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도 "유언 따라 이호진 소유"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선친의 '차명 유산'을 둘러싼 누나와의 상속 분쟁에서 최종 승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달 9일 이 전 회장이 누나 이재훈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양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씨가 이 전 회장에게 153억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수십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지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5.16 choipix16@newspim.com |
이들 남매의 분쟁은 선친인 이임용 선대 회장이 1996년 사망하며 남긴 유언에서 촉발됐다. '딸들을 제외하고 아내와 아들들에게만 재산을 주되, 나머지 재산이 있으면 유언집행자인 이기화 전 회장(이호진 전 회장의 외삼촌·2019년 작고) 뜻에 따라 처리하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특정되지 않았던 '나머지 재산'은 이 선대회장이 차명으로 갖고 있던 주식과 채권으로 2010∼2011년 검찰의 태광그룹 수사와 국세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태광그룹의 자금 관리인은 2010년 10월 차명 채권을 이 씨에게 전달한 뒤 2012년 반환하라고 요청했으나 이 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 전 회장은 2020년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는 자신이 이 채권을 단독 상속한 후 자금 관리인을 통해 이 씨에게 잠시 맡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씨는 유언 내용이 무효라고 맞섰다.
1심은 "선대회장 유언 중 '나머지 재산'에 관한 부분은 유언의 일신 전속성(타인에게 양도하지 못하는 속성)에 반해 무효"라고 판단하면서도 선대회장이 사망한 시점부터 이 전 회장이 채권을 실질적으로 점유해 온 점, 다른 상속인이 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난 점 등을 고려해 채권 소유자는 이 전 회장이라고 봤다. 이 씨에게 맡긴 채권 규모가 400억원이었다는 이 전 회장의 주장도 사실로 인정했다.
2심 역시 채권이 이 전 회장 소유라고 판단했다. 다만 근거는 1심과 다소 다른데 '나머지 재산'에 관한 선대회장의 유언은 유효하고, 이기화 전 회장의 의사에 따라 이 전 회장이 채권을 적법하게 물려받았다고 봤다.
이 전 회장과 이씨 모두 상고를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은 유언의 해석과 효력, 유언 집행행위와 관련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 영향에 미친 잘못이 없다"며 2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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