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월 최대 5500대 팔았던 캐스퍼 올해 1월 3070대 판매 그쳐
동급 대비 비싼 가격이 발목..."가격 인하 필요" 목소리도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잘 나가던 국내 최초의 경형 SUV 캐스퍼가 판매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월간 최대 5000대를 넘기도 했던 판매량은 지난 1월에는 3070대까지 떨어졌다. 현대자동차도 캐스퍼 판매를 위해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물량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달 3070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월 대비 22.2% 판매량이 감소했다. 1년 전인 2022년 1월에는 3948대로 4000대 가까이 팔렸다.
캐스퍼 [사진= 현대차] |
판매량 부진으로 캐스퍼는 현대차 SUV 모델 순위에서도 하위권으로 내려왔다. 1년 전 캐스퍼보다 많이 팔린 SUV는 맏형인 팰리세이드밖에 없었다.
승용 모델까지 합쳐도 캐스퍼는 아반떼, 팰리세이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년 뒤인 지난 1월에는 그랜저, 아반떼, 팰리세이드, 투싼에 밀린 5위에 올랐다.
캐스퍼 판매량은 지난해 11월 5573대로 정점을 찍었다. 5573대는 지난 2021년 9월 캐스퍼가 출시된 이후 월간 최대 판매량이다. 이를 바탕으로 캐스퍼는 해당 기간 현대차 RV 모델 판매 1위, 승용과 합쳐도 아반떼에 이은 2위에 올랐다.
현대차도 캐스퍼 마케팅을 강화하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캐스퍼는 이달 말까지 '세일 페스타'라는 이름의 프로모션으로 최대 100만원 할인을 하고 있다.
전량 온라인 판매하는 캐스퍼는 홈페이지를 통해 즉시 할인 가능한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캐스퍼는 경차 임에도 풀옵션 기준 2000만원에 근접하는 높은 가격으로 비싸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현대차는 고객 선호 사양을 대거 반영한 '디 에센셜' 트림을 추가하는 한편 가격 자체를 할인해주는 프로모션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사진= 캐스퍼 홈페이지 캡쳐] |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은 올해 생산 목표를 4만5000대로 5만대인 지난해보다 5000대 줄였다.
이는 올해 11월 공장의 생산설비를 전기차로 전환하는데 그 기간 동안 공장 가동을 못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GGM은 내년부터 캐스퍼 전기차 모델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GGM 관계자는 "올해 연말에 전기차 설비 전환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해 생산 목표 계획을 지난해보다 줄였다"며 "전기차 설비 전환 후 내년 하반기에는 캐스퍼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캐스퍼의 부진과 함께 경차 시장도 주춤하고 있다. 캐스퍼를 제치고 지난 1월 경차 모델 중 판매 1위를 차지한 레이도 3585대로 전년 동월 대비 0.4% 판매량이 줄었다. 전월의 4309대와 비교하면 800대 가까이 줄었다.
기아 모닝은 1월 1813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8.2% 증가했지만 캐스퍼, 레이에 비하면 판매량이 많지 않다.
모닝과 함께 경차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한국지엠의 스파크는 창원공장이 신차 트랙스 크로스오버 생산으로 전환하면서 단산 후 재고 물량만 판매하고 있다. 스파크의 1월 판매 성적은 310대다.
경차 붐이 일기 위해서는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경차 붐이 다시 오기 위해서는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 국내 경차는 가성비적인 면에서 접근이 쉽지 않다"며 "각종 옵션을 넣고도 가격을 인하시켜 전체적인 매출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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