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향년 8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밀라노 산 라파엘레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약 2년 전 만성 골수 백혈병(CML) 진단을 받은 이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휴스턴=뉴스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자료=블룸버그 통신] 2023.06.13 koinwon@newspim.com |
젊은 나이에 건설업으로 부를 축적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탈리아 민영방송을 경영하며 미디어 재벌로 거듭났다. 이후 자신이 소유한 미디어의 힘으로 인기를 끌며 이탈리아 최고 갑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4∼2011년 사이 총리를 세 차례나 지냈다.
2005년 이뤄진 개각을 포함하면 네 차례에 걸쳐 총 9년 2개월간 총리를 지내며 전후 최장기 총리 재임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하지만 재임 시절 각종 탈세, 부패 스캔들과 성 추문 의혹에 휩싸이며 '스캔들 제조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난 2010년에는 밀라노 인근의 자신의 별장에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되는 등 성 추문에 시달렸으며, 이후 2013년에는 탈세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상원의원직 박탈과 함께 2019년까지 공직 출마를 금지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밀라노법원이 2018년 복권 요청을 받아들여 정치에 복귀할 수 있었으며, 지난해 9월 실시된 총선에서 10년 만에 상원의원에 당선돼 85살의 나이에 화려하게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전진이탈리아(FI)는 집권 연정에 속해 있지만 그는 현 정부에서 별다른 직책을 맡지 않고 있다.
이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각지에서는 추도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현 총리는 그를 "투사"라고 칭하며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역시 "위대한 전사가 별세했다"며 슬픔을 드러냈다.
한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장례식은 오는 14일 밀라노 대성당에서 국가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탈리아 정부 대변인은 "이달 1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면서 12일부터 공공건물에 조기를 게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