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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⑲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기사입력 : 2023년03월23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3월29일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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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국민 의식의 대전환, 우리 안에 숨은 긍정의 인자를 깨우자

어릴 때부터 독립적 사고를 배우는 아이들

평상시 집 주위를 산책하다 보면 자전거나 어린이용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면서 손을 흔들어 주는 아이들을 만난다. 담장이 없는 단독 주택에 살다 보니 많은 동네 꼬마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그 때 알게 된 아이들이다.

1년에 봄과 가을 한 번씩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아이들과 여름에 깜짝 방문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봄에는 부활절, 가을에는 할로윈 때다. 기발한 발상으로 만든 복장과 얼굴을 칠하고 4~5명이 함께 동네 집을 돈다.

이럴 때는 주로 구디스(Godis, 사탕, 젤리, 초콜릿 등)를 준비해 놓고 있다가 내미는 바구니에 조금씩 집어넣어 주면 된다. 여름에도 한 번씩 불쑥 찾아 올 때가 있다. 이때는 겨울 용품 등을 주로 우편 판매한다. 양말, 커피, 어떨 때는 직접 구운 빵, 과자 등 직접 물건을 가지고 올 때도 많다. 과자와 빵은 두세 집 엄마들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본인들이 직접 구웠다고 자랑한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아이들이 찾아 올 때마다 물어본다. "누가 시켜서 하는 거니?" 바로 손을 내저으며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구입하거나 스포츠 클럽활동 해외전지훈련 비용을 벌고 싶어서 한다고 했다. 구디스를 받아 가면 부활절과 할로윈 파티 때 가족과도 먹고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는다고 했다. 구디스를 사 줄 것을 벌어 왔으니 대신 용돈으로 받는다고 한다. 용돈은 모아서 어디다 쓸 계획이냐고 물어보면 핸드폰이 낡아서 돈을 모아 살 거라고 한다. 어떤 아이는 전자손목시계를 사기 위해 저축한다고 했다. 5월에 방문하는 아이들은 주로 해외 여름 캠프를 준비하기 위해서 방문한다. 팀별로 나눠 3~5명이 함께 방문한다. 공산품 보다는 이윤이 더 남기 때문에 직접 구운 빵이나 과자를 가지고 와 판매하기도 한다. 시중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아이들의 정성과 바로 구운 빵이라 따끈따끈해 3~4개 정도 구입해 준다. 이 아이들에게도 처음 했던 질문을 던지면 똑같은 답이 돌아온다. 자발적으로 캠프참가비도 벌고 혹시 남으면 축구화나 운동복을 구입한다고 했다. 어린이들의 나이는 8살부터 15살까지 다양했다. 어린 나이 때부터 자립적 정신, 노동과 소득이라는 경제개념을 가르치는 부모의 마음을 함께 읽는다.

잉바르 캄프라드가 IKEA를 일군 배경

이케아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의 자서전을 읽은 적이 있다. 시골마을 엘림타뤼드(Elmtaryd)에 정착한 독일 이민가족의 후손이다. 이 마을은 스웨덴에서 가장 산림이 많고, 농작지가 넓어 스웨덴의 농업중심지역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캄프라드는 어릴 적 저금해 놓았던 용돈으로 성냥갑을 몇 십 개를 싸게 구입해 한 통씩 판매하거나, 집에서는 하나씩 불을 지피며 다른 가족들에게 돈을 받았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담배를 피우실 때, 엄마가 아침 식사준비를 위해 불을 지필 때 성냥불을 켜 주고 1원씩 받는 식이었다. 당시 스웨덴은 성냥이 최대 수출산업 제품 이었고 공장은 캄프라드가 살던 지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가족 어른들의 잔심부름, 자동차 청소, 집안 청소 등을 할 때마다 가족은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다고 한다. 캄프라드는 10대 때 매일 아침 우유, 신문, 광고지 배달을 통해 이미 상당한 금액을 저축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직접 돈을 벌며 노동과 돈의 의미, 저축을 통한 자금획득의 방법, 청년 사업의 꿈을 꿀 수 있었고 직접 모은 돈은 종자돈이 되었다고 그는 적고 있다. 그의 집이 속한 교구 이름은 아군나뤼드(Agunaryd)다. 자신의 이름과 마을, 교구의 앞 자를 따 IKEA가 탄생했다. 이 시골구석에서 세계적 기업이 태어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출처=이케아(IKEA)홈페이지>

