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정책

속보

더보기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이 저출산 해답?..."직장 내 유연근무 정착 우선"

기사입력 : 2023년08월04일 15:26

최종수정 : 2023년08월04일 15:26

고용부, 외국인 가사인력 100여명 연내 도입
서울시 전역서 6개월 시범사업…맞벌이 우선
10인 미만 사업장 유연근무 활용률 고작 '3%'
정부 지원 앞서 직장 내 근무 환경 개선 요구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여성 경력단절·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연내 서울 전역에서 100여명 규모로 시범 서비스가 도입될 전망이다. 

하지만 상당수 일하는 워킹맘(엄마)·대디(아빠) 사이에서는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에 앞서 부모들이 직접 자녀들을 돌볼 수 있는 근무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연근무제' 확대가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 정부, 여성 경력단절·저출생 대안 외국인 가사인력 도입 

4일 고용노동부·서울시 등에 따르면, 고용부는 연내 외국인 가사근로자 100여명을 서울시 전역에 우선 공급하는 시범사업(6개월)을 계획 중이다. 이용자는 직장에 다니며 육아하는 20~40대 맞벌이 부부, 한 부모, 임산부 등으로 제한돼 있다. 정부는 이용자 소득·지역 등이 편중되지 않도록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시범사업을 도입하는 것은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여성 경력단절·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저출생 문제의 근본 원인이 직장인 여성들의 육아부담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출산 이후 최소 몇 년간은 육아 부담이 큰 상황인데, 이를 위해서는 부모 어느 한쪽이 일정 기간 일을 그만둬야 가능하다. 대다수 가정에서는 부모의 소득 차이 때문에 여성이 휴직하거나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자료사진 [사진=도봉구]

이에 경력단절 등을 우려한 여성 직장인 상당수는 출산을 아예 포기하기도 한다. 고학력 여성들 사이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는 곧 저출생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90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출생아 수는 2001년 50만명대에서 지난해 24만9031명으로 약 20년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던 지난해(0.78명)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 근로자 가사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을 준비해왔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5월 열린 국무회의에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운영 중인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을 적극 검토하라"고 관계부처에 주문했다.

고령화에 따른 내국인 가사·육아인력 취업자 수 급감도 출산율 저하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한국인 가사·육아도우미 취업자는 2019년 15만6000명에서 지난해 11만4000명으로 26.9% 감소했다. 특히 취업자의 92.3%가 50%대 이상으로, 이 중 63.5%가 60대 이상을 차지하는 등 고령화 현상이 심각하다. 현 추세대로라면 가사·육아인력 취업자 수 감소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 외국인 가사인력 도입 대세지만…근무 환경 개선 선행돼야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은 대세다. 한국과 같은 아시아권 국가인 홍콩과 싱가포, 일본 등은 이미 수십 전부터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도입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나섰다. 

한국은 외국인 가사근로자가 이들을 고용한 가정으로 출퇴근하는 방식의 '일본식 모델'을 도입하려 한다. 주무 부처인 고용부는 일본식 모델이 한국 실정에 더 잘 맞는다고 판단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통상적으로 일본은 파견 방식의 가사 도우미 제도를 운영 중이고, 싱가포르와 홍콩에서는 입주 도우미가 일반적이다. 

시민사회에서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는 노동시간 축소 정책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진=뉴스핌 DB]

싱가포르·홍콩과 일본식 모델의 차이점은 임금에서도 드러난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동남아 가사도우미를 가정이 직접 고용해 매월 50~60만원 수준의 보수를 지급한다. 하지만 일본은 별도의 기관이 이들 가사도우미를 채용해 각 가정에 공급하는 방식을 취하며, 최저임금 이상을 보장해준다. 

이에 일본식 모델을 기반한 한국 정부의 제도 도입을 놓고 찬반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일하는 워킹맘·대디들 상당수가 가사도우미 고용 시 가격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데,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주고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들여오는 방식은 저출산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세종에서 등하원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쓰고 있는 박 모씨(40)는 "현재 맞벌이로 아침 일찍 출근하다보니 두 아이의 등하원을 내국인 가사도우미에게 맡기고 있다"면서 "등하원만 맡기는데도 100만원 수준이고, 간단한 식사나 설겆이 등 가사 분담까지 맡기면 최소 200만원, 입주형 도우미는 350만~400만원 수준으로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 최저임금 이상을 줘야 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해야 할 메리트는 그다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인천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워킹맘 이 모(33)씨는 "최저임금 이상을 보육료로 부담해야 한다면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쓰는 메리트가 없지 않냐"면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들게 일하는 이유가 아이들을 제대로 케어하기 위함인데, 가격 경쟁력이 없다면 차라리 내가 일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돌보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이상임 고용부 외국인력담당관(과장)은 "부모가 육아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사정이 있을 때 대체해 줄 인력이 필요하다"라며 "이때 많은 선택권을 제공해 상황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정부 취지를 설명했다.   

일부 부모들 사이에서는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에 앞서 근무 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년 차 워킹맘인 김 모씨(33)씨는 "대체인력을 구하기보다 부모가 최대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먼저"라며 "대기업 직원들이나 공무원들은 그나마 유연근무제 등을 활용해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거의 유명무실하다. 근무의 유연성을 보장해 주는 것이 직장 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근로자 2172만4000명 가운데 유연근무제 활용하는 근로자는 16.0%(347만5000명)에 그쳤다.

특히 사업장 규모에 따라 유연근무제 활용률에 큰 차이는 보인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40%가 넘는 반면, 10인 미만 사업장은 3% 내외로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또한 전반적으로 남성 대비 여성의 유연근무제 활용률이 떨어진다.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유연근무제는통상의 근무시간·근무일을 변경하거나,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시간이나 근로장소 등을 선택·조정해 일과 생활을 조화롭게 하고, 인력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제도다. 크게 ▲시차출퇴근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재량근로시간제 ▲원격근무제 ▲재택근로제 등으로 나뉜다. <아래 표 참고> 

직장 내 유연근무제 도입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노·사간 서면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정부는 유연근무제 도입 사업장에 근로자의 월 단위 유연근무 활용횟수에 따라 월 30만원씩 연 최대 360만원을 지원한다.

고용부는 지난 6월 근로자의 선택권, 건강권, 휴식권 보장을 위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하며 유연근무제 일종인 선택근로제 적용기간 확대 등 입법을 예고한 상황이다. 하지만 입법 당사자인 국회가 '여소 야대' 형국인데다, 노사 간 입장이 첨예한 근로시간 개편 문제를 정부 의지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부 지원과 함께 기업문화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워킹맘·대디들이 근로시간을 최대한 조정할 수 있도록 기업들이 배려해 저출산 문제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고용전문가는 "단위 기간 설정이나 절차 등이 까다로워 유연근무제 도입을 미루는 소규모 사업장들이 대다수"라면서 "소규모 사업장까지 유연근무제 확대가 이뤄지려면 도입 요건 및 절차 완화, 사업장이 자발적으로 나서 도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부의 유인책 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노사전문가는 "이제 기업들도 인력난 해소를 위한 유연근무제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특히 MZ세대들은 자유롭게 출퇴근하며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면서 "물론 제조업 등 일부 제약이 있는 업종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에 대한 대안도 정부와 함께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