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한국에 '팀 킴' 리더 김은정이 있다면 중국엔 한위(韓雨)가 있다.
한위는 올해 만 22살의 컬링 선수로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국 여자 컬링 대표팀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 예정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한위는 "나이는 어려도 기술은 선배들 못지않을걸요", "컬링은 함께 하는 운동이니 서로의 호흡이 제일 중요하죠"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 = 한위 웨이보] |
중국 여자 컬링팀은 주장인 스킵 한위를 필두로 장신디(姜馨迪), 장리쥔(張麗君), 둥쯔치(董子齊)가 출격한다. 세계 컬링 선수권 대회 혼합 복식 2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4위에 빛나는 왕루이단(王芮擔)은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한위. 2000년생인 한위는 이번 올림픽 컬링 선수 중 나이가 가장 어리다.
앳된 얼굴을 하고 큰 무대에서 섬세한 기술을 선보이며 마지막 순간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는 모습에 팬들은 그를 '천재 소녀'라 부른다.
2019년 12월 8일 칭하이 국제 여자 컬링 클래식에서 한위가 스톤을 던지고 있다. 중국 [사진 = 바이두] |
한위는 2000년 10월 6일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는 우연찮은 기회에 컬링을 접하게 됐다.
당시 한위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학생의 체육과 예술 특기를 발현시켜줄 수 있는 '체육·예술 융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름조차 낯설었던 컬링을 신청했고 이후 그의 '컬링 인생'이 시작됐다.
한위는 "처음엔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는 운동이라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했다"며 "컬링 선수가 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스톤을 밀고 있는 한위. [사진 = 바이두] |
호기심에서 출발한 컬링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한위는 2014년 중국 주니어 컬링 선수권 대회와 2016년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 중국 대표로 출전했고 2017년 세계 혼합 복식 컬링 선수권 대회에서는 16강까지 오르며 컬링 유망주로서 두각을 드러냈다.
2018년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뒤 이듬해 9월 아시아 태평양 컬링 선수권 대회에서 한위가 속한 중국 여자 컬링팀은 10:3으로 일본을 누르고 5년 만에 우승을 차지해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아마추어에서 국가대표가 된 한위는 "아마추어일 때는 편하게 즐기면서 경기에 임했다면 국가대표가 된 후에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고 전했다.
경기 중 생각에 잠긴 한위. [사진 = 한위 웨이보] |
중국 컬링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중국 컬링팀은 2003년 처음 결성됐다. 2008년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9년 한중일 최초로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하며 컬링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올림픽에서도 한국보다 먼저 메달 소식을 알렸다. 중국 여자 컬링팀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한국은 그다음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은메달을 땄다.
완장을 차고 출전하는 올림픽인 만큼 한위가 느끼는 부담감은 상당하다. 그는 "매일 저녁 어떻게 팀을 잘 이끌지, 어떤 전술을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며 잠에 든다"고 털어놨다.
팀 경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한위는 "서로 간의 믿음이 있어야 하나가 되어 경기에 임할 수 있다"며 "마음을 모아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다 보면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독 치열했던 중국 컬링 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출전 티켓을 거머쥐고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한위는 최연소 주장으로 중국팀을 이끌고 세계 무대에 막내의 '매운맛'을 보여줄 예정이다.
2022 베이징 올림픽 여자 컬링 대표팀은 2월 10일 덴마크와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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