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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⑲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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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국민 의식의 대전환, 우리 안에 숨은 긍정의 인자를 깨우자

어릴 때부터 독립적 사고를 배우는 아이들

평상시 집 주위를 산책하다 보면 자전거나 어린이용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면서 손을 흔들어 주는 아이들을 만난다. 담장이 없는 단독 주택에 살다 보니 많은 동네 꼬마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그 때 알게 된 아이들이다.

1년에 봄과 가을 한 번씩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아이들과 여름에 깜짝 방문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봄에는 부활절, 가을에는 할로윈 때다. 기발한 발상으로 만든 복장과 얼굴을 칠하고 4~5명이 함께 동네 집을 돈다.

이럴 때는 주로 구디스(Godis, 사탕, 젤리, 초콜릿 등)를 준비해 놓고 있다가 내미는 바구니에 조금씩 집어넣어 주면 된다. 여름에도 한 번씩 불쑥 찾아 올 때가 있다. 이때는 겨울 용품 등을 주로 우편 판매한다. 양말, 커피, 어떨 때는 직접 구운 빵, 과자 등 직접 물건을 가지고 올 때도 많다. 과자와 빵은 두세 집 엄마들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본인들이 직접 구웠다고 자랑한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아이들이 찾아 올 때마다 물어본다. "누가 시켜서 하는 거니?" 바로 손을 내저으며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구입하거나 스포츠 클럽활동 해외전지훈련 비용을 벌고 싶어서 한다고 했다. 구디스를 받아 가면 부활절과 할로윈 파티 때 가족과도 먹고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는다고 했다. 구디스를 사 줄 것을 벌어 왔으니 대신 용돈으로 받는다고 한다. 용돈은 모아서 어디다 쓸 계획이냐고 물어보면 핸드폰이 낡아서 돈을 모아 살 거라고 한다. 어떤 아이는 전자손목시계를 사기 위해 저축한다고 했다. 5월에 방문하는 아이들은 주로 해외 여름 캠프를 준비하기 위해서 방문한다. 팀별로 나눠 3~5명이 함께 방문한다. 공산품 보다는 이윤이 더 남기 때문에 직접 구운 빵이나 과자를 가지고 와 판매하기도 한다. 시중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아이들의 정성과 바로 구운 빵이라 따끈따끈해 3~4개 정도 구입해 준다. 이 아이들에게도 처음 했던 질문을 던지면 똑같은 답이 돌아온다. 자발적으로 캠프참가비도 벌고 혹시 남으면 축구화나 운동복을 구입한다고 했다. 어린이들의 나이는 8살부터 15살까지 다양했다. 어린 나이 때부터 자립적 정신, 노동과 소득이라는 경제개념을 가르치는 부모의 마음을 함께 읽는다.

잉바르 캄프라드가 IKEA를 일군 배경

이케아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의 자서전을 읽은 적이 있다. 시골마을 엘림타뤼드(Elmtaryd)에 정착한 독일 이민가족의 후손이다. 이 마을은 스웨덴에서 가장 산림이 많고, 농작지가 넓어 스웨덴의 농업중심지역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캄프라드는 어릴 적 저금해 놓았던 용돈으로 성냥갑을 몇 십 개를 싸게 구입해 한 통씩 판매하거나, 집에서는 하나씩 불을 지피며 다른 가족들에게 돈을 받았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담배를 피우실 때, 엄마가 아침 식사준비를 위해 불을 지필 때 성냥불을 켜 주고 1원씩 받는 식이었다. 당시 스웨덴은 성냥이 최대 수출산업 제품 이었고 공장은 캄프라드가 살던 지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가족 어른들의 잔심부름, 자동차 청소, 집안 청소 등을 할 때마다 가족은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다고 한다. 캄프라드는 10대 때 매일 아침 우유, 신문, 광고지 배달을 통해 이미 상당한 금액을 저축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직접 돈을 벌며 노동과 돈의 의미, 저축을 통한 자금획득의 방법, 청년 사업의 꿈을 꿀 수 있었고 직접 모은 돈은 종자돈이 되었다고 그는 적고 있다. 그의 집이 속한 교구 이름은 아군나뤼드(Agunaryd)다. 자신의 이름과 마을, 교구의 앞 자를 따 IKEA가 탄생했다. 이 시골구석에서 세계적 기업이 태어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출처=이케아(IKEA)홈페이지>

