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신용카드 해외 이용금액 8월과 비슷
엔저·방역 제한 해제에 여행 수요 급증한 덕분
카드사 실적에 긍정적 영향 전망…프로모션 활발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 여행 비성수기인 11월 카드사들의 해외 이용실적이 성수기인 8월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입국 제한 조치 등이 해제되면서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여행 수요가 폭증한 덕분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 비용 압박에 카드사들은 내년 수익성 악화가 예상됐던 만큼 해외 이용 증가가 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1일 여신금융협회의 월별 카드 이용실적에 따르면 카드사 9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NH농협)의 11월 개인 신용카드 이용실적(일시부+할부)은 1조1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1조136억원)보다 0.13% 증가한 수치다. 올해 1~11월 누적 이용금액은 9조2616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1693억원)보다 50.1% 늘었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에서 해외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2.03.25 mironj19@newspim.com |
통상 11월은 여행 비수기지만 성수기인 8월보다 이용금액이 늘어난 이유는 세계 각국이 해외 입국자의 격리 의무를 면제하는 등 방역 제한 조치를 해제하면서 여행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여행을 떠난 국민은 77만3480명으로 작년보다 521.8% 급증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달 예약된 패키지 여행 예약건수는 작년보다 353% 급증했고, 전달보다는 20% 늘었으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월보다 1%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엔화 약세로 다른 나라보다 부담이 적은 일본과 동남아시아로의 여행이 늘고 있다. G마켓이 올해 10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해외 항공권 판매량을 코로나19 이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오사카로의 항공권 판매량은 366%, 삿포로는 305%, 후쿠오카는 242%, 도쿄는 210%, 오키나와는 109% 급증했다.
이처럼 카드 해외 이용실적이 크게 늘면서 조달비용 부담에 수익성 악화가 예상됐던 카드사들이 숨통을 틜 수 있을지 주목된다. NH농협카드를 제외한 8개 카드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3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9%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이용금액은 늘었으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카드사들의 이자비용은 작년보다 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꺾인 점도 여행 수요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3원 내린 1289.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중앙은행(BOJ)이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은 영향을 받아 지난 6월 말 이후 약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됐으나 원달러 환율이 9~10월 1400원까지 치솟는 바람에 오히려 주춤했다"며 "최근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만큼 내년에는 유럽, 미국 등 장거리 여행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카드사들의 해외 부문 실적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진=하나카드] |
한편 최근 카드사들은 증가하는 해외 여행 수요에 발맞춰 여러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간편결제 시스템 삼성페이에 NH농협카드의 해외 현지 결제서비스를 오픈했다. 마스터카드와 제휴한 NH농협 개인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은 삼성페이 모바일 앱에서 해외 결제서비스를 신청 후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다. 하나카드는 하나투어와 함께 '여행은 여기서 하나봐' 공동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나투어 홈페이지 및 전국 공식인증예약센터를 통해 국내 및 해외여행 예약 시 하나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청구할인, 캐시백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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