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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구도자' 방혜자 화백, 프랑스서 타계...파리행 국비장학생 1호

기사입력 : 2022년09월16일 17:59

최종수정 : 2022년09월17일 15:31

"우주의 아름다움, 조화, 다양함을 빛의 그림으로 증언"
세상에 환한 빛을 고루 비추고자 평생 노력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호 샤르트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완공기념식 앞두고 타계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방혜자 화백(1937~2022)이 영면했다. 향년 85세.

16일 유족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방 화백이 노환으로 입원 중이던 프랑스 남부 아르데셰의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올해는 그가 프랑스로 떠나 활동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올 봄 건강이 악화할 때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방 화백은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약 150회에 걸쳐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었다.

방혜자 화백은 1961년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뒤, 파리 국립미술학교와 파리 국립응용미술학교 등에서 벽화와 색유리화 수업을 받았다. 1961년 프랑스 파리로 떠난 국비 장학생 1호다. 한국적인 자연채색의 대가이자, 자신만의 세계를 구현해낸 추상 대작들을 남겨 세계 화단에서 '빛의 구도자'로 불렸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집에서 작업하는 방혜자 화백의 생전 모습. 2021년 2월 사진이다. [사진=Museum Cernuschi] 2022.09.16 digibobos@newspim.com

경기도 고양군 능동(현재는 서울) 아차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난 방 화백은 마을의 맑은 개울 속에 잠겨 반짝이던 자갈돌들의 투명한 빛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 7남매 중 가장 몸이 약하게 태어나 죽음의 문턱에 가기도 여러 번이었다.

어린 나이에 식민지와 전쟁 등을 겪으며 평화와 사랑, 생명의 가치에 대해 일찍 눈떴다. 어린 시절의 악몽이 평생을 따라다녔지만,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빛'을 탐구했다.

"일생동안 가장 고심해온 것은 어떻게 하면 예술을 통해 평화에 이르는 길을 제시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죠. 세상에 환한 빛을 고루 비추는 것이지요."

방 화백은 근현대 미술사에 빼놓을 수 없는 1세대 여류 화가다. 서울대 미술대학 재학시절 장욱진 화백에게 그림을 배웠다. 당시 이우환, 송영방 선생과 함께 수학했다. 장욱진 선생이 학교를 그만 뒀을 때도 명륜동 집까지 찾아가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눈 열성적인 학생이었다. 당시 그린 첫 작품 '서울풍경(1958)' 으로 그는 평생 작품의 주제가 된 '빛'과의 인연을 시작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방혜자 10 Naissance de lumière, 2014, Natural pigments on paper, 127 x 127 cm, 2022.09.16 digibobos@newspim.com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된 뒤 그는 파리행 항공료를 모으기 위해 졸업을 앞두고 첫 개인전을 열었다. 당시 박수근 선생, 법정 스님 등이 찾았다. 법정스님은 방명록에 마음을 그리는 화가라는 뜻의 '심여화사(心如畵師)'라는 글씨를 써줬다.

그 인연으로 파리 길상사가 문을 열었을 때 그곳의 후불탱화를 추상으로 그렸다. 서울 보각사와 개화사의 후불탱화도 방혜자의 빛 그림으로 채워졌다.

당시 유학생이 거개 다 그랬듯, 그의 1961년 봄 파리 유학 시절은 고달팠다. 남의 집 다락방에서 살며 빵 한 조각으로 버틴 날도 많았다. 학교 사감이 실신해 널부러져 있는 방 화백을 발견해 기숙사로 데려간 뒤에도 배고픈 날들을 무수히 견뎌야 했다.

그림이 팔려 돈이 생겨도 먹을 것보다 물감부터 샀다. 1967년 파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을 당시 프랑스 미술평론가협회 회장이자 미술사가였던 피에르 쿠르티용이 그를 알아봤다. 첫 전시회에 작품이 거의 다 팔렸고, 쿠르티용은 91세 세상을 떠날 때까지 방 화백을 후원했고, 모든 전시의 서문을 썼다.

프랑스 미술평론가 피에르 까반느, 질베르 라스코, 올리비에 제르맹 토마, 모리스 베나무, 앙드레 쏘쥬, 샤를르 쥘리에씨 등은 모두 방혜자의 '빛의 창조'에 주목한다. 그들은 방 화백이 자연채색을 이용하여 다양한 재료와 방법론을 통해 자신이 창조해 낸 빛의 세계에서 호흡하고 대화하며, 그의 빛의 창조 안에 항상 존재하는 호흡, 숨결 속에, 작가의 삶과 작품 안에, 내면의 미소, 빛의 숨결을, 시간을 초월한 영원의 추구를 강조한다.

