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연구소, 민간자격등록 거부되자 소송…1심 패소
"선거제도 신뢰와 직결…후보자·국민 오인할 우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국가가 수행하고 있는 공직선거 후보자 검증 업무를 민간기관이 할 수 없도록 등록을 거부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A정책연구소가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낸 민간자격 등록 거부처분 무효확인 등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가정법원. 2022.01.14 pangbin@newspim.com |
A연구소는 2021년 행정안전부로부터 민간자격 등록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을 통해 공직 후보자 능력검정 민간자격 등록을 신청했다.
공직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 등 선출직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공직수행 능력을 확인,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자격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안부는 자격기본법 제17조 1항 3호의 '선량한 풍속을 해하거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와 관련되는 분야'에 해당한다며 한국직업능력연구원장에게 공직 후보자 능력검정 민간자격 등록이 불가하다고 회신했고 연구원장은 A연구소에 이메일을 보내 결과를 통지했다.
A연구소는 행안부의 등록 거부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자격사업의 목적은 자격시험을 통해 선출직 공직자 또는 후보자의 공무수행 능력을 검증함으로써 이들의 공무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있다"며 "시험 응시가 강제되는 것도 아니고 자격 취득 여부는 참고사항이 될 뿐이며 정당이나 유권자의 선택에 큰 혼란을 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행안부가 자격기본법을 근거로 민간자격 등록을 거부한 것은 적법하다며 A연구소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민간자격 등록제도의 취지와 목적, 민간자격 금지 분야에 관한 규제 내용과 취지를 고려할 때 자격기본법에서 말하는 '선량한 풍속을 해하거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와 관련되는 분야'는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의 유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성이 있거나 국가 제도에 대한 신뢰와 관련돼 민간자격의 도입시 그 신뢰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분야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는 것으로서 국가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고 현재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 업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수행하고 있다"며 "이 사건 자격의 등록으로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경우 후보자는 물론 국민들도 국가에서 일정한 후보자로서의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자격은 국가 존립의 근간이 되는 선거 제도의 공공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분야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A연구소는 행안부의 법률자문 관련 비공개 처분에 대해서도 다퉜으나 재판부는 "민간자격의 등록 여부와 이후 불복 과정에서 문제 될 수 있는 법률적인 쟁점에 관한 정보가 공개될 경우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심리적 부담을 갖게 해 공정한 업무수행을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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