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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⑫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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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 주세요, 인권국가 속 극우정당 팽창의 역설

1991년 8월부터 그 다음 해 1월까지 11명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희생자의 공통점은 모두 이민자들이 레이저빔이 달린 소총에 저격 되었다는 점이었다. 레이저맨으로 명명된 범인이 체포된 후 계획적으로 이민자들만을 노린 계획범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웨덴은 충격에 빠졌다. 이민자들의 보복살인이 시작될 것이라는 공포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다르게 전개되었다.

"이민자가 없으면 스웨덴 사회는 정지합니다"

전국 이민자단체들이 스톡홀름 시내 광장에 1만 명이 모였다. '이민자 없이 스웨덴의 공장과 서비스 산업은 정지한다'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사브와 스카니아 자동차 공장 노동자들이 동조 표시로, 1시간 동안 작업장에서 생산을 중지시켰다. 카로린스카 병원에서도 간호사들의 동조 시위가 진행되었다. 1980년대부터 시작한 적극적 난민정책으로 스웨덴은 빠르게 다문화사회 접어들고 있었다. 1984년부터 1999년까지 스웨덴이 받아들인 난민 수는 34만4000명에 이른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스웨덴 난민정책의 시작은 베트남 전쟁의 보트피플과 연관이 있다. 1975년부터 1978년까지 속출한 베트남 전쟁 난민이 망망대해에 떠다니며 해적의 공격을 받고 여성유괴, 살인 등이 자행되었다. 각 국 마다 여론 눈치만 보면서 소극적으로 임하자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의 권고에 따라 서유럽 국가들이 쿼터제로 조금씩 받아들이며 해결되었다. UNHCR은 인권증진과 국제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1954년과 1981년 노벨상을 받았지만, 난민문제의 궁극적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이때부터 난민문제는 UN회의에서 본격적으로 주요 아젠다 중 하나로 떠올랐다.

스웨덴에서도 난민정책은 이때부터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채택되었다. 성평등, 장애인 평등, 만민의 평등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자 했던 당시 울로프 팔메(Olof Palme) 사민당 대표는 적극적 난민정책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1979년 발표한 이민정책의 기조는 적극적 난민수용정책, 스웨덴에 정착한 난민과 자녀들의 언어지원 정책, 소수자 권리 증진을 위한 교육 및 지원체계, 사회복지체제로의 포용,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을 위한 노동교육 및 언어교육, 주택지원 등 다양한 지원정책으로 외국인들이 스웨덴 사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고자 제안했다(사민당 이민정책 법안. Motion 1979/80:1030).

사진설명 : 이민자 없이는 의료서비스가 멈추게 됩니다. 3명 중 10명의 의사는 이민자 출신입니다. 스웨덴자유당(극우정당)이 더 큰 입김을 내게 된다면 스웨덴 의료보건분야는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세요. 유럽의회 선거 운동 벽보

소련의 해체와 동유럽의 자유화, 유고슬라비아 내전으로 이어 지면서 적극적 난민수용 정책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유고슬라비아 전쟁과 연이은 코소보 전쟁으로 난민이 증가하자 스웨덴은 보다 효율적으로 정치 망명객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위해 각 국 스웨덴 대사관과 영사관에 망명상담소를 운영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한 해 평균 1만 명 대 수준에서 1989년부터 3만 명 수준으로 늘어났고 1992년에는 8만4000명의 난민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1992년 한 해 동안 유고슬라비아에서만 6만9000명의 난민이 스웨덴에 도착했다.

1990년대 기간 동안 국가 해체 후 스웨덴에 둥지를 튼 유고슬라비아 난민 수는 총 14만2000명을 기록했다.
1980년부터 1999년까지 20년 동안 스웨덴에서 새 삶을 시작한 이민자는 35만4000명에 이른다. 1980년 발발해 5년간 지속된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수많은 정치 망명객이 속출했다. 이 때 이라크에서 3만1000명, 이란에서 3만7000명의 정치망명 신청을 승인했다. 1980년대 레바논 내전에서 대거 쏟아져 나온 정치 망명객 중 1만2000명이 스웨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1990년대 초 시작된 소말리아 내전에서도 스웨덴은 적극적으로 난민들을 수용했다. 1973년 아옌데 정권을 몰아내고 집권한 피노체트 집권 초 2만7000명의 정치범 사형 집행과 고문 등으로 수많은 사람이 망명의 길을 택했다. 이 때 스웨덴을 선택한 칠레 지식인이 1만 2천명에 이른다. 이렇게 스웨덴에 새로 둥지를 튼 35만 명의 2세대, 3세대들이 스웨덴의 사회의 각처에서 활동한다. 주로 식당, 서비스 업종에 종사한다. 하지만 의료계에서 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다. 의사 비율은 현재 30퍼센트가 이민자 출신이다.

