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적자…반도체·중국 수출 동반 부진
2월 경상 적자 가능성…상반기44억달러 적자
원화 환율 1327.2원까지 오르기도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지난 1월 경상수지가 4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외환시장 불안 요인이 쌓이고 있다. 돌아온 '킹달러'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역대 최대 규모 경상수지 적자 소식까지 더해지며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45억2000만달러 적자였다. 통계를 작성한 1980년 이후 가장 큰 적자 규모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경상수지는 67억6000만달러 줄었다.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는 수출 부진 영향이 컸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는 1년 전과 비교해 90억달러 감소한 74억6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상품수지는 4개월 연속 적자다. 수출(480억달러)이 지난해 1월보다 83억5000만달러 준 영향이 컸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반도체(-43.4%), 철강제품(-24%), 화학공업제품(-18.6%)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31.4%)과 동남아(-27.9%) 수출이 줄었다. 반면 수입은 554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1월보다 6억2000만달러 늘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상품수지 기초 자료인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1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며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 부진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보나 인턴기자 =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431.91)보다 12.82포인트(0.53%) 내린 2419.09에 거래를 종료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13.95)보다 4.73포인트(0.58%) 하락한 809.22에 장을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21.4원)보다 0.8원 상승한 1322.2원에 마감했다. 2023.03.09 anob24@newspim.com |
문제는 경상수지 적자 행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2월 경상수지도 적자가 예상된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적자 44억달러를 전망했다.
이동원 금융통계부장은 "2월에는 반도체는 부진하나 다른 품목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했다"며 "2월 경상수지는 균형 수준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장은 "한은 전망에는 1월 무역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2~3월 주요 지표 흐름을 보면 전망 경로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적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한국경제에 악재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상황을 고착화시킬 수 있어서다.
경상수지는 쉽게 말해 국제 교역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의미하는데 경상수지가 적자이면 소득은 줄고 대외부채가 늘어나 원금과 상환 이자 부담이 커진다. 이는 국가 전체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외국 자본 유출을 증폭시킨다. 급격한 외국 자본 유출은 원/달러 환율 급등을 초래한다.
실제로 역대 최대 규모 경상수지 적자 소식이 전해지자 원/달러 환율은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3원 오른 1325.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한 때 1327.2원까지 올랐다가 오전 10시40분 현재 1325.4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전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은 "경상수지 적자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고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라며 "환율이 올라 원자재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으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올려야 할 수도 있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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