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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⑫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기사입력 : 2023년02월28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3월29일 08:09

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 주세요, 인권국가 속 극우정당 팽창의 역설

1991년 8월부터 그 다음 해 1월까지 11명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희생자의 공통점은 모두 이민자들이 레이저빔이 달린 소총에 저격 되었다는 점이었다. 레이저맨으로 명명된 범인이 체포된 후 계획적으로 이민자들만을 노린 계획범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웨덴은 충격에 빠졌다. 이민자들의 보복살인이 시작될 것이라는 공포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다르게 전개되었다.

"이민자가 없으면 스웨덴 사회는 정지합니다"

전국 이민자단체들이 스톡홀름 시내 광장에 1만 명이 모였다. '이민자 없이 스웨덴의 공장과 서비스 산업은 정지한다'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사브와 스카니아 자동차 공장 노동자들이 동조 표시로, 1시간 동안 작업장에서 생산을 중지시켰다. 카로린스카 병원에서도 간호사들의 동조 시위가 진행되었다. 1980년대부터 시작한 적극적 난민정책으로 스웨덴은 빠르게 다문화사회 접어들고 있었다. 1984년부터 1999년까지 스웨덴이 받아들인 난민 수는 34만4000명에 이른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스웨덴 난민정책의 시작은 베트남 전쟁의 보트피플과 연관이 있다. 1975년부터 1978년까지 속출한 베트남 전쟁 난민이 망망대해에 떠다니며 해적의 공격을 받고 여성유괴, 살인 등이 자행되었다. 각 국 마다 여론 눈치만 보면서 소극적으로 임하자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의 권고에 따라 서유럽 국가들이 쿼터제로 조금씩 받아들이며 해결되었다. UNHCR은 인권증진과 국제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1954년과 1981년 노벨상을 받았지만, 난민문제의 궁극적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이때부터 난민문제는 UN회의에서 본격적으로 주요 아젠다 중 하나로 떠올랐다.

스웨덴에서도 난민정책은 이때부터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채택되었다. 성평등, 장애인 평등, 만민의 평등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자 했던 당시 울로프 팔메(Olof Palme) 사민당 대표는 적극적 난민정책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1979년 발표한 이민정책의 기조는 적극적 난민수용정책, 스웨덴에 정착한 난민과 자녀들의 언어지원 정책, 소수자 권리 증진을 위한 교육 및 지원체계, 사회복지체제로의 포용,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을 위한 노동교육 및 언어교육, 주택지원 등 다양한 지원정책으로 외국인들이 스웨덴 사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고자 제안했다(사민당 이민정책 법안. Motion 1979/80:1030).

사진설명 : 이민자 없이는 의료서비스가 멈추게 됩니다.

3명 중 10명의 의사는 이민자 출신입니다. 스웨덴자유당(극우정당)이 더 큰 입김을 내게 된다면 스웨덴 의료보건분야는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세요.

유럽의회 선거 운동 벽보

소련의 해체와 동유럽의 자유화, 유고슬라비아 내전으로 이어 지면서 적극적 난민수용 정책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유고슬라비아 전쟁과 연이은 코소보 전쟁으로 난민이 증가하자 스웨덴은 보다 효율적으로 정치 망명객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위해 각 국 스웨덴 대사관과 영사관에 망명상담소를 운영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한 해 평균 1만 명 대 수준에서 1989년부터 3만 명 수준으로 늘어났고 1992년에는 8만4000명의 난민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1992년 한 해 동안 유고슬라비아에서만 6만9000명의 난민이 스웨덴에 도착했다.

1990년대 기간 동안 국가 해체 후 스웨덴에 둥지를 튼 유고슬라비아 난민 수는 총 14만2000명을 기록했다.
1980년부터 1999년까지 20년 동안 스웨덴에서 새 삶을 시작한 이민자는 35만4000명에 이른다. 1980년 발발해 5년간 지속된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수많은 정치 망명객이 속출했다. 이 때 이라크에서 3만1000명, 이란에서 3만7000명의 정치망명 신청을 승인했다. 1980년대 레바논 내전에서 대거 쏟아져 나온 정치 망명객 중 1만2000명이 스웨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1990년대 초 시작된 소말리아 내전에서도 스웨덴은 적극적으로 난민들을 수용했다. 1973년 아옌데 정권을 몰아내고 집권한 피노체트 집권 초 2만7000명의 정치범 사형 집행과 고문 등으로 수많은 사람이 망명의 길을 택했다. 이 때 스웨덴을 선택한 칠레 지식인이 1만 2천명에 이른다. 이렇게 스웨덴에 새로 둥지를 튼 35만 명의 2세대, 3세대들이 스웨덴의 사회의 각처에서 활동한다. 주로 식당, 서비스 업종에 종사한다. 하지만 의료계에서 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다. 의사 비율은 현재 30퍼센트가 이민자 출신이다.

