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범유럽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본격적으로 불을 지피고 있는 글로벌 관세 전쟁의 압박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이며 다시 한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3.17포인트(0.58%) 오른 545.92로 장을 마쳤다. 전주 목요일 기록했던 전고점(544.84)을 2거래일 만에 돌파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24.74포인트(0.57%) 상승한 2만1911.74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67.27포인트(0.77%) 오른 8767.80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3.19포인트(0.42%) 뛴 8006.22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86.47포인트(0.50%) 오른 3만7242.17에 마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9.90포인트(0.16%) 상승한 1만2708.8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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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 시장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결국은 협상용에 그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10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발표에도 불구하고 유럽 증시는 오히려 견고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강한 생명력을 보여줬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모히트 쿠마르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관세는 시장의 변동성을 유발하지만 협상 도구이며 결국은 우려만큼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유럽이 (미국의) 다음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몇 주 동안 변동성이 더 커질 여지는 있다"고 전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인플레이션 전망을 더욱 불확실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에너지주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런던 증시에 상장된 BP는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이 회사 지분을 매입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7.3% 급등했다. 일일 기준 상승폭으로는 2년 만에 최대였다.
로이터 통신은 "(시장에는) 엘리엇이 이 거대 에너지 기업의 전략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BP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STOXX 600 지수의 에너지 섹터가 1.5% 상승했고, 런던의 FTSE 100 지수도 최고치를 돌파했다.
철강업계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 발표에 일부 악영향을 받았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다국적 기업 아르셀로미탈은 0.6%, 오스트리아 업체 보에스탈파인은 1.62% 떨어졌다.
유럽 철강업계 전체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 정도이다.
프랑스 엔지니어링 회사 GTT 그룹은 장 밥티스트 쇼메 최고경영자(CEO)가 사임을 발표한 후 4.01% 하락했고, 노르웨이 방산업체 콩스베르그 그룹은 파레토가 주식 등급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춘 후 6.2% 떨어졌다.
폴란드의 광산업체 KGHM은 재무장관이 내년부터 구리 생산세를 인하할 계획이며 2027년 이후에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힌 후 5.8% 상승했고, 스페인 열차 제조업체 탈고는 폴란드 국영 투자펀드 PFR이 이 회사 인수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힌 후 7.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