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째 활동 중단한 김정은 등장 주목
중러 정상회담 러시아로부터 설명 들어
푸틴 방북 위한 협의도 구체화 할 듯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18일 평양을 방문한다.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은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북러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구체화하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18일 이틀 간의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0.18 |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 측에 대한 불법 무기 제공과 대북 위성기술 전수 등 북러 간 밀착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적 차원의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7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방북해 양측 간 군사협력을 집중 협의했다면 이번에는 외교 차원의 공동 전략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얘기다.
전쟁을 수행 중인 러시아가 국방장관과 외교장관을 잇달아 평양에 보내는 건 그만큼 양측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 사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포탄 등 무기제공 같은 가시적 지원확보 외에도 외교적 지지기반 확충을 위해서도 북한의 도움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또 북러 양자 간의 협력뿐 아니라 북중러 연대 강화를 통해 한미일의 대북압박과 중러 견제에 맞선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17~18일 베이징에서 개최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고, 18일 정상회담에서 공동의 대응전략을 짜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신화사 베이징=뉴스핌 특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회의 참석차 17일 베이징에 도착해 영접을 받고 있다. 푸틴은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다. 2023.10.17 |
라브로프의 방북은 중러 정상회담의 디브리핑을 중국 측 보다 러시아의 외교장관으로부터 직접 듣는다는 의미가 있다.
전통적 혈맹관계인 중국 보다 최근 들어 러시아로 기울고 있는 북한 외교의 균형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라브로프를 만나 푸틴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받을 것으로 보인다.
쇼이구 국방장관 방북 당시 김정은은 집무실 접견과 식사는 물론 평양의 무기전시장을 함께 방문해 북한의 미사일과 무인기 등을 설명하는 모습을 연출한 바 있다.
김정은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8주 행사에 이례적으로 불참하는 등 3주째 공개활동을 않고 있다.
군부 최측근으로 북한 미사일과 핵 개발을 주도해온 박정천 노동당 군정지도부장 등이 동행하는 것으로 파악돼 군사정찰위성 재발사 등 새로운 도발을 준비 중이란 관측이 한미 대북정보 당국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아무르 로이터] |
김정은은 자신이 공들여온 정찰위성 발사가 5월과 8월 잇달라 실패하자 '10월 재발사'를 공언했고,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이에 대한 협력방안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보스토치니우주기지에서 러시아 로켓을 김정은에게 보여줌으로써 위성발사 기술 제공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라브로프 장관과 함께 위성발사 준비 상황을 돌아보거나 전격적인 발사 장면을 참관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전성훈(전 통일연구원장) 경민대 겸임교수는 "위성 발사를 위한 기술적 준비가 완료되었다면 라브로프의 방북 기간에 쏠 가능성도 있다"며 "러시아의 지분 확인과 북러 협력의 과시 차원에서 김정은과 라브로프가 같이 참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