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슈룹'은 평생 자랑거리로 남을 작품이 될 것 같아요(웃음). 이번 작품을 통해 위로도, 에너지도 받았거든요."
2017년 웹드라마 '악동탐정스'로 데뷔한 배우 유선호가 16.9%(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린 tvN '슈룹'에서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린 이번 작품에서 그는 반전을 쥐고 있는 넷째 아들 계성대군으로 분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유선호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2022.12.07 alice09@newspim.com |
"준비 과정부터 촬영까지 1년 정도 걸렸어요. 그간 정말 심혈을 기울이고 애정 했던 작품이 끝났다고 하니까 섭섭하고 기분이 이상해요.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던 작품이었던 것 같아서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도 크죠(웃음). 유독 '슈룹'은 종영 후에 여러 가지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유선호가 맡은 극중 계성대군은 초절정 꽃미남에 예술가 기질을 가지고 있는, 말도 곧잘 듣고 학문도 곧잘 하는 인물로 설명된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번거로운 것은 싫어하며 화령(김혜수)에게 딸같이 살가운 아들로 표현된다.
"사실 오디션 보기 하루 전날 대본을 받았는데 모든 왕자의 대사가 있더라고요. 하루 만에 다 준비할 수가 없어서 모험을 했죠. 마음에 드는 한 캐릭터만 준비해가자 싶었는데 그게 계성대군이었어요(웃음).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때 계성대군의 이야기나 정체성 키워드는 몰랐는데, 당시 계성대군을 준비하면서 말로 설명 못할 큰 에너지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께 하고 싶다고 어필을 했죠. 하하."
캐릭터 설명에는 각 왕자들을 표현하는 한 줄의 문구가 있다. 그 중 계성대군은 '비밀의 왕자'로 표현됐다. 실제 극 초반에서는 계성대군의 반전의 성정체성이 나오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유선호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2022.12.07 alice09@newspim.com |
"시놉시스를 받고 알게 됐어요.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면서도 너무 흥미로워 보이더라고요. 계성대군을 연기하게 되면서 최대한 인물을 느껴보려고 했어요. 감정 공부도 많이 했고요.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책과 논문까지 찾아보면서 접근을 한 캐릭터였어요. 정체성 부분에 대해서도 접근한 부분도 있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을 중점으로 한 다큐멘터리도 캐릭터 구축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됐죠."
계성대군은 왕자로 태어났지만 여자를 꿈꾸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홀로 치장 하는 시간을 즐긴다. 유선호는 첫 여장에 대해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테스트 촬영 때 처음으로 여장을 했는데 저한테는 연기적으로 너무 좋은 경험이 됐다는 걸 알았어요. 계성대군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았거든요. 여장을 하고 나서 저 역시 색다르기도 했고, 주변에서 보는 시선이나 반응도 재미있었어요(웃음). 신기한 경험이었죠. 계성대군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 그만의 섬세한 표현과 감정, 깊은 감수성이 느껴지더라고요. 저 역시 이런 시도를 해본 적이 없어서 계성대군에 더 끌렸던 것 같아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유선호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2022.12.07 alice09@newspim.com |
작품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김혜수)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렸다. 그렇기에 유선호 또한 김혜수와 많은 호흡을 맞췄다. 특히 왕자들 중 남모를 비밀을 품고 있었기에 많은 감정을 쏟아내기도 했다.
"정말 좋은 부분에 대해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3부에서 엄마가 저에게 비녀를 주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은 사실 걱정을 조금 했거든요. '화는 안 내십니까?'라는 대사 후에 오롯이 감정으로만 표현을 해야 하는 장면이었어요. 당시에 제가 준비한 걸 믿고, 선배를 믿고 가자는 생각을 했는데 선배 덕분에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몰입할 수 있었고요. 16부에서도 '너는 거짓말로 연기하지 않고 진실 되게 해서 좋다'라는 말을 해주셨는데 그 말이 저한테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연기하는 모든 순간에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이번엔 여자를 꿈꾸는 왕자를 맡았지만, 이전 JTBC '언더커버'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한승구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조금은 쉬운 연기를 택할 수 있을 법 했으나 유선호는 "재미있어 보이니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유선호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2022.12.07 alice09@newspim.com |
"사실 캐릭터성이 짙은 걸 많이 해왔어요. 이게 다 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언더커버' 당시에도 다른 작품이랑 같이 오디션을 봤는데 승구라는 캐릭터가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택했거든요. 단순히 그게 전부였어요(웃음). 이번 '슈룹'도 제가 어필을 해서 만들어 낸 결과고요. 캐릭터를 봤을 때 느껴지는 힘이 있는데 그걸 표현하고, 다른 배우들과 주고받는 호흡이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준비 과정에서 분명 힘들고 괴로울 때도 있죠. 하지만 그걸 해냈을 때 오는 뿌듯함이 너무 커요."
2017년 웹드라마로 데뷔 후 많은 작품에 참여했던 것은 아니다. 아직 대중에게 '배우 유선호'의 이름을 알리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사실 처음엔 잘 모르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어요. 욕심나고 잘 하고 싶더라고요. 제가 맡은 캐릭터를 사랑해주시고 몰입해주는 분들께 상처를 드리고 싶지 않아요. 지금은 연기로 끝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죠. 하하.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5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지금처럼 연기를 대할 때 진정성있고 잘 하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 잘한다는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냥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