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요 침체·공급망 통제 우려
미국과 손잡고 디리스킹 나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일본 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줄이고 미국 진출을 확대하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수요 침체와 중국 정부의 공급망 통제 우려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최근 수개월 동안 미국 사업 확대에 관심을 표명하거나 사업 확장 계획을 밝힌 일본 기업으로 로봇제조업체 야스가와일렉트릭, 음료회사 아사히, 칩제조업체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자동차 메이커 혼다 등을 예로 들고 일본이 세계 2위의 경제국인 중국에서 디커플링은 아니나 위험 축소(디리스킹)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공급망 의존도 축소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지난주 미국 방문에서 더욱 공고화됐다. 기시다 총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토요타 전기차(EV)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미일간 공급망 협력을 강조했다.
과거 중국을 무한 기회의 시장으로 보았던 일본 기업들이 중국 사업에 조심스런 견해를 갖게 됐다. 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진출 일본 기업의 거의 절반이 지난해 중국 내 투자를 하나도 하지 않았거나 투자 규모를 줄였다.
중국 기피 현상은 경제적 안보 위험이 가장 크게 작용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일본 아스텔라스 제약의 중국 현지 임원을 정탐 활동 혐의로 구속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싱크탱크 글로벌 스터디스의 미야키 구니히코 조사국장은 "중국 경제와 시장에 대한 환상이 사라지고 있다"며 대신 "일본과 미국이 서로의 장점을 발견하기 시작했다"고 풀이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바이두 등 현지 기업들에 밀려 고전하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에 미국 시장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토요타의 경우 2025년 가동 예정인 노스캐롤라이나주의 EV 배터리 공장 투자액을 139억 달러로 80억 달러 증액했다. 혼다는 이달 오하이오 주 공장을 EV 생산기지로 바꾸는데 7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해외자산 취득액은 총 530억달러로 1년 전의 2배로 늘어났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이뤄졌다.
탈 중국과 미국 진출 확대는 관련 기업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대외무역기구에 따르면 중국 사업을 확대하는 일본 기업의 주가는 일년 동안 30% 하락한 반면, 북미사업을 확장하는 기업의 주가는 같은 기간 50% 이상 상승했다.
일본 기업의 탈 중국 현상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일본의 주요 생산기지이자 수출 시장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일본의 대중국 수입액은 1740억 달러로 중국은 일본 최대의 수입국이며, 대중 수출액은 1260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수출 시장이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악수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좌)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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