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부터 공모주 71.6%가 상장 첫날 이후 주가 하락
최종경 흥국證 연구원 "따따블 기대감 탓 시장 과열 발생"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최근 공모주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투자자 자금이 몰렸지만, 정작 상장 첫날에 비해 주가가 오른 종목은 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장한 케이웨더를 제외한 2024년 상장 종목은 총 6개(우진엔텍·HB인베스트먼트·현대힘스·포스뱅크·이닉스·스튜디오삼익)이다. 이 중 상장 첫날 대비 주가가 오른 곳은 우진엔텍 뿐이다. 지난 20일 우진엔텍은 2만 59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상장일(1월 24일) 종가인 2만 1200원에 비해 22.16% 오른 수치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02.22 stpoemseok@newspim.com |
나머지 공모주는 상장 이후 전부 주가가 급락했다. 현대힘스의 상장일(1월 26일) 종가는 2만 9200원인데, 지난 20일 37.12% 급락한 1만 9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도 ▲포스뱅크(-21.37%) ▲이닉스(-14.68%) ▲스튜디오삼익(-30.32%) ▲HB인베스트먼즈(-47.01%) 등 공모주 주가가 대체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기간을 넓혀 보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022년에 상장한 70개 종목 중 26개(37.1%)만 상장일 대비 최근 주가가 올랐다. 더구나 지난해에는 전체 상장 종목(82개) 중 단 18개(21.95%)만 상장일 대비 주가가 오르며 공모주 침체 분위기가 심해졌다.
하지만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올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10건의 수요예측에서 모두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했으며, 설 연휴 직후 기업공개(IPO)가 이뤄진 4개 종목(에이피알·코셈·이에이트·케이웨더)에 19조 7000억원이 몰렸다.
이처럼 부진한 공모주 시장에 투자자 자금이 대거 몰리는 것은 따따블(주가가 공모가의 네 배 이상 오르는 것을 의미) 등 공모주 '대박'에 대한 기대감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대박이나 단기 차익 실현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많아지면서 IPO 시장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며 "일부 IPO 종목들의 주가가 좋으니까 이를 보고 공모주 투자를 결심한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모두 공모주 시장이 과열된 상태기 때문에 단기 투자보다는 공모주의 적정 주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디어나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따따블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생겼는데 사실 하루에 공모주의 주가가 네 배 이상 오르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전문 기관들이 벨류에이션 산정을 통해 측정한 공모가가 하루 만에 실제 주가의 0.25배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들이 '어떤 종목이 대박을 터트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전에 '이 종목의 주가가 적정 수준에 있는가'를 먼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대형사 관계자도 "공모가 대비 과도하게 주가가 오르는 건 시장 과열"이라며 "공모주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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