"그는 말도 적고 겉으로는 약하게 보이나 미소를 지으며 영감, 명상, 열정인 자기의 작업을 천천히 또 명확하게 설명한다. 한국의 훌륭한 예술인 중에 하나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데 대해 조금도 자만심을 찾아볼 수 없다. 그의 이름은 방혜자다." (피에르 까반느, '끝없이 존재하는 이 순간' 중에서)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생전의 방혜자 화백 모습 [사진= Society of Friends of the Cernuschi Museum] 2022.09.16 digibobos@newspim.com

"방혜자 작품의 색은 부드럽고 섬세하여 우리들의 가장 훌륭한 부분과 그리고 또 삶의 신비에 우리가 다가갈 때 만나는 이루 형언하기 어려운 상태와 교감에 들어가게 한다. 시간을 초월한 영원의 추구는 무한한 미묘함이라 부를 만한 작가의 모든 체험과 현재의 삶과 추구하는 것의 종합이라 할 수 있는 것을 그려내기에 이르렀다. 고요한 침묵의 작품은 우리에게 단순함과 더불어 충만하게 성취한 자에게만 다가오는 빛을 추구하며 정진한 고행자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샤를르 쥘리에, '방혜자 예술의 정신적 차원' 중에서)

방혜자의 그림은 유럽 천체 물리학자들의 관심도 끌었다. 그의 그림을 보고 스위스의 한 천체연구소에서 연락해와 "과학자도 아닌데 어떻게 자신들이 그토록 오래 연구한 것과 흡사한 모양의 빛의 입자를 그렸냐"고 했다. 마리퀴리대학에서 천체물리학자와 공동으로 강연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방혜자, And matter became light(그리고 물질은 빛이 되었다) 2022.09.16 digibobos@newspim.com

프랑스 비평가 질베르 라스코는 "우주를 경탄하는 방혜자의 시선은 우리가 무궁무진한 아름다움을 감상하도록 도모한다. 그녀는 또 우주의 아름다움, 조화, 다양함을 증언하기 위해 깨어 있다"고 평가했다.

방 화백이 빛의 입자까지 그려낼 수 있었던 데는 '한지'가 있었다. 이전까지 유화를 그리던 그는 서양의 기법에 한지, 닥종이, 황토 등의 한국적 재료를 갖고 작품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종이 자체의 아름다움으로 마치 빛이 번져 나가는 것을 표현했다"고 말해왔다. 종이를 접고 구기고 다시 펼친 뒤 한지 앞뒤로 그림을 그리면 인간이 손으로만 구현할 수 없는 깊은 색들이 배어난다. 수십 번을 칠하면 뒤에서 배어들고 앞으로 우러나는 자연채색의 기법이 완성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방혜자, 26 Breath(1995) 2022.09.16 digibobos@newspim.com

방 화백의 그림 그리는 과정은 수도승의 그것 같았다.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빈 종이를 앞에 두고 기공수련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더 맑은 정신과 건강한 몸으로, 우주의 에너지와 소통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대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한지에 색칠하는 방혜자 화백 생전 모습 [사진=방혜자 홈페이지] 2022.09.16 digibobos@newspim.com

"세상이 허망하고 고통스럽고 전쟁이 많고, 아픔이 가득한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항상 고뇌했어요. 나날이 더 깊은 마음으로 작업하면서 세상에 한 줌의 빛이라도 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행복합니다."

방 화백은 1981년부터 프랑스에서 프랑스인들에게 서예를 가르쳤다. 1988년부터는 10년간 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한글및 한문 서예 강의를하여 우리 서도를 프랑스인들에게 널리 알렸다. 또한 프랑스에서 경주 유적과 윤경렬 선생의 연구를 알리는 <만불의 산, 경주 남산>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림 뿐 아니라 다방면에 재능과 열정이 많아 수필집으로 <마음의 소리>, <마음의 침묵>, <빛에서 온 아기> 등이 있다. 한국 고승의 선시집 <천산월>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출간했다. 시예 그림을 곁들인 시화집으로 샤를르 쥘리에 시인의 <그윽한 기쁨>, 김지하 시인의 <화개>, 로즐린 시빌르 시인의 <투명한 노래>, <침묵의 문으로>, 김돈식 시인의 <나도 꽃 한송이 꽃>, 문영훈 시인의 <무한의 꽃>등 여러 시화집을 냈다.  

소설가 박경리 선생은 방혜자의 수필집 <마음의 침묵(여백미디어 출판 2002)>에 추천글을 다음과 같이 썼다.

"화가 방혜자는 냉정하고 말수가 적은 사람이지만 그의 행동은 헌신적이다... 방혜자의 그림은 우주적이며 유현(幽玄)하다.  조그맣고 가냘픈 모습을 떠 올릴 때 크고 깊은 그의 그림 세계가 신기하기만 했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수직(手織)의 무명 같은 것, 그런 해뜨기 전의 아침을 느낀다... 이 글은 방혜자에 대한 내 애정이며 참된 예술가에 대한 존경이다." 

