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15%' 시행시기 3개월 유예
한숨 돌렸지만 '기본관세 10%'도 큰 부담
미·중 관세전쟁 격화…반도체·자동차 비상
수출 회복세 '찬물'…연간 수출 마이너스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조치를 90일 유예하면서 수출업계는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본관세 10%도 여전히 부담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수출업계 전반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 상호관세 15% 유예...한숨 돌렸지만 곳곳 지뢰밭
11일 정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상호관세 시행시기를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기본관세 10%는 그대로 유지했다.
한국의 경우 상호관세 15%는 유예되고 기본관세 10%만 적용될 예정이다.
최악의 상황은 일단 면하면서 수출당국과 업계는 안도하는 모습이다. 기본관세 10%의 부담은 여전하지만 대부분 수출경쟁국이 같은 조건이어서 해볼 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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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 자리를 떠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미중 간 관세전쟁이 격화되는 것은 근심이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관세를 125%로 높였고, 중국도 84%의 맞불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단기적으로 보면 중국과의 수출경쟁에서 유리해지기 때문에 나쁠 게 없다. 하지만 대결구도가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 공급망 훼손 등으로 인한 부작용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중국과의 대미수출 경쟁에서 유지해지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이나 공급망 훼손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트럼프 관세 여파 수출 '고전'…자동차·반도체 먹구름
트럼프 관세가 현실화되면서 당장 4월 수출도 고전하고 있다.
4월 초순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13.7% 늘면서 지난 2월 이후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초순의 조업일수가 8.5일로서 지난해 같은 기간(7.5일)보다 1일 많은 것을 감안하면, 일평균수출액은 21.9억달러로서 지난해 같은 기간 21.8억달러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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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32% 늘면서 선전하고 있고, 승용차(+11.9%), 자동차 부품(+10.5%)도 선전하고 있다. 반면 석유제품(-3.9%)과 컴퓨터 주변기기(-14.1%)는 고전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 1월 10% 급감한 충격을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4월 초순까지 누적 수출액은 1784억2100만달러로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액(1796억5600만달러) 대비 0.7% 줄어든 상황이다.
미중 간 대결 구도가 격화될 경우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목이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물론 베트남 등 관련 국가들과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측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신속한 국내지원 조치 마련을 통해 수출업계가 당면한 불확실성을 해소해 나가는데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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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국의 대미 흑자가 무역 불균형이 아니라, 미국과의 상호보완적인 무역구조에서 비롯한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것을 미국 정부에 납득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한 '한국 대미 수출의 구조적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결코 불공정한 결과가 아니라 양국 산업 간 상호보완적 구조에서 비롯된 정당한 성과임을 미국 측에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통상 협상에서도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주도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