적극적 난민 개방정책은 민주국가의 의무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국제 정세는 더욱 불안해졌다. 국지전과 내전의 증가,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독재체제의 붕괴와 새로운 독재정부의 등장으로 탈출을 제외하고는 생명을 보전할 수 없었던 정치망명객의 수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유럽으로 향하는 보트피플의 고난이 시작되었다. Eurostat 통계를 보면 2014년과 2015년 사이 동안만 유럽에 망명을 신청한 난민 규모는 31만6590명에 이르렀다. 그 중 스웨덴에 16만 명이 망명을 신청했다.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알바니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에리트레아 등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내전, 자연재해, 정치탄압 등 다양한 원인으로 망명을 신청한 경우다. 그 중에서 2014년 스웨덴에 정착한 시리아 망명객은 3만 명, 2015년에는 5만 명에 이른다.

아프리카 난민들은 유럽에 이르기 위해 지중해를 통해 이태리, 그리스, 스페인 등으로 향한다. 하지만 UN 이민국제기구를 보면 2015년 기간 동안 배의 침몰이나 전복으로 사망한 숫자가3,771명으로 추산된다. 현지 브로커들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작은 배에 너무 많은 난민을 실어 전복하기도 하고, 싼 가격의 불량 고무 구명보트 등도 사용되면서 침몰하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2015년 9월 2일, 투르키에 해안에서 파도에 밀려 와 앞으로 엎어진 채 숨을 거둔 3세 아이의 사진 한 장은 전 세계를 오열하게 했다.

난민, 전쟁고아, 보트피플 등 국제분쟁이나 자연재해 그리고 내전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피난민을 각국이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을 다루는 '보호 의무(Responsibility to protect, 이하 RTP)' 개념이 있다. 이 개념은 모든 국가가 인도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국제규범에 속한다. 1994년 후투족에 의해서 소수민족 투찌족 80만이 희생된 르완다 대학살, 1만2000명의 학살과 3300명의 실종으로 점철된 코소보 사태 이후 더 이상 인류의 대학살과 살생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과 함께 국제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2005년 당시 UN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의 주도 하에 UN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개념이다. 모든 주권국가들은 자국 국민의 보호를 주된 목적으로 하고, 한 국가가 이 임무에 실패했을 때 국제사회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함께 그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는다.

이 RTP 개념은 1958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개발원조의 목표와 함께 모든 OECD 국가의 인권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197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얀 틴베르겐(Jan Tinbergen)의 제안으로 국내총생산의 0.75퍼센트를 부자국가들이 개발도상국의 원조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것이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의 개념이다. 이후 OECD 국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가 1969년 0.7퍼센트로 확정한 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1993년부터는 국내총생산(GDP)이 아닌 국내총수입 (GNI)으로 대체된 것을 제외하고 이 목표치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유엔과 OECD에 동시에 가입되어 있는 국가들은 RTP와 0.7퍼센트 ODA 목표를 존중하는 의무를 가진다는 권고를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셈이다. 스웨덴은 이 두 가지 목표를 적극 실천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2021년 DAC의 ODA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동안 국제원조 기금이 대폭 축 되어 스웨덴은 0.91퍼센트로 세계3위를 차지하고 있다(한국은 2021년 GNI의 0.16퍼센트를 국제원조 기금으로 사용한다).