우리 안에 숨은 긍정의 인자

우리 국민은 약자를 도와주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애민과 긍휼의 인자를 갖고 있다. 태안 앞 바다 폐유로 오염된 갯벌 살리기에 참여한 국민정신을 생각해 보자.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없었다면 20년이 지나도 오염된 해안이 다시 회복 될 수 없다고 환경오염 전문가들은 예측했지만, 전국에서 123명만이 주말을 반납하고 몰려들어 1년 내에 기름기가 거의 제거되었고, 10년 만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경관보호지역(카테고리V)에서 국립공원(카테고리II)으로 승격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도로 주행 중 용달차에서 쏟아진 페트병을 함께 치우는 시민들을 보라. 지난 가던 시민들, 차를 몰던 운전자들도 모두 멈추고 하루 종일 치워도 못했을 청소를 1시간 내에 해치우는 시민정신을. 2002년 월드컵 4강 때 온 국민이 빨간 물결을 만들며 하나가 된 느낌을 다시 소환해 보자. 우리 민족의 인자에는 슬픔을 함께 나누고, 함께 기뻐해 주며, 함께 나서 외세를 물리친 포용성과 독립성이 면면이 이어져 오고 있다. 언제든 뭉칠 준비가 되어 있는 민족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황희찬이 역전골을 넣었을 때 한밤 중 거리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우리는 하나가 될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 될 연습이 부족해서 그렇지 우리는 강한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있다.

스웨덴 시민들의 봉사활동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회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방식, 우리만의 SOP을 만들자

1994년 9월 28일 탈린에서 출발해 스톡홀름으로 향하던 에스토니아 호가 전복되어 852명이 실종 사망하자 전국의 교회는 촛불을 밝혔다. 가족을 잃은 이웃을 위해 전국에 조기를 걸고 온 국민이 함께 기도하며 아픔을 함께 나누는 추모식을 올렸다. 그러면서 큰 충격에 빠진 국민들도 스스로 치유의 시간을 나눌 수 있었다. 희생자 가족들은 교회와 자치시, 그리고 학교 등지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심리 상담을 받도록 했다.

2004년 태국으로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난 스웨덴 국민 543명이 인도양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목숨을 잃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뉴스가 전파되던 저녁 전 국민은 마을교회에서 희생자를 위해 기리는 예배를 가졌고, 가족과 가까운 지인, 친구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전국적으로 심리상담반이 조직되어 그 들을 위로하도록 했다. 정부는 희생자들이 영면을 취할 수 있도록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 사고선을 인양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그 자리를 거대한 바다 속 묘지로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의 집단행동이나 의회의 특별 단독조사 요구는 없었다.

쓰나미 사고조사단이 임명되어 2년에 걸쳐 정부의 대응과 법제도, 시설 등 다양한 문제를 검토한 후 2006년 조사결과를 발표해 정부의 초동대처 미비와 외국파견 긴급구호대, 의료진, 장비 등이 미흡해 현지에서 슬픔에 빠진 국민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자책과 함께 법제도 미비와 해외재난 구조를 할 수 있는 인력, 장비(헬기 등) 및 예산미비 등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국내외 구호재난을 위한 사회안전구호재난청(Myndigheten för samhällsskydd och beredskap)을 새로이 조직해 발족했다.

에스토니아와 쓰나미 희생자 가족을 위해 국가가 위로금이나 보상금은 전혀 지불되지 않았다. 국가는 전국의 교회를 개방해 언제든 목사와 상담을 받게 했고, 유가족이 있는 지방정부는 외상치료 심리 상담과 치료를 위한 지원을 한 것 외에는 국가차원이나 지방자치 차원에서 유가족을 위해 지불한 예는 없었다. 쓰나미의 경우 희생자 위령제와 장례식 때 태국까지 이동을 위해 전세기를 내 제공한 것과 현지 숙박비, 시신 운구 비용 등은 항공사와 계약을 맺어 국가가 전액 지원했다.

