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CEO에 스페인 출신 무뇨스 발탁...외국인 첫 사례
'주한 미국대사' 성 김, 현대차그룹 싱크탱크 총괄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트럼프 시대'를 맞아 미국 정치권과 시장 상황을 잘 알고 네트워크 강화가 가능한 인사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했다.
스페인 출신의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 겸 북미·중남미법인장을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에,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한 성 김(Sung Kim) 현대차 고문역을 현대차 사장으로 각각 발탁했다.
특히 무뇨스 사장의 대표이사 임명은 외국인이 국내 주요 대기업 CEO를 맡게 된 첫 사례로, 정 회장이 능력·실적 중심주의를 이어가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시대에 글로벌 완성차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진=현대차그룹] |
무뇨스 신임 현대차 사장은 1965년생으로 토요타 유럽 법인과 닛산 북미 법인 등을 거쳤다. 첫 그룹 사장급 외국인 인사로 정 회장이 COO 및 미주권역담당 겸 북미 권역본부장으로 발탁했던 인물이다.
업계는 무뇨스 사장 시대 현대차가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좀 더 주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미 무뇨스 사장이 북미 총괄 역할을 맡은 후부터 현대차의 미국 실적은 우상향을 그려 왔다.
지난 2018년 67만8000대 수준이었던 미국 판매 실적은 지난해 87만3000대 수준까지 높아졌다. 또한 단순한 저가 공략이 아닌 제네시스와 아이오닉을 중심으로 한 고급화,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높여 미래 먹거리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며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현대차에 있어서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정 회장은 무뇨스 사장에게 이러한 난관에도 북미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 회장은 이미 지난 9월 세계 완성차 순위 5위인 미국 GM과 승용·상용 차량을 공동 개발·생산하기로 합의하며 판매량 기준으로 1위 일본 토요타를 넘어서는 자동차 동맹을 성사시킨 바 있다.
성 김 현대차 사장 [사진=현대차그룹] |
성 김(Sung Kim) 현대차 사장의 전면 배치도 북미 시장 공략의 일환이다. 1960년생인 성 김 사장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한 한반도 상황에 밝은 미국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부시 행정부부터 오바마, 트럼프 1기, 바이든 정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아 왔다. 미국 국무부에서 은퇴한 후 올해 1월부터 현대차 고문역으로 합류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통상·정책 대응 전략, 대외 네트워킹 등을 지원했다.
고문역이었던 성 김 사장에게 그룹 싱크탱크 총괄 역할을 맡긴 것 역시 트럼프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주한 미국대사 시절부터 친한파로 분류된 성 김 사장은 미국 내 갖추고 있는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과 정세 분석 등을 통해 현대차의 북미 시장 성장 전략과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이 15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현대차그룹] |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