인권정책의 확대와 극우정당들의 약진

'RTP와 ODA 목표라는 국제적 책임과 의무를 존중하고 인권정책을 실천하면서 국내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민자가 빠르게 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는 이민자들의 끊임없는 무임승차의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높은 실업률과 사회 비용의 증가, 낮은 정치참여 수준, 그리고 이민자 범죄율의 증가 등도 다문화 사회의 문제로 부각되었다. 국내출생자와 외국출생자의 실업률은 각각 5.4퍼센트와 19.5퍼센트의 격차를 보인다. 전국적으로 7퍼센트의 실업률이 나타나지만 외국출생자들이 군집해 있는 지역에서는 38퍼센트가 기초생활지원금으로 의존하는 실업자다. 이 같은 추세는 전국적으로 이민자 출신의 비율이 높을수록 확연히 나타난다. 가파른 범죄 발생률도 이민자와 관련이 높다. 2000년부터 2015년 기간 동안 발생한 성범죄의 60퍼센트가 이민자 가정의 2세대 혹은 3세대 자녀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어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극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극우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의 원인은 난민 정책에 있다고 정치화하기 시작했다.

스웨덴 민주당 대표인 지미 오케손(Jimmi Åkesson)은 2020년 국제난민들의 난민캠프를 제공하고 있는 그리스, 불가리아, 터키 국경지대에서 정치망명 절차를 밟고 있는 난민들에게 팜플렛을 나눠주며 캠페인을 펼쳤다. 이 모습은 스웨덴 일간지와 SNS를 통해 생생하게 중계되었다. 팸플릿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스웨덴은 만원 상태 입니다. 우리나라에 오지 말아 주세요. (여러분께) 더 이상 현금과 주택을 제공해 드릴 수 없습니다."

그날 오케손의 트위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우리는 2015년의 대혼란을 기억합니다.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합니다."

스웨덴 민주당은 현재 사민당에 이어 20.1퍼센트로 제2당의 위치에 올라 있다. 범죄율이 높아 질수록 전국에서 이민자 범죄 조직단이 연루된 총기범죄와 폭력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극우정당의 지지자는 더 많아진다. PTR 정책을 적극 실천하며 2000년대에만 74만 명의 난민을 받아 들였고, 1980년대와 1990년대 35만 명에게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준 스웨덴이었지만 국내적으로는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활짝 열어 주세요

2014년 프레드릭 라인펠트(Fredrik Reinfeldt) 당시 스웨덴 총리는 스웨덴 국민들에게 인도적 난민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하면서 총선 전 유권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우리나라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분연히 일어나 개방했던 나라였음을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1990년대 초 발칸반도에서 탈출했던 숫자만큼의 난민들이 현재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저는 스웨덴 국민들께 인내심을 보여 주실 것을 요청 합니다. 삶의 위협으로부터 엄청난 심적 부담을 안고 자유와 생존을 위해 유럽으로 향하고 있는 난민들을 위해 여러분의 마음을 활짝 열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2014-8-16, Normalmstorg 연설 발췌)."

이 연설은 그렇지 않아도 범죄증가 문제를 활용해 정치적으로 세력을 키워 나가고 있었던 극우당 스웨덴 민주당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2014년 9월 선거에서 극우정당의 역공은 라인펱트 총리의 재집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적극적 난민정책 수행과 국제원조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범죄율, 실업률, 사회비용의 증가가 함께 오버랩 되면서 이 연설은 보수당에게 역공의 구실을 허용한 셈이다.

하지만 1984년 록그룹 유럽(Europe)이 부른 '여러분의 마음을 여세요' 노래 제목과 오버랩 되는 이 연설로 라인펠트는 국제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국민을 향한 용기 있는 연설은 세계의 난민들에게는 큰 위로의 말이 되었고,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들에게는 난민들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RTP를 실천하고 국경을 개방하라는 강력한 경종의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세계 선도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지도자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를 보여 준 덕목이다. 자신의 연설이 정권획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예상하면서도 세계의 난민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를 보여준 점, 점점 국수주의적 성향으로 기울어가는 국민들에게 국제적 연대에 더 눈을 떠 달라고 호소한 점, 삶의 터전과 미래를 잃고 좌절하고 있을 난민들에게 많은 희망을 주었다는 점, 주권국가의 RTP 의무를 몸소 실천했다는 점, 그리고 그 다음 해 2015년 16만 명의 난민들에게 스웨덴으로 향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다는 점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인권국가에서 친인권정책을 펼치면 펼칠수록 국내에서는 극우파의 약진을 목도하게 되는 현 상황은 아이러니이자 또 하나의 패러독스인 셈이다.

주권국가들의 국제정치적 책임성을 강조한 그의 연설은 미래에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 확실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지도자들을 더 많이 배출시킬 수 있을지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깊은 고민을 한 번 쯤은 해 보아야 한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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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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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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