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 인공지능(AI)의 선두 주자였던 바이두(百度)가 AI 분야에서 존재감을 상실해 가고 있다.
바이두는 중국 최대 검색 포털인 바이두 검색창에 딥시크(deepseek) 코너를 별도로 개설했다고 중국 증권시보가 19일 전했다. 이는 바이두 플랫폼에서 딥시크를 활용해 검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바이두는 2023년 3월 어니봇(원신이옌, 文心一言)이라는 AI 챗봇을 공개했다. 이는 오픈AI의 챗GPT에 대응해 중국이 공개한 최초의 AI 챗봇으로 당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바이두는 자체 검색 페이지에 어니봇을 적용해 왔다. 하지만 어니봇이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뚜렷한 환영을 받지 못하면서 바이두가 결국 후발주자인 딥시크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바이두의 어니봇은 중국 내 사용자 수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퀘스트모바일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중국 AI 챗봇 일간 사용자 수에서 딥시크가 3,286만 명으로 1위였고,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쯔제탸오둥, 字節跳動)의 더우바오(豆包)가 1,630만 명으로 2위, 문샷AI의 키미(Kimi)가 358만 명으로 3위였고, 미니맥스의 싱예(星野)가 193만 명으로 4위, 바이트댄스의 마오샹(貓箱)이 130만 명으로 5위를 기록했다.
가장 먼저 AI 챗봇을 발표한 바이두로서는 굴욕적인 상황인 셈이다.
이에 더해 지난 17일 진행됐던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민영 기업의 좌담회에 리옌훙(李彥宏) 바이두 회장이 초대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바이두의 예년만 같지 않은 위상이 드러났다. 당일 좌담회에는 량원펑(梁文鋒) 딥시크 창업자가 참석했다.
18일 바이두는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341억 위안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리옌훙 회장은 "어니봇 4.5 버전이 오픈소스화될 것이며, 4.5 버전은 바이두 역사상 가장 강력한 AI 대형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바이두가 AI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리옌훙 회장의 발언 역시 예전의 파괴력을 보이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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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옌훙 바이두 회장[사진=바이두 캡쳐] |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