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대중국 입장 완화, 물밑협상 시사
난이도 쉬운 협상안 타결후 본격 협상 진행 예상
이익충돌 지점 많아 협상타결 장기간 소요될 듯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22일(미국 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중국에 대해 유화적인 발언들을 내놓으면서 미중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머지않아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하고 있다.
정상회담에 대해서 미국과 중국은 전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공세가 누그러진 만큼, 조건이 성숙해지면 미중 정상회담은 충분히 개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중국과 잘하고 있다"면서 중국과의 협상에서 미국은 매우 나이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국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145% 정도로 높지는 않을 것이다"라면서, 합의가 되면 관세율은 대폭 낮아지겠으나 '제로(0)' 수준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과 행정부는 중국과의 합의를 위한 무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아주 가까운 장래"(very near future)에 중국과의 무역 긴장에서 "완화(de-escalation)가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베선트 장관은 중국과 무역 협상이 힘들고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미중 협상에 대해 "미국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극한 압박 수단을 버리고 평등과 존중, 호혜를 기초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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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2025.04.23 ys1744@newspim.com |
◆난이도 낮은 이슈 선타결 후 본격협상 전망
미중 양국이 협상에 나선다면 관세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사안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주요 요구 사항으로는 ▲중국의 대미 125% 관세 철폐 ▲대두, 소고기, 원유, LNG 등 미국 제품 수입 확대 ▲중국의 희토류 금수 조치 해제 ▲펜타닐 규제 강화 ▲서비스업 시장 개방 확대 ▲미국 국채 매입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이슈에서의 중국의 협조 ▲고위급 대화 채널 복원 등이 거론된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요구 사항으로는 ▲미국의 대중국 145% 관세 철폐 ▲소액 물품 수입 면세 제도 복원 ▲선박 입항 수수료 무효화 ▲반도체 규제 폐지 ▲대만 무기 수출 금지 및 간섭 중단 ▲남중국해 간여 중단 ▲민간 교류 확대 ▲고위급 대화 채널 복원 등이다.
이 중 관세 하향 조정, 펜타닐 협력, 고위급 대화 채널 복원 등은 비교적 협상 난이도가 낮은 이슈들이다. 일부에서는 우선 미중 양국의 고위급 당국자가 조만간 만나 상호 간의 관세를 낮추고, 마약으로 사용되는 펜타닐에 관련된 협력을 강화하고, 고위급 대화 채널을 유지하는 등의 합의 결과를 이끌어내면서 미중 협상의 물꼬를 트고, 이후 난이도가 높은 이슈에서의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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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 자리를 떠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광범위한 이익충돌, 협상에 장기간 소요될 듯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중국에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 중 20%는 펜타닐 문제를 이유로 부과했고, 35%는 상호 관세이며, 나머지 90%는 중국의 대응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미국에 1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이 펜타닐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수준에서 미국이 20%의 관세를 무효화하고, 상호 신뢰를 복원한다는 의미에서 90%씩의 보복 관세를 각각 철회한다면, 양국에는 35%의 관세만 남게 된다. 결국 35%의 관세가 남은 상황에서 양국이 추가적인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추가적인 협상은 통상 분야는 물론 첨단기술, 금융산업, 미래산업, 지정학적 갈등, 글로벌 이슈 등을 다뤄야 하는 만큼 힘든 과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입장 변화가 나온 것은 미중 양국 간에 물밑 협상이 진행 중에 있음을 시사한다"며 "미중 양국은 정치, 경제, 안보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익이 충돌되고 있는 만큼, 의미 있는 협상안이 도출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수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협상 과정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창출된다면 언제든지 미중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s1744@newspim.com