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강남 재건축의 대표주자인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재건축 시작 20여년 만에 이달 19일 조합을 창립하며 재건축 7부 능선에 도착했다. 하지만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어 조합 설립 이후에도 파열음이 우려된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오는 19일 조합설립총회와 동시에 열릴 은마 재건축 조합장 선거는 현 추진위원회 위원장 최모씨와 은마아파트소유주협의회 회장 이모씨의 2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윤창빈 기자] |
최 위원장은 1만분의 1 지분으로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에 오른 인사로 논란이 일었다. GTX-C노선의 은마 지하 통과를 반대하며 현대차그룹 회장 저택에서 시위를 주도하며 국토교통부와도 겨룬 바 있다.
이 가운데 최 위원장과 전 입주자대표회 회장 정모씨와의 소송전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당시 '은마 반상회'라는 모임의 대표였던 최모씨는 은마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정모씨와 재건축 방향을 놓고 다투다 폭행 및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정씨는 입주자대표회장에서 물러났지만 2022년 3월 최씨는 재건축 추진위 위원장에 올랐다. 이 사건은 이듬해인 2020년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며 일단락 됐고 이후 2022년 5월 정씨는 무고죄로 최 위원장을 고소했다. 하지만 이 역시 '혐의없음'으로 판가름 됐다. 정 씨는 이의신청을 했고 지금까지 수사 중인 상태다. 이에 따라 최 위원장 반대파에서는 자격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조합장 선거에 앞서 파열음이 나고 있는 만큼 향후 은마 재건축을 둘러싼 사업 행보에도 진통이 따를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1만분의 1 지분 소유자인 최 위원장이 무고 혐의까지 있는 점을 들어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선거 이후에도 공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서다. 조합설립 이후 서울시 건축심의를 앞두고 있는 은마 재건축비계획 변경, 상가 협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 노선 지하 관통과 같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추진위 측은 조합 설립 즉시 49층 재건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49층 재건축을 추진하던 은마는 지난해 정비계획안 심의과정에서 35층 33개 동 5778가구로 정비계획을 받았다. 올 들어 서울시의 층수 규정이 바뀐 만큼 다시 층수와 용적률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지 않은 은마가 49층 건축허가를 받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란 게 정비업계의 예측이다.
이와 함께 공사비 문제도 관건이다. 두 조합장 후보 모두 분담금 최소화를 공약했다. 2002년 일찌감치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GS건설 컨소시엄과의 공사비 논의가 어그러질 경우 시공사를 재선정하겠다는 게 은마 추진위의 복안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4400여 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20년 이상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인 만큼 재건축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을 한데 모으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조합설립 단계에서 이같은 파열음을 최소화하는 게 은마 재건축의 진정한 시작이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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