할로윈 용산압사 사고 이후 서울시는 5일, 그리고 보건복지부는 19일 만에 유가족과 부상피해자를 위해 정신과적 치료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재난 대책 매뉴얼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거나 있었더라도 무용지물 이었을 것이다. 재난대책 매뉴얼에는 사고 당일부터 바로 정신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세월호 사고의 학습효과는 미미했던 것일까?

자녀와 가족, 친구를 잃은 희생자 유족과 함께 아픔은 전 국민과 함께 조용히 나누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유사한 참사가 나오지 않도록 국가조사위원회의 결과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정부는 전문가 중심으로 민간조사위원회를 반드시 구성해야 한다. 정부 주도의 조사는 다양한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고, 정부로부터 완전 절연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쉽지 않고 정치적 판단의 의혹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정당들과 사회단체들은 국가적 대참사 때는 조용히 실의에 빠져 있는 희생자 가족, 국민들의 충격과 아픔을 치료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추모에 함께 동참해 주는 것이 맞다. 의혹을 제기 한다든지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하지만 국회 차원에서는 정부와 보조를 맞춰 가면서 상황에 대한 실시간 파악과 미래 언젠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행법을 점검해 보고 미비한 부분들은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스웨덴처럼 해외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참사 시 구조대, 의료장비, 텐트, 이동수단, 지휘체계 등 사고 발생 다음 날 바로 출동할 수 있는 해외 출동 비상체제를 가동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기는 것을 주 임무로 삼아야 한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 참사 때 파견되었던 것처럼 국민의 해외 재난 시 그 다음 날 바로 출발할 수 있는 5분대기조가 항상 준비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을 조직 행태이론에서는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이라 부른다. 국가가 재난위기에 처했을 때 그 때부터 문제를 파악하고, 원인과 다음 단계 대응, 가용 수단 점검, 내부조율, 위기의 여파 분석, 피해자 파악 등 한꺼번에 쏟아지는 위기적 대응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정부가 이 위기대응 매뉴얼의 프로토타입 모델을 만들고, 사회의 모든 조직들과 공유를 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예외 없이 바로 적용해 지방자치, 기관, 학교, 유치원과 어린이집까지 동일한 대응 방식으로 다시는 똑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악의 고리를 끊어내 보자.

스웨덴 시내 [사진=최연혁 교수 제공]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폭풍 전야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너무나 많은 갈등과 대립, 매일 같이 반복되는 국회에서의 정쟁, 국회조차 구호와 피켓의 일상화, 확성기와 현수막으로 도배된 국회 앞, 전국 정당사무소에 내건 상호비방과 막말, 주말마다 도로를 뒤덮는 양쪽 시위대.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사후 책임과 보상, 국정조사에 대한 요구가 끊기지 않는 사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를 물어 보지만 정치권은 답이 없다. 오히려 갈등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보려는 양상이다.

우리는 왜 이것을 지적해 줄 수 있는 어른이 없을까? 국가적 위기 상황인데 누가 나와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쳐줄 사람은 없는가? 정지 상태에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순간이 정말 필요할 때 아닌가? 전쟁 중에 양쪽의 합의를 통해 "휴전"을 외치면 손에 들고 있는 무기를 내려놓고 각자의 위치로 돌아간다. 휴전 상태에서 다시 전투가 시작할 때 승리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무너진 진지를 다시 쌓고, 무기체계를 다시 준비하고, 부상자와 전사자 가족을 보살피고, 국민 사기진작을 위한 대국민 메시지도 내고 할 수 있다.

열심히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으면 자신과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다. 상황을 다시 복기해 보며 어떤 실수를 했는지,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를 생각해 보는 기회로 삼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는 여유도 갖기도 한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자 행위에 대한 의미를 부여해 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사실 우리는 인생에서 한 번 이기든 지든 큰 의미는 없다. 중고등학교 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친구들, 공부보다는 하고 싶은 것에 더 열중했던 친구들, 어떻게 미래를 살지 살짝 걱정했던 친구들. 그런데 결과는 어떤가? 여러분은 어떤 예에 해당하나? 그리고 꿈꾸던 대로 모두 이루고 싶은 일들을 이루었나? 다른 친구들은 어떤가? 사실 답은 없다.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발견해 성공한 사람, 일찍 꽃피우고 빨리 진 사람, 작지만 그것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 뭐가 더 바람직한 삶인가? 사회에 폐 끼치지 않고 조용한 선행을 하며 사는 사람을 보면 고맙고, 존경스럽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주위를 사랑하며 튀지 않는 사람들이 더 눈에 띈다.

