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스위스프랑 차입 계획
미 재무부 위험 노출 점검
은행권 리스크 헤지 잰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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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부상한 크레디트 스위스(CS)와 스위스 감독 당국은 위기 상황의 확산을 진화하는 데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3월15일(현지시각) 미국 CNN을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중앙은행이 필요할 경우 CS에 유동성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CS는 스위스 국립은행(중앙은행)으로부터 500억 스위스 프랑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발표했다.
[CS 쇼크] 글싣는 순서
1. SVB 사태와 차원이 다르다, 문제의 본질은
2. 위기 뇌관은 재무 부실, 얼마나 심각한가
3. 돈줄 확보에 사활, 위기 전염 막을 수 있나
4. 흉흉한 금융시장 '전망도 흐림' 돌파구 있나
대형 은행에 대한 중앙은행의 자금 지원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발생하지 않았던 일이다.
유동성 위기가 일파만파 확산,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은행 측의 입장이다.
크레디트 스위스(CS) [사진=블룸버그] |
우선 급한 자금줄을 확보해 핵심 비즈니스의 정상적인 운영을 꾀하고, 고객 자금 이탈을 차단하는 한편 투자자 심리를 개선시킨다는 복안이다.
중앙은행으로부터 자금 차환과 별도로 CS는 대규모 채권 매입을 통해 부채 규모와 이자 비용 부담을 축소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달러화 표시 채권과 유로화 표시 채권을 각각 25억달러와 5억유로(5억2900만달러) 규모로 사들인다는 얘기다.
국채시장 변동성 크게 확대 [자료=팩트셋] |
이와 별도로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은 CS가 엄격한 자본 및 유동성 규정을 충족시키고 있다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불거진 CS 사태가 2008년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위기 상황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은행권도 CS와 거리 두기에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BNP 파리바는 CS를 거래 상대방으로 하는 모든 파생 상품 거래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금융권과 감독 당국 역시 CS에 대한 위험 노출을 축소하는 데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JP모간(JPM)과 뱅크오브아메리카(BAC), 씨티그룹(C) 등 대형 은행의 CS 노출 규모를 점검하고 있다.
루프 캐피탈 애셋 매니지먼트의 스콧 킴벌 채권 담당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SVB와 달리 CS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구조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은행"이라며 "은행 섹터의 주가는 물론이고 신용시장 전반으로 리스크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의 구루들 사이에서도 암울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일명 '닥터 둠'으로 통하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구제하기에는 CS가 너무 거대하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 서한을 통해 은행권 위기가 앞으로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사태의 뿌리는 십 수 년 전 극심한 저금리와 값싼 유동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진단이다.
헤지펀드 업체 브리지워터 어소시어츠의 레이 달리오 대표 역시 SVB와 CS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전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금융위기가 본격화될 경우 주요국 경제의 경착륙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