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앞당긴 하이닉스, 美 테일러 착공 앞둔 삼성
2025년 반도체 반등..."미래 수요에 선제적 대응"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반도체 업황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빨라지면서 불황기에 선제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호황기에 대응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SK하이닉스는 총 15조원을 투자해 충청북도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계획보다 앞당긴 투자로, 다음 달부터 약 6만㎡ 부지에 M15X 공장을 짓고,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생산시설 단지도. [사진=SK하이닉스] |
삼성전자 역시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다. 팹 부지는 500만㎡ 규모이며, 투자액은 170억 달러(약 20조원)다. 이 공장은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거 반도체 기업들은 불황기엔 투자를 줄이고 호황기에 투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관례가 깨진 것은 반도체 업황 사이클의 변화 때문이다.
지난 7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경기 사이클이 빨라지면서 불황기에 투자를 적게 하면 호황기에 안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투자를 업황의 업 앤 다운에 의존하기보다 업황과 무관하게 일관적으로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계에서 투자 축소 분위기가 이어졌던 2012년, 적자 상태에도 불구하고 전년 보다 10% 이상 투자를 대폭 늘려 그 해 연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불황기에 투자를 늘려 호황기를 제대로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업계에선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가격 하락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2024년부터 반도체 수요가 회복해 2025년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를 보면 완공 시점은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점쳐지는 2024~2025년 사이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항상 수요가 줄면 공급량을 늘리지 않기 위해 모든 기업들은 보수적인 투자를 하지만, 공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데 갑자기 수요가 늘면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면서 "미리 사전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