우리 안에 숨은 긍정의 인자

우리 국민은 약자를 도와주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애민과 긍휼의 인자를 갖고 있다. 태안 앞 바다 폐유로 오염된 갯벌 살리기에 참여한 국민정신을 생각해 보자.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없었다면 20년이 지나도 오염된 해안이 다시 회복 될 수 없다고 환경오염 전문가들은 예측했지만, 전국에서 123명만이 주말을 반납하고 몰려들어 1년 내에 기름기가 거의 제거되었고, 10년 만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경관보호지역(카테고리V)에서 국립공원(카테고리II)으로 승격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도로 주행 중 용달차에서 쏟아진 페트병을 함께 치우는 시민들을 보라. 지난 가던 시민들, 차를 몰던 운전자들도 모두 멈추고 하루 종일 치워도 못했을 청소를 1시간 내에 해치우는 시민정신을. 2002년 월드컵 4강 때 온 국민이 빨간 물결을 만들며 하나가 된 느낌을 다시 소환해 보자. 우리 민족의 인자에는 슬픔을 함께 나누고, 함께 기뻐해 주며, 함께 나서 외세를 물리친 포용성과 독립성이 면면이 이어져 오고 있다. 언제든 뭉칠 준비가 되어 있는 민족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황희찬이 역전골을 넣었을 때 한밤 중 거리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우리는 하나가 될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 될 연습이 부족해서 그렇지 우리는 강한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있다.

스웨덴 시민들의 봉사활동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회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방식, 우리만의 SOP을 만들자

1994년 9월 28일 탈린에서 출발해 스톡홀름으로 향하던 에스토니아 호가 전복되어 852명이 실종 사망하자 전국의 교회는 촛불을 밝혔다. 가족을 잃은 이웃을 위해 전국에 조기를 걸고 온 국민이 함께 기도하며 아픔을 함께 나누는 추모식을 올렸다. 그러면서 큰 충격에 빠진 국민들도 스스로 치유의 시간을 나눌 수 있었다. 희생자 가족들은 교회와 자치시, 그리고 학교 등지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심리 상담을 받도록 했다.

2004년 태국으로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난 스웨덴 국민 543명이 인도양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목숨을 잃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뉴스가 전파되던 저녁 전 국민은 마을교회에서 희생자를 위해 기리는 예배를 가졌고, 가족과 가까운 지인, 친구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전국적으로 심리상담반이 조직되어 그 들을 위로하도록 했다. 정부는 희생자들이 영면을 취할 수 있도록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 사고선을 인양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그 자리를 거대한 바다 속 묘지로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의 집단행동이나 의회의 특별 단독조사 요구는 없었다.

쓰나미 사고조사단이 임명되어 2년에 걸쳐 정부의 대응과 법제도, 시설 등 다양한 문제를 검토한 후 2006년 조사결과를 발표해 정부의 초동대처 미비와 외국파견 긴급구호대, 의료진, 장비 등이 미흡해 현지에서 슬픔에 빠진 국민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자책과 함께 법제도 미비와 해외재난 구조를 할 수 있는 인력, 장비(헬기 등) 및 예산미비 등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국내외 구호재난을 위한 사회안전구호재난청(Myndigheten för samhällsskydd och beredskap)을 새로이 조직해 발족했다.

에스토니아와 쓰나미 희생자 가족을 위해 국가가 위로금이나 보상금은 전혀 지불되지 않았다. 국가는 전국의 교회를 개방해 언제든 목사와 상담을 받게 했고, 유가족이 있는 지방정부는 외상치료 심리 상담과 치료를 위한 지원을 한 것 외에는 국가차원이나 지방자치 차원에서 유가족을 위해 지불한 예는 없었다. 쓰나미의 경우 희생자 위령제와 장례식 때 태국까지 이동을 위해 전세기를 내 제공한 것과 현지 숙박비, 시신 운구 비용 등은 항공사와 계약을 맺어 국가가 전액 지원했다.

