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장 6명 포함 3462명 서명
"엄중 상황, 시국미사 진행 결정"
오늘 저녁 시국미사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이 4월로 넘어간 가운데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 3400여명이 헌법재판소가 탄핵 선고를 미루는 것을 규탄하는 시국선언문을 31일 발표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이 주도한 '헌재는 국민에게 승복하라!' 시국선언문에 천주교 교구장 6명을 포함한 사제와 수도자 3462명이 서명했다.
![]() |
지난 14일 헌법재판소 담장에 철조망이 설치된 모습. [사진=뉴스핌 DB] |
시국선언문은 "여전히 살아서 움직이는 대통령의 수족들이 우리 역사에 무서운 죄를 짓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먼저 공직의 타락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헌재의 결정을 듣고도 헌법재판관 공석을 채우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면서 최 대행은 '헌재의 결정은 민주적 절차를 거쳐 내려진 법적 판단이니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며 국민을 훈계하는 이중적 처신"이라며 "이는 헌재가 초대한 것이기도 하다. 헌재가 (탄핵 소추됐던) 최대행을 직무에 복귀시켰기 때문"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통째로 태우려던 불길은 군을 동원한 쿠데타를 넘어 사법 쿠데타로 번졌으며 걷잡을 수 없는 형국"이라고 했다.
헌법재판소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시국선언문은 "헌재의 교만이다. 억장이 무너지고 천불이 난다. 신속하고 단호한 심판을 기다렸던 시민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라며 "사회적 불안과 혼란이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했다.
이어 "군경을 동원해서 국회와 선관위를 봉쇄 장악하고 정치인과 법관들을 체포하려 했던 위헌·위법행위를 단죄하는 것이, 명백한 사실도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자의 헌법 수호 의지를 가늠하는 것이, 그를 어떻게 해야 국익에 부합하는지 식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강조했다.
또 "가타부타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재판관들에게 성경의 단순한 원칙을 전한다. '너희는 말할 때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라며 "한참 늦었으나 이제라도 당장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라. 헌법재판소의 주인인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권자인 국민은 법의 일점일획조차 무겁고 무섭게 여기는데 법을 관장하고 법리를 해석하는 기술 관료들이 마치 법의 지배자인 듯 짓뭉개고 있다"며 "미력한 사제, 수도자들이지만 불의의 문을 부수고 거짓의 빗장을 깨뜨리는 일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아울러 사제단은 이날 오후 6시 안국역 1번 출구 인근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조속한 파면을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한다고 밝혔다.
사제단 관계자는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지 않냐"며 "이 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어 시국미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