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석유공사·가스공사 등 자원공기업 국정감사
석유공사, 개발 관련 자료 제출 않고 숨기기 급급
김동섭 사장 '디스트랙션' 언급에 민주당 크게 반발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17일 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 등 자원 공기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을 둘러싼 여야 간 난타전이 벌어졌다.
야당은 석유공사의 자료 제출 부실을 거듭 지적하는 동시에 미국 액트지오사의 사례금 문제, 예비타당성조사 추진 여부, 사업 유망성 등을 두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이 '석유 카르텔'과 '대국민 사기극'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울산을 찾아 석유공사·가스공사를 비롯해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에너지재단 ▲한국지역난방공사 ▲강원랜드 ▲대한석탄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석유관리원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산업부 산하 12개 기관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왼쪽)이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2024.10.17 rang@newspim.com |
국감의 화두는 단연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이었다. 개회 직후 석유공사를 향해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며 맹공을 퍼부었던 야당 의원들은 주 질의 시간에도 동해 심해 가스전을 검증하는 데 대부분의 화력을 집중했다.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은 "석유공사는 7개 유망구조를 도출한 1차 유망성 평가 때는 125만달러를 지급했는데, 이에 대한 보완적인 성격인 추가 유망성 평가 때는 170만달러를 지급했다"며 "석유공사의 입맛대로 평가 결과를 도출한 액트지오에 사례금 성격으로 지급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며 "(2차 유망성 평가는) 오퍼가 다르다. 천해까지 범위에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같은 당 김동아 의원은 "하베스트 사업 손실에 중차대한 책임이 있는 직원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봤더니, 석유공사 에너지사업본부 본부장과 대왕고래 프로젝트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며 "약 7조원 상당의 손실을 입힌 책임자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냐"고 캐물었다.
이에 대해 김동섭 사장은 "그 당시에는 (하베스트 관련 담당 직원이) 책임자라고 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석유공사는 2019년 말부터 부채율이 3000%를 넘어섰고 현재까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만일 주식시장에서 이 정도 수준이라면 즉각 상장폐지 된다"며 "김동섭 사장은 올 9월부터 1년간 임기가 연장됐다. 석유공사가 이런 상태라면 연임이 아니라 경질돼야 마땅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액트지오 보고서가 나온 지 3개월 만에 세부 시추 계획을 세웠고, 5월에는 해와지원사업 융자 고시가 바뀌었다. 이후 4일 만에 윤 대통령이 발표한 후 곧바로 1차 예산 497억원이 국회에 제출됐다'며 "9개월 만에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붙이고 있다. 이쯤 되면 대국민 사기극이 아니냐"고 의문을 내놨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 측과 마찬가지로 자료 제출 부실을 지적하는 한편, 야당에서 주로 공격받는 지점에 대해 에둘러 해명 기회를 내줬다.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지역 개념도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한국석유공사] 2024.06.03 dream@newspim.com |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우리 심해에 가능성이 있다면 탐사해 보는 것이 맞다. 가능성이 낮다고 마냥 덮어둘 일은 아니지 않냐"며 "총 5000억원이 드는데 이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탐사를 마치는데 가장 장애 사유가 뭔지 말해 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김동섭 사장은 "첫 번째 시추는 석유공사에서 하고, 두 번째부터는 해외 투자 유치를 해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장애 요인은 저희들의 인력과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대한 열심해 해야 하는 상황인데 다른 디스트랙션(방해물)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설명하길 바란다. (야당에서) 의혹을 제기하면 설명을 해야 하는데 이 설명이 매우 부족한 듯하다"며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결국 전문가로서의 판단에 따라 진행하는 사업이다. 확신을 갖고 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김동섭 사장이 주호영 의원 질의에 '디스트랙션'을 언급한 것을 두고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조금 전 사업에 가장 어려운 점을 묻자 '디스트랙션(집중을 방해하는 것)'이 많다고 답변했다. 저희가 석유공사에 자료를 요청하고 국감을 하는 것을 방해라고 표현했냐"며 "어디 국감을 진행하는데 의원들의 방해 때문에 일을 못한다고 얘기하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김동섭 사장이 "국회를 뜻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김한규 의원 등은 계속 고성을 지르며 반발했다. 이를 말리려는 이철규 위원장 등과도 한동안 소란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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