할로윈 용산압사 사고 이후 서울시는 5일, 그리고 보건복지부는 19일 만에 유가족과 부상피해자를 위해 정신과적 치료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재난 대책 매뉴얼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거나 있었더라도 무용지물 이었을 것이다. 재난대책 매뉴얼에는 사고 당일부터 바로 정신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세월호 사고의 학습효과는 미미했던 것일까?

자녀와 가족, 친구를 잃은 희생자 유족과 함께 아픔은 전 국민과 함께 조용히 나누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유사한 참사가 나오지 않도록 국가조사위원회의 결과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정부는 전문가 중심으로 민간조사위원회를 반드시 구성해야 한다. 정부 주도의 조사는 다양한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고, 정부로부터 완전 절연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쉽지 않고 정치적 판단의 의혹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정당들과 사회단체들은 국가적 대참사 때는 조용히 실의에 빠져 있는 희생자 가족, 국민들의 충격과 아픔을 치료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추모에 함께 동참해 주는 것이 맞다. 의혹을 제기 한다든지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하지만 국회 차원에서는 정부와 보조를 맞춰 가면서 상황에 대한 실시간 파악과 미래 언젠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행법을 점검해 보고 미비한 부분들은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스웨덴처럼 해외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참사 시 구조대, 의료장비, 텐트, 이동수단, 지휘체계 등 사고 발생 다음 날 바로 출동할 수 있는 해외 출동 비상체제를 가동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기는 것을 주 임무로 삼아야 한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 참사 때 파견되었던 것처럼 국민의 해외 재난 시 그 다음 날 바로 출발할 수 있는 5분대기조가 항상 준비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을 조직 행태이론에서는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이라 부른다. 국가가 재난위기에 처했을 때 그 때부터 문제를 파악하고, 원인과 다음 단계 대응, 가용 수단 점검, 내부조율, 위기의 여파 분석, 피해자 파악 등 한꺼번에 쏟아지는 위기적 대응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정부가 이 위기대응 매뉴얼의 프로토타입 모델을 만들고, 사회의 모든 조직들과 공유를 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예외 없이 바로 적용해 지방자치, 기관, 학교, 유치원과 어린이집까지 동일한 대응 방식으로 다시는 똑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악의 고리를 끊어내 보자.

스웨덴 시내 [사진=최연혁 교수 제공]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폭풍 전야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너무나 많은 갈등과 대립, 매일 같이 반복되는 국회에서의 정쟁, 국회조차 구호와 피켓의 일상화, 확성기와 현수막으로 도배된 국회 앞, 전국 정당사무소에 내건 상호비방과 막말, 주말마다 도로를 뒤덮는 양쪽 시위대.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사후 책임과 보상, 국정조사에 대한 요구가 끊기지 않는 사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를 물어 보지만 정치권은 답이 없다. 오히려 갈등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보려는 양상이다.

우리는 왜 이것을 지적해 줄 수 있는 어른이 없을까? 국가적 위기 상황인데 누가 나와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쳐줄 사람은 없는가? 정지 상태에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순간이 정말 필요할 때 아닌가? 전쟁 중에 양쪽의 합의를 통해 "휴전"을 외치면 손에 들고 있는 무기를 내려놓고 각자의 위치로 돌아간다. 휴전 상태에서 다시 전투가 시작할 때 승리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무너진 진지를 다시 쌓고, 무기체계를 다시 준비하고, 부상자와 전사자 가족을 보살피고, 국민 사기진작을 위한 대국민 메시지도 내고 할 수 있다.

열심히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으면 자신과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다. 상황을 다시 복기해 보며 어떤 실수를 했는지,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를 생각해 보는 기회로 삼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는 여유도 갖기도 한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자 행위에 대한 의미를 부여해 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사실 우리는 인생에서 한 번 이기든 지든 큰 의미는 없다. 중고등학교 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친구들, 공부보다는 하고 싶은 것에 더 열중했던 친구들, 어떻게 미래를 살지 살짝 걱정했던 친구들. 그런데 결과는 어떤가? 여러분은 어떤 예에 해당하나? 그리고 꿈꾸던 대로 모두 이루고 싶은 일들을 이루었나? 다른 친구들은 어떤가? 사실 답은 없다.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발견해 성공한 사람, 일찍 꽃피우고 빨리 진 사람, 작지만 그것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 뭐가 더 바람직한 삶인가? 사회에 폐 끼치지 않고 조용한 선행을 하며 사는 사람을 보면 고맙고, 존경스럽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주위를 사랑하며 튀지 않는 사람들이 더 눈에 띈다.