적극적 난민 개방정책은 민주국가의 의무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국제 정세는 더욱 불안해졌다. 국지전과 내전의 증가,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독재체제의 붕괴와 새로운 독재정부의 등장으로 탈출을 제외하고는 생명을 보전할 수 없었던 정치망명객의 수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유럽으로 향하는 보트피플의 고난이 시작되었다. Eurostat 통계를 보면 2014년과 2015년 사이 동안만 유럽에 망명을 신청한 난민 규모는 31만6590명에 이르렀다. 그 중 스웨덴에 16만 명이 망명을 신청했다.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알바니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에리트레아 등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내전, 자연재해, 정치탄압 등 다양한 원인으로 망명을 신청한 경우다. 그 중에서 2014년 스웨덴에 정착한 시리아 망명객은 3만 명, 2015년에는 5만 명에 이른다.

아프리카 난민들은 유럽에 이르기 위해 지중해를 통해 이태리, 그리스, 스페인 등으로 향한다. 하지만 UN 이민국제기구를 보면 2015년 기간 동안 배의 침몰이나 전복으로 사망한 숫자가3,771명으로 추산된다. 현지 브로커들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작은 배에 너무 많은 난민을 실어 전복하기도 하고, 싼 가격의 불량 고무 구명보트 등도 사용되면서 침몰하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2015년 9월 2일, 투르키에 해안에서 파도에 밀려 와 앞으로 엎어진 채 숨을 거둔 3세 아이의 사진 한 장은 전 세계를 오열하게 했다.

난민, 전쟁고아, 보트피플 등 국제분쟁이나 자연재해 그리고 내전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피난민을 각국이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을 다루는 '보호 의무(Responsibility to protect, 이하 RTP)' 개념이 있다. 이 개념은 모든 국가가 인도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국제규범에 속한다. 1994년 후투족에 의해서 소수민족 투찌족 80만이 희생된 르완다 대학살, 1만2000명의 학살과 3300명의 실종으로 점철된 코소보 사태 이후 더 이상 인류의 대학살과 살생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과 함께 국제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2005년 당시 UN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의 주도 하에 UN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개념이다. 모든 주권국가들은 자국 국민의 보호를 주된 목적으로 하고, 한 국가가 이 임무에 실패했을 때 국제사회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함께 그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는다.

이 RTP 개념은 1958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개발원조의 목표와 함께 모든 OECD 국가의 인권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197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얀 틴베르겐(Jan Tinbergen)의 제안으로 국내총생산의 0.75퍼센트를 부자국가들이 개발도상국의 원조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것이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의 개념이다. 이후 OECD 국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가 1969년 0.7퍼센트로 확정한 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1993년부터는 국내총생산(GDP)이 아닌 국내총수입 (GNI)으로 대체된 것을 제외하고 이 목표치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유엔과 OECD에 동시에 가입되어 있는 국가들은 RTP와 0.7퍼센트 ODA 목표를 존중하는 의무를 가진다는 권고를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셈이다. 스웨덴은 이 두 가지 목표를 적극 실천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2021년 DAC의 ODA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동안 국제원조 기금이 대폭 축 되어 스웨덴은 0.91퍼센트로 세계3위를 차지하고 있다(한국은 2021년 GNI의 0.16퍼센트를 국제원조 기금으로 사용한다).