김지하 시인도 2002년 성곡미술관의 초대전 <21세기 예술가> 때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그날 내가 본 것은 후천개벽(後天開闢)이다. 문학이든 음악이든 그림에서든 아직 아무도 개벽, 그것도 후천개벽에 대해서 표현하거나 발언한 사람은 없다. 그런 뜻에서 방혜자 선생은 우리에게 '새로운 사람 - 신래자(新來者)'다."

다르 출판사는 현대미술가 시리즈에 화집 1 <방혜자>와 화집 II <빛의 숨결>을 출간했고, 2013년 12월에 화집 III <마음의 빛 >을 펴냈다.

방화백은 이러한 활동으로 모나코 국제현대예술제에서 '聖미술상', 몽루주와 라 훼리예르 등 시에서 예술훈장 등을 서훈했다. 2008년 10월, 경기여고 10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자랑스러운 경기인 상', 그해 12월 제2회 미술인의 날에 '특별상 해외작가상'을 받았다. 2010년 문화의 날에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서훈했고, 2012년에 한불 문화상, 세계한민족여성재단의 '세계를 빛낸 여성 문화 예술인 상'을 받았다.

2018년 3월 프랑스의 유명한 성지이자, 프랑스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제1호로 등록한 샤르트르 대성당(Catedral de Chartres) 종교 참사회의실에 새로 설치되는 4개의 스테인드 글라스 창에 방혜자 화백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4개의 창은 승천을 표현하며, 빛의 불꽃의 춤이다. 방화백은 대성당의 창과 같은 청색 바탕의 4개 창에 각각 빛, 생명, 사랑, 평화의 메시지를 담았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샤르트르 대성당 창에 부착되기 이전 상태의 방혜자 스테인드 글라스 [사진=프랑스 문화부] 2022.09.16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샤르트르 대성당 스테인드 글라스 마무리 작업 중인 방혜자 화백 [사진=프랑스 문화부] 2022.09.16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샤르트르 대성당에 부착될 자신의 작품 앞에 선 방혜자 화백 [사진=프랑스 문화부] 2022.09.16 digibobos@newspim.com

방 화백은 이에 대해 "이 스테인드 글라스 창은 빛과 생명의 메시지다. 빛의 작은 점 하나를 그리는 것은 사랑과 기쁨과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것..."이라고 기술했다.

한 해 100만 명이 찾는 샤르트르 대성당은 지난해 완공된 이 작품은 아직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다. 방 화백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기념식을 올해 하반기로 미뤄왔다. 그런데 이제 주인공 없는 기념식을 열게 됐다.

방 화백은 1967년 파리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교수이자 저명한 한국학자였던 알렉상드르 기예모즈와 결혼했다. 기예모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슬하에 아들과 딸을 두었다. 아직 장례 일정과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방혜자, Lumière cellulaire III(2020) 2022.09.16 digibobos@newspim.com

방혜자 화백은 시도 즐겨 썼다. 다음은 2008년도에 쓴 시 <안으로 가는길 >이다.

