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 달 동안 순매수보다 더 많아
거래량도 1만2237건...전달 대비 증가
"일본 기업 PBR·ROE 개선 기대로 강세"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일본 증시가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자 일본 주식 투자 열풍이 거세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가 일본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로 중장기적으로 우상향을 기대할 만 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차익 실현 매물 등으로 단기적 조정을 보일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예탁결제원을 통해 일본 증시에 투자한 순매수(매수 금액-매도 금액) 규모는 4017만 129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엔·달러 환율 추이와 닛케이 움직임 비교 [사진=RBC캐피탈/블룸버그] |
지난 5월 순매수액인 3441만7212달러를 벌써 넘어섰다. 일본 증시가 횡보세를 보인 2월과 3월에는 매도 우위를 보이다가 4월(순매수 49만5797달러) 이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매수 건수와 매도 건수를 합친 6월 거래량도 전날 기준 1만2237건을 기록했다. 5월 한달 간 거래량(1만2394건)과 맞먹는다. 4월(9459건), 3월(1만191건) 등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높다.
이 같은 일본 주식 투자 열풍은 일본 증시 강세와 엔저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우선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행렬로 일본 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면서 일학개미들의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및 자기자본수익률(ROE) 개선 기대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의 10주 연속 일본 주식 매수세 지속하고 있다"며 "일본 전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비율(70%)이 높아 기본적으로 외국인이 순매수하면 주식시세는 상승세, 순매도하고 있다면 주식 시세는 하락세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엔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달러·엔 환율이 140엔대를 나타내고 있다. 2023.06.16 choipix16@newspim.com |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16일 3만3706.08엔으로 거래를 마치며 33년 만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연초 대비로는 30% 이상 급등했다.
역대급 엔화 약세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일학개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가치가 낮을 때 일본주식을 매입해 보유하다가 강세로 전환하면 팔아 주가 상승률과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19일 원·엔 환율이 장중 100엔당 800원대까지 내려갔다. 2015년 6월25일 이후 8년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일본 증시가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 신냉전 구도의 수혜 등으로 당분간 강한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 강세의 이유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며 "일본이 인공지능(AI) 기술이나 소프트웨어, 전기차(EV) 전환에서는 뒤쳐지지만 반도체 소재,기계와 로봇, 상사 등 산업재 전반에서는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수년 전부터 유입되고 있으며 동아시아에서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안보 파트너가 돼 가고 있다"며 "일본이 신냉전 구도의 수혜국이 될 것으로 시장이 판단을 내린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버블 붕괴 이후 최고가라는 점 등을 고려해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일본 주식은 '버블 붕괴' 이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있어 이익 확정,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기 쉬운 상황"이라며 "6월 들어 주가지수 선물에 대한 돌발적인 매도세가 확대되는 장면이 여러차례 확인됐고 이로 인해 시세가 일시적 급락을 보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 주식에 대한 중장기(약 1년 반) 롱 스탠스는 유지한다"면서도 "장대음봉(고점을 나타내는 신호)이 나타날 때까지 단기 급상승 및 변동성 확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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