인권정책의 확대와 극우정당들의 약진

'RTP와 ODA 목표라는 국제적 책임과 의무를 존중하고 인권정책을 실천하면서 국내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민자가 빠르게 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는 이민자들의 끊임없는 무임승차의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높은 실업률과 사회 비용의 증가, 낮은 정치참여 수준, 그리고 이민자 범죄율의 증가 등도 다문화 사회의 문제로 부각되었다. 국내출생자와 외국출생자의 실업률은 각각 5.4퍼센트와 19.5퍼센트의 격차를 보인다. 전국적으로 7퍼센트의 실업률이 나타나지만 외국출생자들이 군집해 있는 지역에서는 38퍼센트가 기초생활지원금으로 의존하는 실업자다. 이 같은 추세는 전국적으로 이민자 출신의 비율이 높을수록 확연히 나타난다. 가파른 범죄 발생률도 이민자와 관련이 높다. 2000년부터 2015년 기간 동안 발생한 성범죄의 60퍼센트가 이민자 가정의 2세대 혹은 3세대 자녀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어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극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극우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의 원인은 난민 정책에 있다고 정치화하기 시작했다.

스웨덴 민주당 대표인 지미 오케손(Jimmi Åkesson)은 2020년 국제난민들의 난민캠프를 제공하고 있는 그리스, 불가리아, 터키 국경지대에서 정치망명 절차를 밟고 있는 난민들에게 팜플렛을 나눠주며 캠페인을 펼쳤다. 이 모습은 스웨덴 일간지와 SNS를 통해 생생하게 중계되었다. 팸플릿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스웨덴은 만원 상태 입니다. 우리나라에 오지 말아 주세요. (여러분께) 더 이상 현금과 주택을 제공해 드릴 수 없습니다."

그날 오케손의 트위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우리는 2015년의 대혼란을 기억합니다.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합니다."

스웨덴 민주당은 현재 사민당에 이어 20.1퍼센트로 제2당의 위치에 올라 있다. 범죄율이 높아 질수록 전국에서 이민자 범죄 조직단이 연루된 총기범죄와 폭력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극우정당의 지지자는 더 많아진다. PTR 정책을 적극 실천하며 2000년대에만 74만 명의 난민을 받아 들였고, 1980년대와 1990년대 35만 명에게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준 스웨덴이었지만 국내적으로는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활짝 열어 주세요

2014년 프레드릭 라인펠트(Fredrik Reinfeldt) 당시 스웨덴 총리는 스웨덴 국민들에게 인도적 난민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하면서 총선 전 유권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우리나라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분연히 일어나 개방했던 나라였음을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1990년대 초 발칸반도에서 탈출했던 숫자만큼의 난민들이 현재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저는 스웨덴 국민들께 인내심을 보여 주실 것을 요청 합니다. 삶의 위협으로부터 엄청난 심적 부담을 안고 자유와 생존을 위해 유럽으로 향하고 있는 난민들을 위해 여러분의 마음을 활짝 열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2014-8-16, Normalmstorg 연설 발췌)."

이 연설은 그렇지 않아도 범죄증가 문제를 활용해 정치적으로 세력을 키워 나가고 있었던 극우당 스웨덴 민주당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2014년 9월 선거에서 극우정당의 역공은 라인펱트 총리의 재집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적극적 난민정책 수행과 국제원조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범죄율, 실업률, 사회비용의 증가가 함께 오버랩 되면서 이 연설은 보수당에게 역공의 구실을 허용한 셈이다.

하지만 1984년 록그룹 유럽(Europe)이 부른 '여러분의 마음을 여세요' 노래 제목과 오버랩 되는 이 연설로 라인펠트는 국제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국민을 향한 용기 있는 연설은 세계의 난민들에게는 큰 위로의 말이 되었고,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들에게는 난민들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RTP를 실천하고 국경을 개방하라는 강력한 경종의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세계 선도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지도자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를 보여 준 덕목이다. 자신의 연설이 정권획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예상하면서도 세계의 난민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를 보여준 점, 점점 국수주의적 성향으로 기울어가는 국민들에게 국제적 연대에 더 눈을 떠 달라고 호소한 점, 삶의 터전과 미래를 잃고 좌절하고 있을 난민들에게 많은 희망을 주었다는 점, 주권국가의 RTP 의무를 몸소 실천했다는 점, 그리고 그 다음 해 2015년 16만 명의 난민들에게 스웨덴으로 향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다는 점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인권국가에서 친인권정책을 펼치면 펼칠수록 국내에서는 극우파의 약진을 목도하게 되는 현 상황은 아이러니이자 또 하나의 패러독스인 셈이다.

주권국가들의 국제정치적 책임성을 강조한 그의 연설은 미래에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 확실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지도자들을 더 많이 배출시킬 수 있을지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깊은 고민을 한 번 쯤은 해 보아야 한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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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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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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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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