000여명이 8만건(32.7%)을 사들였다.
올해 들어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 4월과 5월 각각 5%, 7%를 기록하다 6월 13%로 올라섰다. 7월에는 14%, 8월 22%로 더 늘었다. 9월에는 17%를 나타냈다.
물론 저가 아파트를 정상적인 거래로 매입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투기적 매집 행위로 집값이 급등하면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는 만큼 이상 거래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전국 모든 저가 아파트 거래가 조사 대상지역이며 내년 1월까지 진행된다.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이 담당하고 필요시 조사 기간을 연장한다.
거래 과정에서 업·다운계약과 편법증여, 명의신탁 등 관련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경찰청과 국세청, 금융위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또한 국토부는 법인의 저가 아파트 매수 행태에 대한 심층적인 실태조사도 병행한다. 매수가 집중되는 지역과 물건의 특징, 매수자금 조달방법, 거래가격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김형석 토지정책관은 "이번 실거래 기획조사를 통해 법인 명의를 이용한 투기, 매집 과정의 다운계약 등 위법행위를 적극 적발해 엄중 조치하겠다"며 "면밀한 실태조사로 보완사항을 발굴하는 등 제도 개선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