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탄산리튬 생산 업계가 가격 급락에 울상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리튬 수요 역시 감소한 것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난해 가파른 가격 상승세에 주요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 능력을 확대한 것도 생산과잉에 따른 가격 급락을 부추겼다.
16일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은 리튬 생산 업체들이 재고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창고마다 원자재가 쌓여 있지만 최근 수개월 간 판매처를 찾을 수 없었다는 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전하며, 가격의 어디까지 떨어질 것인지 알 수 없는 만큼 저점을 기다리는 관망세가 짙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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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물 컨설팅 업체 상하이강롄(上海鋼聯) 자료에 따르면 이달 13일 중국 내 탄산리튬 가격은 t당 7000위안(약 133만원) 하락하며 t당 35만 5000위안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9일 t당 56.7만 위안으로 60만 위안에 임박했던 것과 비교해 50%가량 급락한 것이다.
중국 내 탄산리튬 가격은 2020년 말까지만 해도 t당 5만 위안 수준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신에너지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2021년부터 차량용 배터리 재료인 탄산리튬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해 중국의 신에너지차 생산량과 판매량은 각각 705만 8000대, 688만 7000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9%, 93.4% 증가한 것이다.
신에너지차 시장이 향후 수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주요 생산 업체들은 차량용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중국 '배터리왕' 닝더스다이(CATL·300750)와 흔왕달전자(300207), 이브에너지(300014) 등 모두 100억 위안 규모의 차량용 배터리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중국 유색금속공업협회 리튬분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탄산리튬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가량 증가한 40만 t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생산량은 증가한 반면 신에너지차 수요 성장세는 둔화하면서 탄산리튬 가격 하락을 촉발했다. 리튬 가격이 단기간의 급등 뒤 이성적 수준을 되찾아가는 과정이지만 소수의 대형 업체들을 제외한 중소형 업체들은 대거 퇴출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900만 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같은 증가폭은 지난해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한 것이다.
[사진=중국유색금속공업협회 리튬분회] 중국 2022년 탄산리튬 생산량(빨간막대: 생산량, 파란막대: 생산능력, 동그라미: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 |
샤먼(夏門)대학교 관리학원 중국에너지정책연구원의 창린보(長林伯) 원장은 지금의 리튬 배터리 업계는 십여년 전의 태양광 및 태양열 에너지 업계와 비슷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경기가 좋을 때 대량의 자금과 업체들이 몰려들며 생산과잉과 악성 경쟁을 초래하고 그 결과 가격이 급락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시(江西) 신에너지과학기술직업학원 신에너지차기술연구원 장샹(張翔) 원장은 "차량용 배터리 원자재 생산과잉은 투자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규모가 작고 기술수준이 낮은 공급 업체들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탄산리튬 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과학원 어우양밍가오(歐陽明高) 원사는 앞서 올해 하반기 탄산리튬 가격이 t당 35만~40만 위안선을 회복하겠지만 합리적인 가격대는 t당 30만~40만 위안이라고 말했다.
일선 업계의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중소 업체 관계자들은 매체에 연말까지 t당 30만 위안 아래로 떨어지거나 심지어는 t당 20만 위안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수요 부진 및 가격 둔화는 주요 '리튬 테마주' 주가에 악재가 됐다. 강봉리튬(002460)과 천제리튬(002466) 등은 현재 2022년 4월 저점까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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