국난극복의 역사 앞에서 새로운 시작이 필요할 때

우리 모두 마음속으로 무궁화 꽃을 외쳐 보자. 그리고 헌법전문 정신으로 돌아가자.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 이렇게 선언하고 있다.

"정의ㆍ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함)"

헌법 2장 10조의 문구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어린이집 교사부터, 초등학교 교사, 80~90대 어르신 돌봄복지사까지 헌법 정신을 떠올리면 우리 모두가 민주시민이 된다. 아무리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우리 국민, 함께 들어 주고 보 다듬어 주자. 화내기 전 한 번 더 생각하고 배려와 관심의 말을 건네 보자. 지도자들은 이제 손에 쥐고 있는 기득권의 무기를 내려놓자.

우리 할머니, 엄마, 누나, 여동생이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부르며 이순신 장군과 해상 전투에서 적군과 싸웠던 아버지, 아들, 오빠, 동생을 위해 승전을 염원하며 의식을 치렀던 것처럼 함께 다시 손을 잡아보자. 강강술래의 다른 해석으로 추석 때 달을 보며 춤을 췄던 우리 조상들의 행사로 뿌리를 내렸다는 설도 있지만 상관없다.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고 가족과 이웃마을 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행사 아니었나.

이 강강술래와 의병들의 구국정신, 태안반도 대기적을 만든 우리 국민들은 연민과 애민, 국난극복의 정신을 실천했던 민족의 자손이다. 이 정신들은 포용, 나눔, 배려, 참여의 민주정신이자 평화, 안전, 자유, 행복, 인간존엄의 헌법 정신이다.

