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특별수사단, 15일 긴급체포 과정서 수첩 확보
야당, 9일 尹·김용현 일반이적죄 혐의 고발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12·3 비상계엄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경찰이 확보했다.
수첩에는 비상계엄 관련 내용이 다수를 차지하는데 북한 공격 유도를 암시하는 단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내란죄 뿐 아니라 외환죄를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특별수사단은 이날 오전 노 전 사령관을 내란 실행 및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노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정보사령관을 지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친분이 두터우며 이번 비상계엄 선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계엄 선포 전인 지난 1일 경기도 안산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정보사 소속 김 모 대령, 정 모 대령과 만나 계엄 선포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4.12.24 yym58@newspim.com |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을 확보했는데 수첩에는 비상계엄과 관련된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지난 15일 노 전 사령관을 긴급체포하는 과정에서 압수수색을 같이 진행하면서 수첩을 확보했다.
수첩에는 '국회 봉쇄'라는 표현도 있으며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공무원을 체포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수거 대상으로 표기하고, 수용 및 처리 방법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NLL 북 공격 유도'라는 표현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상계엄 명분으로 이른바 '북풍'을 공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수첩에 적힌 국회 봉쇄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특수부대가 국회에 진입하고, 경찰의 국회 전면통제된 부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외환죄 중에서 형법 99조에 명시된 일반이적죄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외환죄는 외부로부터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범죄로 간첩죄, 외환유치죄, 여적죄, 모병이적죄 등이 있다. 일반이적죄는 형법에 명시된 외환죄 항목 외에 대한민국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하는 행위를 뜻한다.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당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국지전을 도발하려고 한 모의 정황이 보도된 바 있고, 오물풍선과 관련해 원점 타격과 무인기 투입으로 국지전을 도발하려 했다"며 "군사적 공격에 대한민국이 노출될 수 있는 위험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외환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향후 수사를 통해 범행을 실행하려 했는지나 단어가 적힌 과정이나 의도 등을 확인해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특별수사단은 고발 사건과 관련해 일반이적죄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첩 문구 자체보다는 향후 수사를 통해 문구가 적힌 의도나 실제 일반이적죄 범행을 시도한 정황 등이 있는지 드러난다면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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