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조대원 4명 교통사고로 사망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리비아 대홍수 피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식수난과 전염병 위험에 노출돼 있고, 폭우로 인해 유실된 지뢰가 무서워 피해 지역을 떠나지도 못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17일 전했다.
리비아 당국은 질병과 전염병 우려를 이유로 이번 홍수에 의한 인명피해가 컸던 동부의 항구도시 데르나를 봉쇄하기로 결정했다. 데르나의 사망자는 2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도시 곳곳에서는 신원확인 조차 거치지 않고 집단매장이 이뤄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리비아 당국은 피해 지역에서 150명이 오염된 식수에 중독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구 12만명의 데르나 전 지역은 홍수에 휩쓸려 진흙 더미에 거의 매몰됐다. 국영 매체는 데르나에서 최소 891개 빌딩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데르나 시장은 사망자가 2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르나의 빈 도로가에는 자갈 더미들과 부서진 자동차의 파편들이 쌓여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주민 하산 아와드는 텅 빈 거리에서 물 한 병과 간단한 침구를 옆에 놓고 담요 위에 앉아있었다. 그는 "우리 마을을 청소하고 생존자 확인을 위해 이곳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재민들은 임시 대피소, 학교 혹은 친척이나 친구 집에 머물고 있다. 한 주민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떤 사람은 우리를 안심시키려하지만 일부는 도시를 떠나라고 한다. 우리는 물도 없고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내전 기간 버려진 지뢰와 무기들이 홍수에 휩쓸려 방치돼 있어 이재민들에게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데르나 서쪽 해변가 정착촌 알 바디아에서는 가설병원에서 데르나 지역과 현지의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었다. 마을 다른 곳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옷과 음식을 나눠주었다. 자원봉사자 압둘나비는 약 1200km 떨어진 리비아 서부 아자일라트에서 왔다고 말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국제난민기구의 최신 데이터를 인용해 리비아 북동부 지역에서 4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나 실제로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그리스 구조대원 4명과 리비아 가족 3명이 벤가지에서 데르나로 가는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두 명이 실종됐다고 리비아 동부 정부 보건장관이 밝혔다. 그는 그리스 구조대원 15명이 다쳤으며 이 중 7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리스 군 당국에 따르면 그리스 의료진을 태운 버스가 반대편에서 오던 차량과 충돌했다.
인구 700만명의 리비아는 무아마르 카다피 정부가 2011년 무너진 후 강력한 중앙 정부가 들어서지 못했고 석유 자원은 경쟁적인 여러 그룹에 분산됐다. 이번 재해를 계기로 국제적 공인을 받은 트리폴리 정부와 동부 정부 간 협력이 일부 이뤄졌으나 복구 사업 과정에서 다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대홍수가 휩쓸고 간 데르나시[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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