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심 무기징역 선고에 양형부당 이유로 항소
검찰 "생명 난도질하고 반성 안해…사형 선고해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행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선(34) 측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1심에서 선고된 무기징역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김재호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된 조선(33). 2023.07.28 yooksa@newspim.com |
조씨 측 변호인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며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들께 죄송한 마음이고 항소심에서 피해 회복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조씨에게도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항소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조씨는 "네"라고 답했다.
검찰은 "원심에서 사형을 구형했는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며 "무기징역 역시 결코 가벼운 형이라 할 수 없으나 이 사건은 피해자와 유족이 받은 고통과 슬픔이 너무나 크고 피해 회복도 되지 않았는데 피고인은 감형을 운운하며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개의 칼을 준비해 생명을 난도질한 범행 수법의 잔인함과 포악성, 재범 위험성에 비춰 사형을 선고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항소이유를 설명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모욕 혐의와 관련해서는 "피고인이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그 유튜버'라고 표현한 것은 피해자를 특정한 것으로 모욕죄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피해자가 중요 사건에 휘말리게 돼 고소 취소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날 피해자 A씨 사촌들의 요청이 있었다며 이들을 양형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양형 증인은 재판부가 형량을 정할 때 참고하기 위한 증인이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내달 19일 이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 뒤 변론을 종결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앞서 조씨는 지난해 7월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부근 골목에서 거리에 서 있던 피해자 A씨의 얼굴과 목 부위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다른 피해자 3명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구직활동이 어려워지자 주거지에만 머물며 은둔 생활을 했다. 검찰은 조씨가 게임과 유튜브 시청을 즐기며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다 유튜버로부터 모욕죄로 고소를 당하자 사회에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검찰은 조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나 1심은 무기징역과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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