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분야 대규모 투자로 대대적인 전환 시도
AI 전환에 따른 재무 부담 가중이 리스크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AI 굴기'의 선봉을 자처하고 있는 소프트뱅크그룹(이하 소프트뱅크)이 투자 회사에서 AI(인공지능) 기업으로 대대적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AI 분야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며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AI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약 726조 원)를 투자해 미국 내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젝트에 소프트뱅크는 190억 달러를 투자하며 40%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오픈AI와 일본에서 기업 맞춤형 AI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 'SB 오픈AI 재팬'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기업용 AI '크리스털 인텔리전스'를 개발해 기업들의 업무 자동화와 의사결정 지원 등 경영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프트뱅크와 오픈AI가 각각 50%씩 출자했다.
일본 내 AI 데이터센터 구축도 추진 중이다. 오사카부 사카이시의 구 샤프 공장 부지를 활용한 AI 데이터센터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홋카이도에서도 추가 센터 개설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일련의 시도는 소프트뱅크가 단순한 투자를 넘어 AI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직접 참여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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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AI를 통한 비즈니스 혁신' 행사에서 발표하는 손정의 소트프뱅크그룹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AI 기업으로의 전환에 따른 대규모 투자는 소프트뱅크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리스크가 있다.
소프트뱅크는 2017년 비전펀드를 출범한 이후 글로벌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 성장해 왔다. 보유주식 가치에서 순이자 부채를 차감한 시가 순자산(NAV)은 2024년 12월 말 기준 29조 6000억 엔에 달한다.
또한 2024년 9월 말 기준으로 3조 8000억 엔의 유동성을 보유(대출 한도 포함)하고 있어, 향후 긴급한 자금이 필요할 경우 일정 부분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AI 사업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금융 조달이 필수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주거래 은행인 미즈호은행을 비롯한 국내외 금융 기관과 협력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앞으로 소프트뱅크의 실적을 크게 좌우할 요소는 AI 관련 사업이며, AI 중심의 사업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지 여부는 소프트뱅크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특히 오픈AI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974억 달러 인수 제안은 소프트뱅크의 AI 사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머스크는 오픈AI의 영리화 방향에 반대하며 이를 방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AI 투자 확대를 추진하는 소프트뱅크에게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만약 AI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수익화가 지연될 경우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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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도쿄에서 열린 기업용 AI 프레젠테이션 행사에 참석한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왼쪽)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CEO)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