마음을 비우고
우주의 중심으로 걸어간다
텅빈 가운데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안으로 가는길은
마음이 깨어나는길
어둠을 다 거두고
밝게 피어나는 시작의 길
세포 하나 하나까지도
활짝 깨어나
새로 태어나는 길
천지에 마음의 빛
뿌리며 간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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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윗집 발망치 소리, 내년부터 끝" [세종=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지난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HERI). 세종시에 위치한 이곳에는 주택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여러 시험동이 있지만, 5층짜리 실제 아파트 건물 한 동이 눈에 들어왔다. 출입구 한켠에는 'db35lab(데시벨 35 랩)'이란 영문과 숫자 표기가 부착돼 있었다. 아파트 1층 내부에 들어가야 이 표기의 의미를 알게 됐다. 이는 LH가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보다 낮은, 도서관처럼 조용한 집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층간소음기술연구소의 시험동 이름이다. 층간소음 등급별 시연 모습 [사진=국토부기자단 공동] 거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 화면에는 2층의 층간소음을 일으킬 수 있는 런닝머신, 책상과 의자, 공 등의 도구들이 보였다. 우선 화면을 통해 윗층에서 아래층에 전달되는 성인의 발걸음 소리를 들려줬다. 말 그대로 '발망치' 소리였다. 들려오는 소음은 49데시벨로 4등급 수준이다. 층간소음의 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2005년 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의 경우 일부에서 이러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중량충격음이다. 이번에는 실제로 윗층에서 걷는 소리를 듣는 순서였는데, 귀를 쫑긋 세우지 않고서는 소음을 느끼기 어려웠다. 미세한 진동음이 들리긴 했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어 1m 높이에서 3kg 무게의 공을 떨어뜨리는 실험도 시연됐다. 이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중량충격음으로, 역시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운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지만, 이곳의 실제 시연에서는 역시 진동음이 확 줄었다. 의자 끄는 소리는 비교적 가볍고 딱딱한 충격음이어서 경량충격음이라고 하는데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했지만, 실제 시연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충격음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처럼 층간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데는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에 맞춘 성능으로 시공된 바닥 때문이었다. 기존 슬래브 두께보다 두꺼운 250mm로 시공하고, 그 위에 40mm 복합완충재와 30mm 고밀도몰탈 및 와이어 메쉬 등을 함께 깔아 놓은 바닥재다. 공동주택 층간소음 저감기술은 2023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슬래브 두께는 210mm로 상대적으로 얇고 낮은 등급의 완충재와 일반 몰탈을 적용해 3등급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를 매년 개선해 온 결과 올해 1등급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LH는 이러한 기술 개발을 실험동 연구에 그치지 않고, LH 공동주택 각 현장에 실증 시공을 하면서 실증 결과 데이터를 쌓아왔다. LH가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한 단지는 양주회천 A15블록으로, 당시 3등급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평택고덕 ab57-2블록에 2등급 수준으로 끌어 올려 적용했다. LH 연구원 관계자는 "이 같은 1등급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과 공법을 연구해 왔다"면서 "47개의 기술 모델 개발과 총 1347회에 걸친 실증을 거쳐 자체 1등급 기술 모델을 정립해 내년부터 주택 설계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1등급 기준 설계로 분양가 상승의 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존 공동주택 24평형(전용면적 59㎡) 기준으로 가구당 300만~400만 원의 공사비가 더 소요되는 것으로 LH는 추정하고 있다. 정운섭 LH 스마트건설본부장은 "층간소음 1등급 설계 적용 때문에 수분양자의 분양가 상승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자체 원가절감과 함께 정부 재정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공사비 상승의 주요인인 슬래브 두께를 슬림화하면서도 1등급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층간소음감지기를 통해 경고 알람이 뜨는 월패드 시연 장면 [사진=국토교통부기자단 공동] 층간소음 1등급 설계는 새로 짓는 공동주택에서만 가능하다. 때문에 구축에서는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LH는 이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층간소음 감지기를 IT업체와 협력해 개발 중이다. 바닥에 여러 차례 충격을 줄 경우, 층간소음 감지기의 센서가 작동해 해당 세대 월패드를 통해 주의를 당부하는 알람이 뜨도록 하는 장치다. 정승호 LH 스마트주택기술처 팀장은 "구조적으로 층간소음을 줄일 수는 없겠지만,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기준을 해당 세대에게 알림으로써 아래층 이웃과의 분쟁을 줄일 수 있도록 고안한 장치"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시연은 기존 공동주택에 적은 비용으로도 층간소음을 저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팸투어에 참여한 국토교통부 기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층간소음 1등급 바닥구조 [사진=뉴스핌DB] LH는 바닥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에 국한하지 않고, 옆 세대와의 벽간소음, 화장실 배관 소음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생활소음 저감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벽간소음을 저감하는 소음 차단 성능 1등급 벽체 구조는 2019년 11월부터 이미 설계에 반영한 바 있다. 내년부터는 화장실 배관이 아래층을 통하지 않고 각 세대 내에서 설치되는 자체 배관을 적용해 배관을 통해 전달되는 소음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내구성이 좋은 장수명 주택, 수요자의 취향에 맞게 가변형 평면 구성이 가능한 라멘 구조 주택, 레고처럼 조립·건설하는 모듈러 주택 등 주택 건설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주택 유형에도 층간소음 1등급 접목 방안을 모색해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LH는 층간소음 저감 기술 저변을 민간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민간의 고성능 신기술을 발굴하고, 다양한 1등급 기술 요소의 시장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에는 층간소음 기술 마켓을 통해 6개의 고성능 기술을 발굴했으며 LH 공공주택 현장에서 그 성능을 검증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LH는 층간소음 1등급 적용 확산을 위해 db35lab을 내년 3월부터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자체 층간소음 시험 시설이 없는 중소기업에 데시벨 35랩을 테스트베드로 제공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LH는 또 그간 개발해 온 층간소음 저감 기술 요소와 시공법, 실증 결과를 중소 민간 건설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더불어 자체 기술 개발과 층간소음 저감 시공·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에 대한 기술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한준 LH 사장은 "2년 전 취임 당시 제일 먼저 강조한 게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약속한 것이었다"면서 "내년부터는 LH가 짓는 모든 아파트에 1등급 기준을 적용해 국민 일상의 생활 고통을 덜어주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벽식 구조의 공동주택에서 벗어나 라멘(기둥식) 구조와 모듈러에도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을 적용해 100년 이상 가는 장수명 주택의 근간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dbman7@newspim.com 2024-1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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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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