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업 재개에 활기 찾은 공장들
신한울 3·4기 제작 착수..."원전, 탄소중립 역할 기대"
가스터빈 국산화 성공하며 김포열병합서 첫 상업운전
[창원=뉴스핌] 정승원 기자 =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력 발전 재개와 함께 활기를 찾고 있다.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에너지 사업이 원전 재개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 찾은 창원 공장은 이러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공장은 430만㎡(130만평)으로 여의도 넓이의 1.5배다. 주요 시설은 원자력 공장, 주조/단조 공장. 터빈/발전기 공장, 풍력공장이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단조 공장 [사진= 두산에너빌리티] |
단조 공장은 과거 대장간 역할을 하는 곳으로 현대 기술을 접목해 대형화·자동화됐다. 각종 국가 기간산업에 사용되는 초대형 금속 소재를 만드는 곳이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공장에서는 신한울 원전 3·4호기 제작 착수식에도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증기발생기의 초기 제작하는 모습을 선보였는데 그 역시 단조 공장에서 이뤄지는 작업이다.
지난 정권의 탈원전 기조는 공장 곳곳에 남아있었다. 신한울 3·4호기 주단소재 보관장에는 거대한 원통 모형이 자리해 있었다. 신한울 3·4호기에 들어가는 소재들이다. 원자로의 경우 4.5m, 증기발생기는 6m에 달한다. 신한울 3·4호기 사업이 중단되면서 페인팅을 한 뒤 보관장에 자리하고 있었다. 페인팅 색깔로 향후 사용 용도가 결정됐다. 녹색 페인팅이 돼 있는 주단 소재는 향후 소형 모듈 원자로(SMR)에 쓰일 예정이다.
현장에서도 이번 신한울 3·4호기의 제작 착수를 반겼다. 특히 지난 정부 탈원전 기조에서 중단됐던 원자력이 탄소중립에도 적합한 에너지라는 주장이다. 이동현 공장장은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의 비교는 모순적인 면이 있다"며 "글로벌한 탈탄소 움직임에 원자력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공장장은 "원자력은 신재생 에너지의 반대가 아니다. 원자력이 얼마나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지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탈원전 기조에서 인력도 줄었다. 한창 때는 원자력 공장에 350명여명이 근무했는데 현재는 200여명 수준이다. 희망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SMR 분야다.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은 전 세계적으로 관심 받고 있는 SMR의 글로벌 파운드리(생산전문기업) 전략의 핵심이다. SMR 수주가 늘어날수록 인력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본사 단조공장에 설치된 17000톤 프레스기가 신한울 3∙4 주기기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 단조 소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두산에너빌리티] |
이 공장장은 "SMR을 현재 6기 수주한 상태로 추가로 신축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라며 "SMR을 얼마나 수주하는지에 따라 인력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이며 계속적으로 충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가스터빈 공장은 '초대형'과 '초정밀'로 요약됐다. 두산에너빌리티 터빈 공장의 주요 생산 제품은 원자력 발전소용 1400MW급 초대형 증기터빈, LNG 발전소용 대형 가스터빈, 증기터빈, 원전과 LNG 발전의 대형 발전기 등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20년 국내 최초로 가스터빈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또한 세계에서 5번째로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보유 중이다.
터빈에 달려 있는 날개인 블레이드는 중형차 1대의 가격이다. 때문에 터빈 1대를 수출한다면 중형차 480대를 수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스터빈은 섭씨 1500도 이상의 초고온에서 마하 1(시속 1200km) 이상의 속도로 회전한다. 이에 가스터빈을 견딜 수 있는 소재들은 특수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고온에 강한 소재를 쓰더라도 보통 섭씨 900도 이상이면 녹게 되기 때문이다. 냉각과 코팅 기술이 여기에 사용된다. 안전한 코팅을 마친다면 2만5000시간은 견딜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국산화를 통해 오는 7월 김포 열병합 상업운전을 계획하고 있다. 김포열병합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독자 개발한 가스터빈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여기에 최신 사양을 반영한 업그레이드 가스터빈 380MW급도 개발 중이다.
수소경제시대를 준비하며 수소터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수소터빈 연소기의 30% 혼소 시험에 성공했으며 현재 국책과제로 590% 수소 혼소 및 수소 전소 연소기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오는 2027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핵심 기기인 수소 전소 터빈용 연소기를 오는 2026년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상언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개발 담당 상무는 "2027년 수소 전소터빈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터빈의 선발 주자가 되자는 것이 목표"라며 "수소터빈은 협력업체를 5만명 고용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