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출연자 운영 식당, 예약률 급증...외식업계 모처럼 활기
CU, 컬리도 낙수효과...화제 디저트 선보이고 관련 밀키트 줄줄이 출시
셰프들이 활용한 오뚜기 참기름·농심 너구리도 눈길...광고효과 톡톡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넷플릿스 예능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외식·식품업계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밀키트,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 모습이다.
9일 식당예약플랫폼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흑백요리사 방송 직후 캐치테이블 내 인기 검색어 순위 1위는 최강록 셰프의 식당 네오가 차지했다. 이어서 2위 도량, 3위 트리드, 4위 디핀, 5위 쵸이닷이 뒤를 이었다.
특히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의 식당 검색량은 전주 대비 74배 상승했으며 식당 저장 수는 같은 기간 동안 1884% 급증했다. 출연 셰프 식당 평균 예약 증가율도 약 148%로 나타났다. 또 방송 후 예약 건수가 급증한 식당은 최대 4937.5%의 예약 증가율을 기록했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심사위원을 맡은 백종원(왼쪽)과 안성재 셰프 [사진=넷플릭스] |
일례로 지난 4일 캐치테이블에 신규 입점한 중식 레스토랑 도량은 예약 오픈 직후 6만5000여명이 동시 접속했으며 1초 만에 한 달 예약이 전체 마감됐다. 도량은 흑백요리사에 철가방요리사로 출연한 임태훈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다.
흑백요리사 방영 이후 침체됐던 외식업계가 되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캐치테이블 관계자는 "최근 방송 출연 셰프들의 식당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실제로도 오픈 직후 높은 트래픽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설명했다.
유통·식품업계도 '흑백요리사' 낙수효과를 받고 있다. 방송에 나온 메뉴와 식재료를 제품화하거나 홍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흑백요리사 출연진인 '나폴리 맛피아'와 손잡고 프로그램 속 인기 메뉴인 '밤 티라미수 컵'을 오는 12일 선보일 예정이다. '밤 티라미수 컵'은 나폴리 맛피아가 해당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한 메뉴로 CU의 연세우유 마롱 생크림빵, HEYROO 맛밤 득템 등을 사용해 만든 디저트다.
방송 이후 최근 6일 간(10월 1~6일) 자체 O4O 앱 포켓CU의 검색어 순위 상위 10위권에 티라미수가 이름을 올릴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레시피에 활용된 맛밤 득템(42.7%), 연세우유 크림빵(31.1%) 등의 상품 매출도 직전 주 동일 기간 대비 크게 올랐다. CU는 향후에도 나폴리 맛피아와 추가 상품을 연달아 출시하며 중·장기적 협업을 통한 상품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인다는 계획이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인기 셰프들의 대표 메뉴를 모은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특히 최현석의 쵸이닷' 트러플 크림 뇨끼, 가리비 바질 페스토 파스타, 가니쉬 스케이크 등 총 17종의 상품은 흑백요리사 방영이 시작된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판매량이 직전 동일기간(9월 1일~16일) 대비 약 33% 올랐다. 또 한식 대표 김도윤 셰프가 운영하는 '윤서울' 모듬나물면, 매콤 고사리 비빔면, 생들기름면 등 3개 상품 판매량은 72% 상승했다.
컬리는 이밖에도 관련 밀키트를 확대해 나가다는 방침이다. 최현석 셰프의 간편식 브랜드인 '쵸이닷'의 연어 스테이크와 살치살 스테이크를 '컬리온리' 제품으로 준비 중이며 김도윤 셰프의 온면 메뉴도 밀키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왼쪽부터 오뚜기와 농심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흑백요리사 패러디 게시물. [사진= 각사] |
오뚜기는 자사의 '고소한 참기름'과 '향긋한 들기름' 제품의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방송 출연자 '이모카세'가 오뚜기의 참기름과 들기름을 배합해 김을 굽는 모습이 화제가 된 것이다. 농심도 자사 라면 '너구리'를 활용한 레시피가 방송을 타며 홍보효과를 누렸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뉴엔AI에 따르면 농심 너구리 관련 SNS 키워드 검색량은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 편의점 편 반영일인 지난 1일 전후로 약 105% 증가했다.
오뚜기와 농심은 각 사 SNS에 흑백요리사 연계 홍보물을 게시하는 등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앞서 농심 너구리의 경우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 레시피가 화제를 모으며 해외시장 확장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푸드 영토 확장을 꾀하고 상황에서 흑백요리사와 같은 프로그램이 반갑다"며 "글로벌 소비자들에 한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