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동·서 지역 정부 간 무력충돌로 2년 만에 유혈사태가 발생하면서 내전 위험이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리비아 보건부는 수도 트리폴리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로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159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발생한 교전으로 차량이 훼손된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8.29 kwonjiun@newspim.com |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서부의 리비아통합정부(GNU)와 동부의 리비아국민군(LNA)으로 나뉘어 내전을 벌여왔다.
이후 2020년 유엔 중재로 휴전이 이뤄졌고, 당시 휴전 합의에는 GNU가 리비아 전체를 통치하는 동시에 대통령 선거를 주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작년 12월 예정이었던 대선이 후보 자격 요건에 대한 의견 차이로 무산되면서 다툼이 본격화했다.
민간인을 포함한 부상자가 속출한 간밤 교전도 이들 두 정파 간 갈등의 연장선이다.
유엔이 인정하는 과도정부 격이자 압둘하미드 드베이바 임시 총리가 이끄는 서부의 GNU와 파티 바샤가 전 내무장관이 이끄는 동부의 LNA가 격렬한 교전을 벌였고, 소셜미디어(SNS) 상에는 주택과 차량 등이 파괴되고 불타는 장면 등이 올라왔다.
서부 GNU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장정파들이 트리폴리 서쪽 27번 게이트와 남쪽 젭스 게이트에 집결하던 중 한 무장단체가 지나가던 호송차를 향해 무작위 발포를 시작하면서 충돌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통합정부 측은 동부 정부가 평화 협상을 포기하면서 전투를 먼저 시작했다고 주장했는데, 동부 LNA는 협상을 거부한 적이 없고 서부 정부에 제안한 내용들을 드베이바 임시 총리가 거절했다고 반박했다.
유엔 리비아대표부는 양측을 향해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무차별 포격을 중단하고 적대행위를 멈출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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