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 과거 흥행작 '이산'에서 다룬 정조와 의빈 성 씨의 로맨스를 재해석한다. 이서진, 한지민이 주연을 맡아 국민드라마였던 전작과 같은듯 다른 매력으로 MZ세대를 공략한다.
◆ 이병훈 연출작 '이산', 이서진·한지민 스타 반열에…최고 시청률 35.5%
조선왕조 가운데서도 가장 재임기간이 길었던 왕 영조의 손자이자,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이산) 대의 이야기는 이미 숱하게 드라마로 제작돼 사랑받았다.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이 지난 2007년~2008년에 MBC에서 만든 사극 '이산'이다. '이산 정조대왕'이라는 원작 저서를 바탕으로 했으며 '허준' '대장금' '이산' '동이' '마의' 등 다양한 사극 드라마를 흥행시킨 장본인 이병훈PD가 연출을 맡았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MBC] 2021.11.15 jyyang@newspim.com |
당시 주연을 맡았던 이서진과 한지민의 인기도 대단했다. '다모' '불새' 등으로 안방에 얼굴을 알린 이서진의 인기가 '이산'의 타이틀롤인 정조를 맡으면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올인' '대장금' 등에서 단아하고 청순한 미모로 주목받은 한지민도 '이산'에서 긴 사극 시리즈의 주연으로 활약하며 전 세대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됐다. 당시 이서진의 아역을 맡았던 박지빈, 영조 역을 열연한 이순재 역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산'에서는 정조가 사랑했던 후궁 의빈 성 씨의 이름을 성송연으로 개명해 사용했다. 극중 성송연은 10살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생각시로 입궁해 정조 이산과 어린 시절부터 인연으로 엮인다. 궁에서 쫓겨나 도화서 다모가 된 설정으로 후에 다시 입궁한다는 내용으로 실제 역사를 각색해 드라마로 담아냈다.
드라마의 모티브가 된 정조와 의빈 성 씨의 로맨스는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의빈 성 씨는 조선의 제22대 왕 정조의 후궁으로 실제 이름은 덕임이다. 어릴 때 궁중에 들어왔고 정조의 모친인 혜경궁 홍 씨의 곁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성덕임은 정조가 내린 승은을 두 차례 거절했으나 하인이 벌을 받자 비로소 후궁이 됐으며, 문효세자와 옹주를 낳았으나 병으로 사망했다. 정조는 죽은 의빈 성 씨를 위해 제사 때마다 제문을 직접 써 여전한 애정과 그리움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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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 공략하는 트렌디 로맨스 사극…여성 주체성 돋보일까
'옷소매 붉은 끝동'은 '이산' 이후 무려 14년이 지나 제작되는 만큼, 주제의식이나 기획 의도가 당시와는 다르다. '이산'의 경우 아버지를 여의고 세손의 입장에서 불안정한 왕의 길을 가야 하는 외적, 내적인 갈등이 주로 그려졌다. 송연과의 로맨스는 정조가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루거나 죽음의 고비를 넘어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강조됐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그보다 정조와 의빈 성 씨의 로맨스 자체, 또 궁에서 사는 궁녀들의 보다 주체적인 삶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드라마의 가닥이 잡힌 모양새다. 제목도 정조나 역사적 사건을 강조하기보다 '옷소매 붉은 끝동'이라는 궁녀의 저고리 모양을 상징하는 용어를 가져다 썼다. 이전보다 의빈 성 씨를 캐릭터화한 성덕임(이세영)의 비중이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전작 이서진, 한지민에 이어 이번엔 이산과 의빈 성 씨를 2PM 출신 배우 이준호와 이세영이 맡았다. 좀처럼 사극에서 익숙한 얼굴은 아니지만 '김과장' '기름진 멜로' 등 다양한 드라마를 거쳐온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 이세영은 아역 시절 '대장금'을 비롯해 '대왕의 꿈' 등 사극을 거쳐온 경험이 있어 많은 이들에게 사극 분장이 이미 익숙하다.
'이산'에서 어린 시절 송연과 정조가 이미 만난 적이 있듯,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도 영빈자가의 빈소에서 둘의 만남을 통해 앞으로의 인연이 암시됐다. 하지만 도화서 다모로 세손 이산과 거리감이 있었던 '이산'의 송연과 달리 이번 드라마에서는 실제 역사와 조금 더 흡사한 설정을 가져간다. 중인 계급이었던 성덕임이 궁에서 궁녀로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들을 통해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정조와 의빈 성 씨의 로맨스를 풀어낼 예정이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