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금리 올해 3거래일 이상 상승한 적 없어
부동산 PF 부실은 잠재적 시장 교란 요인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지난해 말 기업어음(CP) 금리가 5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불안했던 단기 자금조달 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찾고 있다. 지난달 초 1.15%포인트(p), 100bp(1bp=0.01%) 이상 벌어졌던 CP·CD 금리 격차(스프레드)도 지난달 말 0.49%p로 줄어들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도 시장은 최근 들어 안정 국면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CP 금리의 최장 상승 기간은 2거래일이었다.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는 지난달 19일부터 9거래일 연속 3.68%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01.31 stpoemseok@newspim.com |
CP 금리란 일반 기업이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때 금리로,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들이 단기자금을 조달할 때 드는 비용이 커진다. CD 금리는 은행이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무기명 정기예금증서에 대한 금리다.
보통 시장에서는 CP 금리가 10bp(1bp=0.01%) 이상씩 급증하거나, CP 금리와 CD 금리의 차이인 스프레드가 벌어지면 기업의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인식한다. CP 금리 상승은 자금 조달 비용 증가를, CP와 CD 금리 스프레드 확대는 기업의 신용 위험이 은행보다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 해당 지표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18거래일 동안 CP 금리는 3%대 후반~4%대 초반을 유지했으며, 금리 스프레드도 최근 7일 연속 1%p 아래로 떨어졌다. CP와 CD 금리 격차가 1%p를 넘겼던 것은 지난 2일(1.15%p)과 9일(1.08%p), 18일(1.07%p) 등 단 세번뿐이었다.
반면 작년 말에는 CP에 투자하는 증권사 상품의 투자 수요가 수요 위축되면서 CP 금리가 올랐다. CP 금리는 작년 10월 24일부터 30일까지, 12월 7일부터 12일까지 각각 5거래일과 4거래일 연속 오른 바 있다. 지난 10월에는 CP 금리가 4.48%에서 5.09%로, 지난달에는 4.12%에서 4.51%로 모두 40bp 가량 상승했다.
이러한 연초 CP 금리 안정세를 두고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CP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 한국은행에서 채권을 매각해서 금리 상승 요인을 차단한다"며 "자금이 계속해서 시장에 유입되다 보니 금리가 적정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권의 자본력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오 연구원은 "현재 금융업권에서 리스크를 대비해 쌓아둔 자금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금융투자업계의 자금여유가 있다 보니 단기 자금조달 시장 지표가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단기 자금조달 시장의 안정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시장에 자금을 푸는 것은 자금조달 시장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현재 자금조달 시장에 내재한 문제 요소도 많다"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현재로서는 가장 큰 위험"이라며 "부동산 PF 부실이 건설사 부도 등 건설업계 전반에 퍼지고, 증권사의 재정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단기 자금조달 시장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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