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능 30~50% 줄인 버전 거래 가능"…황 CEO와 재회 예고
전문가 "중국을 비첨단 기술에 의존하게 만드는 전략"
화웨이 '어센드' 시리즈로 대체 시도…내년 경쟁력 확보 전망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Nvidia)의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Blackwell)'의 성능을 낮춘 버전이라면 중국 판매를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성능을 30~50% 낮춘, '부정적인 의미에서' 다소 조정된 블랙웰 칩에 대해선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문제와 관련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나를 만나러 올 것"이라며 "블랙웰은 세계에서 가장 최신이자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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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
황 CEO는 앞서 중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막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대중 수출 허용을 로비해왔다. 지난달 그는 중국에 더 고급형 칩을 판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번 논의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향 반도체 수출 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미국 정부에 매출의 15%를 납부하기로 합의한 직후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20%를 요구했지만, 황 CEO의 협상으로 15%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성능이 제한된 블랙웰 칩의 대중 수출이 승인되면 향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폴 트리올로 DGA-엘브라이트 스톤브리지그룹 중국·기술 정책 총괄 리더는 "수출이 승인된 성능 저하 버전 블랙웰 칩은 앞으로 큰 거래가 될 것"이라면서 "이는 중국을 비첨단 혹은 최첨단이 아닌 기술에 중독시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 CEO는 그동안 "미국이 칩 수출을 전면 차단하면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그 빈자리를 채울 것"이라며, 중국이 AI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미국산 칩에 의존하도록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는 최근 몇 년간 강화돼 왔다. 2022년에는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A100과 H100 칩의 중국 수출이 차단됐고, 2023년에는 더 많은 엔비디아 반도체로 규제가 확대됐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해당 칩을 합법적으로 대량 비축해 AI 모델 개발에 활용해왔다.
다만 성능을 낮춘 블랙웰 칩이 고급 AI 모델 학습에 적합할지는 불투명하다.
이 와중에 화웨이는 엔비디아 대체를 목표로 '어센드(Ascend)' 시리즈 프로세서를 개발 중이다. 트리올로는 "현재는 이전에 확보한 엔비디아 GPU 재고가 소진되는 과도기에 있다"며 "화웨이의 새 어센드 910 프로세서가 내년에나 엔비디아와 경쟁할 만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