국난극복의 역사 앞에서 새로운 시작이 필요할 때

우리 모두 마음속으로 무궁화 꽃을 외쳐 보자. 그리고 헌법전문 정신으로 돌아가자.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 이렇게 선언하고 있다.

"정의ㆍ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함)"

헌법 2장 10조의 문구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어린이집 교사부터, 초등학교 교사, 80~90대 어르신 돌봄복지사까지 헌법 정신을 떠올리면 우리 모두가 민주시민이 된다. 아무리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우리 국민, 함께 들어 주고 보 다듬어 주자. 화내기 전 한 번 더 생각하고 배려와 관심의 말을 건네 보자. 지도자들은 이제 손에 쥐고 있는 기득권의 무기를 내려놓자.

우리 할머니, 엄마, 누나, 여동생이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부르며 이순신 장군과 해상 전투에서 적군과 싸웠던 아버지, 아들, 오빠, 동생을 위해 승전을 염원하며 의식을 치렀던 것처럼 함께 다시 손을 잡아보자. 강강술래의 다른 해석으로 추석 때 달을 보며 춤을 췄던 우리 조상들의 행사로 뿌리를 내렸다는 설도 있지만 상관없다.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고 가족과 이웃마을 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행사 아니었나.

이 강강술래와 의병들의 구국정신, 태안반도 대기적을 만든 우리 국민들은 연민과 애민, 국난극복의 정신을 실천했던 민족의 자손이다. 이 정신들은 포용, 나눔, 배려, 참여의 민주정신이자 평화, 안전, 자유, 행복, 인간존엄의 헌법 정신이다.

이 정신으로 다시 일어나 세계평화와 자유, 안전, 행복을 위해 기여하는 선도 국가를 만들어 보자.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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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공항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스타트업 입사 4년 차인 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에 아껴둔 휴가를 소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로 쓰지 못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차 소진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3일,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여정을 시작하는 6박 7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로 설렘이 가득차 있던 김포공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화요일인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이들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공항에 자리했다. 2025.12.24 aaa22@newspim.com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김포공항은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금요일 하루를 연차로 내면 최소 3박 4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다.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연차를 내면 최장 11일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커다란 캐리어를 양손에 쥐고 있는 하루토(가명·23) 씨는 이날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국인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외국인들이 화장품 등 다양한 선물을 가득 담은 박스와 커다란 캐리어를 밀며 분주히 오갔다. 출국장에 위치한 체크인 줄에는 커다란 기내용 캐리어를 쥔 사람들로 줄들이 가로세로 빽빽히 차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를 벤치에 앉아 간단히 빵과 커피로 때우는 이들도 간간히 보였다. 안양에서 왔다는 30대 커플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라며 "직장인이라 업무 때문에 더 휴가를 내지 못해 아쉽다. 뒤에 휴가를 더 붙였다면 유럽에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무가 쌓여있어도 연차를 아예 날릴 수는 없고 (회사에서도) 소진하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라며 "대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김포공항 출국장 한 켠에 쌓여 있는 캐리어와 수화물들. 2025.12.24 aaa22@newspim.com 이날 공항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 서초구 양재에서 공항으로 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며 "중국에서 2주 정도 같이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보내는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유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인 26일(금요일), 29일부터 31일까지, 내년 1월 2일(금요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휴가일을 맞춰 같이 해외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장승훈(28·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씨는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관련 프로그램에 양해를 구하고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중국 상하이로 어머니 생일과 가족 기념일을 겸해 가족 여행을 간다"며 "아버지나 삼촌 등 다른 분들도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고환율과 엔저의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일본이나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다. 여행 전문 기업 노랑풍선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노랑풍선을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본이 30%로 가장 높았고, 중국(20%)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각각 16%, 7%를 차지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와 단체 비자 발급 확대, 주요 노선의 항공편 증편 등 여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다"며 "긴 연휴로 장거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생기며 유럽은 8% 수준을 늘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 2025-12-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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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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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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