이 정신으로 다시 일어나 세계평화와 자유, 안전, 행복을 위해 기여하는 선도 국가를 만들어 보자.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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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문의 화랑담배] "국내 진공작전을 서둘러라"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정부 주석 김구는, '선열의 피로써 세우고, 애국지사들이 생명을 걸고 수호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3천만 국민에게 바치기 전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단했다. 김구는 1945년 8월 11일 국무회의를 개최하여 '광복군 국내정진군' 창설 안을 통과시켰다. 8월 13일 광복군 제2지대장 이범석 장군을 사령관으로 임명하였다. '광복군 국내정진군' 임무는 '즉시 서울로 진격하여 조선 총독 아베노부유키(阿部信行)로부터 무조건 항복을 받고 일본군사령부를 접수'하는 것이었다. 이는 빨리 광복군을 국내로 진입시켜, 미국 협력하에 일본군 무장을 해제하고, 치안을 유지하여 건국의 기틀을 다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광복군 국내정진군' 이범석 사령관은, 사령관으로 임명받자마자 주요 직위자들을 소집하여 아래와 같이 지시하였다. "오늘 또는 내일 중으로 여기 모인 동지들과 함께 국내로 들어갈 계획입니다. 오늘(8월 11일) 아침 임시정부는 나에게 국내정진군 사령관 직책을 맡겨주었습니다. 국내에 누구보다도 빨리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생겼습니다. 다름 아니라, 미국 중국전구사령부가 곧 사절단을 서울로 들여보낼 예정입니다. 우리도 그편에 편승하라는 지시가 하달되었습니다. 우리의 임무는 대단히 무겁습니다. 첫째 국내에 진입하는 대로 일본군에게 강제로 징병당한 우리 병사들을 인수하는 것입니다. 둘째 일본군 무기를 접수하는 것입니다. 셋째 국민 자위군을 조직하는 것입니다. 넷째 불순 정치 세력이 작용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섯째 국내의 애국지사들과 긴밀히 협조하여 임시정부와 광복군이 환국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미군 사절단 임무는 '국내 포로수용소(지금의 서울 신광여자중·고등학교 자리)에 있는 연합국 포로 보호입니다. 지금부터 국내진공작전을 서둘러 주시기 바랍니다" 맨 앞줄 좌로부터 박찬익, 조완구, 김구, 이시영, 차이석. 두 번째 줄 맨 왼쪽 성주식, 김문호, 신정숙, 김붕준. 맨 뒷줄 왼쪽부터 조성환, 조소앙, 지청천, 이범석, 이름 미상. [사진= 위키백과] 1945년 8월 18일 05:00 이범석 장군 등 '광복군 국내정진군'을 태운 미 C46형 항공기가 중국 서안 비행장을 이륙하였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하늘과 바다를 구별할 수 없는 벽천(碧天)이었다. 항공기가 갑자기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잔잔하고 파란 바다에 조그마한 섬들이 뚜렷이 보였다. 인천 앞 바다였다. 초시계 바늘은 12:00를 지나고 있었다. 이범석 장군이 붉어진 눈에 손수건을 갖다 댔다. 조국을 떠난 지 만 3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감격의 눈물이었다. 이 장군은 종이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보았노라 우리 연해의 섬들을왜놈의 포화 빗발친다 해도비행기 부서지고 이 몸 찢기어도찢긴 몸 이 연해에 떨어지리니물고기 밥이 된들 원통치 않으리우리의 연해 물 마시고 자란 고기들그 물고기 살찌게 될테니... 서해를 건너며 '광복군 국내정진군'은 5분 간격으로 일본군 측에 무전을 타전했다. 그러나 일본군 측은 아무런 회신을 보내지 않았다. 고도를 바짝 낮춘 항공기가 한강을 따라 영등포 상공에 이르렀을 때 일본군 측에서 "여의도에 착륙하라"라는 답전이 왔다. 이때 모습을 장준하는 그가 쓴 '돌베게'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영등포를 지났다. 그러나 또 한 번 선회한다. 아니 두 번, 폭음이 커진다. 여의도 활주로를 향해 허전허전하게 수송기가 꺼지는 듯이 고도를 낮추었다. 일장기를 붙인 수많은 일군 비행기가 기창으로 지나갔다. 중형전차도 보였다. 이제 곧 일본군이 나타나겠구나. 그들의 얼굴을 맞보게 되리라. 주먹이 쥐어졌다. 무기를 쥔 손이 땀에 스몄다. 덜컹하고 활주로에 수송기가 닿았다. 가벼운 진동에 몸이 흔들렸다. 납덩이 속을 밀치고 나가듯이 순간순간이 이어지며 비행기가 앞으로 나아갔다. 프로펠러가 소리를 뿜으면서 기수가 돌려졌다. 어느 한 격납고 앞 광장에서 비행기가 멎었다. 숨이 탁 막혔다. 기체 안의 공기가 갑자기 없어진 듯이 가슴이 답답해 왔다. 이윽고 문이 열렸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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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22~26일 유엔총회 참석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안전보장이사회 토의를 주재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 일정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선 22일 뉴욕에 도착해 세계경제포럼 의장인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전환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의원단을 접견해 한미관계 발전을 위한 의회의 역할도 당부한다.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동포 간담회도 한다. 여러 세대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뉴욕 한인 동포들과 자리한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8.26 photo@newspim.com 다음 날인 23일에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한다. 이 대통령은 190여 개 국가 정상들 중 7번째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위 실장은 "전 세계 정상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대한민국 대외정책을 천명하는 주요 무대가 될 것"이라며 "민주주의 대한민국 복귀를 선언하고 한반도 정책 등 한국 정부의 외교 비전을 제시하고 인류 평화와 번영을 이뤄나가기 위한 방안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오후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글로벌 현안 대응과 관련해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유엔 총장의 지지도 당부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미 조야의 오피니언 리더와 만찬을 하면서 한미관계 발전 방안에 대한 제언을 듣고 의견을 나눈다.  뉴욕 방문 사흘째인 24일 오후 3시에는 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AI와 국제평화 안보 주제 회의에서 '모두의 AI 기조와 국제사회 평화 안보 공동 대응'에 대한 논의를 주도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25일 오전에는 미 금융가 월가와 한국 금융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서밋 행사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핵심 투자자들을 만나 한국 정부의 정책을 소개하고 한국에 대한 투자를 요청할 방침이다. 위 실장은 "이 자리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서 '코리아 프리미엄'을 본격적으로 알려 연중 최고가를 경신 중인 한국 증시에도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pcjay@newspim.com 2025-09-1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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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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