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큰 폭으로 상승했던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수요 변화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향후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가 나왔다.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시범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이한결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은 15일(현지시간) 홈페이지 등에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택시장 안정성과 구매 능력'보고서에서 역대 부동산 추세와 최근 주택 가격 간의 불일치, 단기 금리, 잠재 성장률과 실질 성장률의 격차 등을 바탕으로 주택 가격 위험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추산됐다고 밝혔다.
IMF는 지난 2021년 연말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 집값이 코로나 시작 전인 지난 2019년 말과 비교해 올해 말까지 10% 포인트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또 기준금리 인상까지 더하면 하락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 확대에 따른 주택 수요 확대, 낮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원 등의 이유로 아·태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국가별로 2019년 4분기에서 2021년 4분기 간 실질 주택 가격 변화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주택 가격 상승은 약 18% 정도로, 뉴질랜드, 호주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IMF는 "팬데믹 기간 아·태 지역 선진국에서의 가격 급등은 국가별 수요·공급 요소와 더불어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낮은 모기지 금리로 촉진됐다"며 "이로 인해 (역대 가격 추세 대비) 상당한 가격 불일치가 발생했고 일부 국가에서 5~20% 수준의 상당한 주택가격 하방 위험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1년 4분기를 기준으로 한국과 호주의 향후 4분기 주택 가격 성장은 팬데믹 시작 때(2019년 4분기)보다 약 10%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미국 등을 비롯해 각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추세에 따라 주택 가격하락 폭은 더 커질 가능성도 거론됐다.
IMF는 "이번 분석의 기반이 된 데이터는 대부분의 아태 국가에서 금리가 여전히 낮았던 2021년 4분기 것"이라면서 "고금리는 주택가격 상승을 낮추기 때문에 향후 금리 인상은 주택 가격의 하방 위험을 가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 가격 영향에 대해 "아·태 지역 선진국에서 3%포인트의 금리 인상은 향후 8분기(2년) 동안 주택 가격 상승을 5% 이상 낮출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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