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올해 1분기 폴더블폰 점유율 45%로 급감
中 폴더블폰 공세에 OLED 분야까지 역전 우려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중국 기업들의 폴더블폰 공세로 삼성전자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첨단 디스플레이 분야까지 중국에 따라잡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45%로, 지난 2020년(90%)과 비교하면 불과 3년 만에 점유율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와 화웨이는 올해 각각 21%, 15% 등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점유율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수년간 연구해 높은 기술력을 탑재한 프리미엄 폴더블폰을 내놓고 있지만, 폴더블폰이 대중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다수의 중국 기업들로 인해 최근 점유율이 쪼그라들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이 폴더블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해왔던 삼성·LG 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액정표시장치(LCD)를 앞세워 지난 2021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기록해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33%)을 따라잡은데다, 자국 내 폴더블폰 수요·공급의 확대로 OLED 분야까지 공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스핌DB] |
이에 중국 폴더블폰 시장 확대로 인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점유율과 매출이 줄어들수록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에 플렉시블 OLED를 공급하던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 또한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애플에 OLED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LG디스플레이는 가격 경쟁력과 높아지고 있는 기술력, 물량 공세 등을 내세운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로 인해 공급 비중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애플은 최근 폴더블폰 관련 신규 특허를 신청한 만큼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한 애플의 폴더블폰이 출시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또한 제조기업들이 비용 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있어 OLED의 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고도의 기술을 앞세워 플렉시블 OLED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했던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점유율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톤파트너스의 '플렉시블 OLED 패널 시장 점유율' 자료에서 지난해 1분기 삼성·LG 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각각 58%, 11.7%였지만 올해 1분기 44.3%, 10.4%로 감소했다. 반면, 중국의 디스플레이 기업인 BOE의 점유율은 19.2%에서 27.3%로 1년 만에 8% 이상 증가했다. 이 밖에도 티안마(9.4%), CSOT(5.3%), 비전옥스(3.3%) 등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을 모두 합치면 45.3%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OLED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지금부터라도 고객사 확대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아직 OLED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앞서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의 폴더블폰 공세가 강해지고 있어, 지금부터 대책을 세워야 계속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애플 등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삼성·LG디스플레이는 이들 기업을 고객사로 만들어 시장 장악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eeiy52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