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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군 장군 인사 임박…'지휘책임' 명확한 기준 정해라

기사입력 : 2022년06월02일 18:25

최종수정 : 2022년06월07일 08:06

국방부, 조만간 중장 이하 후속 인사
'지휘관 무한책임' 관행, 제도 보완 지시
군 신뢰 떨어뜨리고 유능한 군인 옷벗어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이종섭 국방부장관 취임 이후 지난 5월 25일 대장 7명에 대한 군 수뇌부 인사가 단행됐다. 이에 따른 우리 군의 중장 이하 후속 장군 인사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장 이하에 대한 육·해·공군 각 군의 인사 추천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 대상은 지난달 25일 단행된 윤석열정부 첫 군 수뇌부 인사에서 대장 진급자가 나옴에 따라 공석이 된 합참차장과 합참 작전·전략·군사지원본부장, 육군참모차장, 육군 3군단장을 비롯해 새로 임명된 해·공군참모총장과 동기인 해·공군참모차장 등 중장만 2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전역한 이영철 전 국방정보본부장 후임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종호 해군참모총장과 해사 42기 동기인 김태성 해병대사령관의 교체 여부도 관심이다. 지난달 대장 인사와 함께 군사안보지원사령관 직무대리에 임명된 황유성 육군 소장은 중장 진급이 유력해 보인다. 중장 진급자가 나옴에 따라 후속 소장 인사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능력·자질·도덕성' 군 인사 3원칙 제시

특히 이 장관이 첫 군 수뇌부 인사를 하면서 ▲능력 ▲자질 ▲도덕성을 군 인사의 3원칙으로 제시했었다. 이에 따라 중장 이하 후속 장군 인사에서도 이러한 원칙이 견지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장관이 최근 후속 장군 인사를 앞두고 각종 사건·사고와 관련해 지휘관이 무한 책임을 지는 관행에 대해 제도 보완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군에서 일단 사건·사고가 터지면 일선 지휘관들의 무한 책임 관행 때문에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은폐·축소하고, 그로 인해 우리 군의 대국민 신뢰를 떨어뜨려 오히려 전투력을 갉아 먹는 고질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었다.

이와 관련해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지휘관의 책임 문제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부대변인은 "지휘관들이 자기 책임에 대한 추궁 때문에 은폐하고 정확하게 보고하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면서 "지휘관 책임 문제를 어디까지 한정할 것이냐 하는 것은 우리 군이 연구하고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능한 군인 구제" vs "진급 누락 특정인 구제"

우리 군의 실전적인 부대 훈련을 통해 전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선 지휘관들의 지휘권·재량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병영문화개선 취지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각에서는 과거 사건·사고와 관련해 지휘책임을 지면서 진급에서 누락된 일부 장군들을 구제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일선 지휘관들의 지휘책임 범위와 수위, 내용을 어떻게 특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군 안팎에서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섰던 오랜 현안이기도 하다.

과거 신세대 사관학교 생도들의 크고 작은 일탈 행위로 인해 앞길이 창창했던 학교장(중장)이 자진 책임을 지고 군복을 벗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텁고 능력까지 인정받았던 해당 학교장을 '우리 군을 위해 구제해야 한다'는 군 안팎의 목소리가 높았었다.

하지만 사관학교를 혁신할 수 있는 '유능한 적임자'로 평가받았던 해당 학교장은 아이러니 하게도 '사관학교를 위해 책임지고 자진사퇴 하겠다'고 물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30일 국방부·합참 청사를 처음으로 찾아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지휘관 무한책임 관행, 군 신뢰 저하 요인 부작용 

반면 최전방에서 총기 사건이 일어나 일선 장병들이 안타깝게 희생되거나 선임병들의 집단 구타와 괴롭힘으로 일선 병사들이 숨진 경우에도 지휘 선상에 있는 지휘관·책임자들이 책임을 피해 구제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장군을 비롯해 군 인사철만 돌아오면 군 안팎으로 투서가 난무하고 인사 후에는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 중 가장 흔한 공격 무기가 바로 '인사 대상자가 지휘했던 부대에서 인명 사건·사고가 일어나서 진급하면 안 된다'는 논리였다.

군 안팎에서 인사평을 할 때도 '능력은 탁월한데 그 부대에서 사건·사고가 있어 진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항상 따라 붙었다.

우리 군 인사의 가장 큰 악·폐습은 과도한 지휘책임과 함께 진급 경쟁자에 대한 악의적인 음해와 매터도다. '공정과 상식'을 정권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윤석열정부에서 이 장관이 이러한 군 인사의 적폐를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선 군 부대는 물론이고 국방부 산하 직할기관과 외청까지도 '책임지지 않기 위해 일을 하지 않고 벌이지도 않는다'는 군 안팎의 비판이 거세다.

◆소신 있게 발탁하되 명확한 기준·설명 반드시 필요

여기에 더해 일부에서는 자기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들이 책임지지 않기 위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뒤로 미루거나 아예 하급자나 후임자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이 장관이 내세우고 있는 군 인사의 3원칙인 ▲능력 ▲자질 ▲도덕성이 '내로남불'이나 '고무줄 잣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 장관이 후속 장군 인사에서 혹여 '과도한 지휘책임'으로 인해 '과도하게 피해를 본' 군인이 있다고 판단되면 소신 있게 발탁해서 쓰고, 그 책임을 이 장관 본인이 지고 소상하게 인사 배경도 밝혔으면 한다.

그래야 우리 군의 영(令)이 서고 군기가 확립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명확한 기준과 납득한 만한 설명이 없이 지휘책임을 당연히 물어야 할 지휘관이나 특정 인사를 '구제'한다면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조직의 신뢰를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조직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동안 지휘관의 무한책임 관행이 우리 군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 이참에 반드시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세워야 한다. 

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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