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기은 제치고 '을지로입구' 낙찰
우리은행, '명동역' 6억5000만원 입찰
SC제일은행 '종각역' 입찰 후 인지도 상승
TV 광고 못지않은 공신력 있는 광고 효과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시중은행들이 주요 지하철의 '부역명'을 사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 년간 안정적으로 은행이름을 노출시키게 되면서 이에 따른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금융은 서울지하철 1~8호선 내 역명병기 유상판매 공개입찰에 참여해 지난 27일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하나은행은 2호선 을지로입구역 역명병기 유상판매 입찰에 참여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에 오는 8월부터 약 60일간 을지로입구역사의 내·외부 등에서 역명병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을지로입구역 1·2번 출구는 하나은행 본점과 연결됐다. 5번 출구에 인접한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내에는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하나펀드서비스, 하나에프앤아이 등 관계사들이 입주했다.
이번에 하나은행이 역명병기를 따낸 을지로입구역의 경우 지난 6년간 기업은행이 이름을 올렸던 곳이다. 기업은행은 한차례 역명병기를 연장해 올해까지 을지로입구역에 이름을 올려왔다. 하지만 이번에 연장 계약이 끝나면서 기업은행도 공개입찰에 참여했으나,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하나은행에 을지로입구역 부역명 자리를 내주게 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시중은행 ATM기 2021.08.28 yooksa@newspim.com |
우리금융그룹은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 '우리금융타운'을 추가하게 됐다. 빠르면 9월 1일부터 각종 안내표지와 차량 안내 방송 등에 명동역을 소개할 때 '우리금융타운'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는 1962년부터 명동에 위치했다. 현재는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비롯해 우리종합금융,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명동역 인근에서 일하는 우리금융그룹 임직원 수만 3000명이 넘는다.
하나은행은 을지로입구역을 8억원에 낙찰 받았다. 앞서 기업은행은 을지로입구 역명 첫 계약 당시 3억8100만원, 이후 한 차례 연장한 뒤 4억3000만원을 지불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명동역에 6억5466만원에 입찰 받았다.
KB금융그룹의 경우 2020년 서울시 메트로 9호선과 '샛강역 역명 유상병기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샛강역의 각종 안내판과 차량 안내방송 등에 샛강역과 함께 'KB금융타운역'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1호선 종각역을 낙찰받았다.
이처럼 금융권이 지하철 역명병기 사업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공신력 있는 홍보 효과를 기대해서다. 역사 출입구, 승강장, 안전문, 전동차 노선도, 전동차 내부 등 10종의 대상에 이름을 올릴 수 있어 지하철 광고 효과가 TV 광고 못지않게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은 종각역에 부역명을 병기한 이후 자체 조사 결과 브랜드 인지도가 3% 가량 상승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순히 광고 효과만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