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잘루즈니 만나 군 개편 논의...'해임 통보'
후임엔 수도 방위 담당 시르스키 장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현 시점이 군 수뇌부를 교체할 때라며 불화설이 돌던 발레리 잘루즈니 군 총사령관을 전격 경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잘루즈니 군 총사령관을 만난 뒤 발표한 텔레그렘을 통해 "우리는 우크라이나군에 어떤 개편이 필요한 지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우리는 또한 우크라이나 군의 새로운 지휘부에 누가 적합한 지를 논의했다"면서 "지금이 개편을 해야할 시기"라며 경질 의사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만 "지난 2년간 우크라이나를 지켜준 그에게 감사를 표했다"면서 잘루즈니가 자신의 팀에 계속 남아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수도 키이우 방어를 전담해온 지상군 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장군을 후임 군 총사령관에 임명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해임된 발레리 잘루즈니 군 총사령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대통령과) 중요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러시아와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군의 전략과 전술을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침공한) 2022년의 과제는 2024년의 과제와 다르다"며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새로운 현실에도 변화하고 적응해야 한다. 함께 승리하기 위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잘루즈니 총사령관과의 불화가 극에 달했고, 그를 곧 해임할 것이란 관측이 무성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미 잘루즈니 총사령관에 해임 방침을 통보했고, 미국 백악관에도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지난 2년간 우크라이나군의 방어와 반격 작전을 총지휘하면서 '국민적 영웅'으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지난해 중순 야심차게 전개했던 대반격 작전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50만명 추가 동원을 추진하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무리한 확전보다는 러시아와의 휴전 방안을 일부 서방국들과 논의한 것이 들통나면서 러시아군의 전면 철수와 피점령지 완전 회복을 전제 조건으로 고수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격노를 샀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지난 1일 CNN 방송 기고문에서 동맹국들의 지원 축소와 전장의 어려운 상황을 직시하고 우크라이나의 무능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민적 인기가 자신보다 높아져 향후 자신을 위협할 정적이 될 수 있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미리 견제하려 한다는 의혹도 나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